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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2> 리뷰

114분 동안 꿈을 꾼 듯하다

2008년,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뮤지컬영화 <맘마미아!>가 오랜만에 후속작으로 돌아온다. 무려 10년 만이다. 시청각은 물론, 마음까지 훈훈하게 만들었던 이 영화. 꿈을 꾼 듯한 114분이었다. 단언컨대, 올 여름 가장 황홀하고 경쾌한 작품으로 기억될 <맘마미아!2>. 전편을 사랑하는 관객들이라면 2편도 만족할 것이다.

<맘마미아!2>는 도나가 세상을 떠난 1년 뒤, 딸 소피가 엄마의 추억이 가득한 칼로카이리섬에 호텔 '벨라 도나' 리오픈 파티를 준비하며 시작된다. 이후의 전개는, 파티 준비에 한창인 소피의 현 상황과 도나의 세 연인과의 과거사 교차이다.



세 명의 아빠 셈, 해리, 빌 모두에게 초대장을 보냈지만 각자의 사정 때문에 해리와 빌은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 한편, 소피의 남편 스카이도 뉴욕에서 호텔 경영을 배우는 중이라 아내를 돕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피는 엄마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리오픈 파티 준비에 최선을 다 한다.

1편을 본 관객들은 영화가 끝나고도 결코 개운하지 않았을 것이다. 도나의 친부가 누구인지, 더불어 그녀는 세 명의 남자와 어디에서 어떻게 연을 맺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친부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기에 소피에게는 훈훈하고 든든한 세 명의 아빠가 생겼지만, 그럼에도 '진실에 대한 갈망'은 우리 모두의 욕망이었을 테다.

<맘마미아!2>는, 이 욕망을 해소시켜준다. 물론, 굳이 누가 진짜 소피의 아빠인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지만(굳이 밝혀져봤자 좋아질 게 없으니), 세 남자와 도나와의 과거사는 낱낱이 공개된다. 이 과정에서 도나의 참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도나는 용기로 똘똘 뭉친 여성이었다. 졸업식을 남다르게 장식한 장본인이었던 그녀는, 넓은 세계를 보고자 계획 없는 여행길에 오른다. 첫 여행지 프랑스에서의 해리와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되는 도나의 러브 스토리. 이어, 그리스로 이동해 칼로카이리섬에 들어가는 길에서 빌을 만나고, 칼로카이리섬에서 샘을 만나 사랑을 한다. 짧은 기간 동안 이어진 세 남자와의 연. 흥미로운 것은, 도나와 남자들의 만남과 함께했던 시간에 대한 스토리 뿐 아니라, 서로 다른 상황과 캐릭터에 따라 개성 넘치는 연출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표현력의 한계를 체감하게 만드는 칼로카이리섬의 황홀경은 물론이거니와, 실내에서 펼쳐진 인물들의 노래와 몸짓 모두 발을 구르게 만드는 흥겨움을 선사한다. 많은 이들이 <맘마미아!>를 떠올리면서 그리스 여행을 희망했을 텐데, 그 바람은 2편을 관람하면서도 연이어질 것이다. 맑고 푸른 하늘과 바다빛은 시야와 마음을 확 트이게 만들기 때문이다(더군다나, 지금은 연이은 폭염으로 지칠대로 지친 상황이다!). 무작정 바다로 뛰어들고 싶은, 매일의 충동을 대리 충족시켜주는 장면들이 이어지기에, 가까운 바다로라도 향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더불어, 이 충동을 부추기는 흥겨운 음악과 배우들의 노래와 춤은 '영화관이 피서지'임을 절감하게 만든다. 분명, 영화관을 들어오기 전엔 찌는 듯한 불볕 더위에 지쳐 힘들었겠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은 '쿨내'를 온 몸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한편 <맘마미아!2>는 전편보다 가족애의 요소가 업그레이드돼, 많은 관객들의 눈물샘까지 자극시키는 데 성공했다. 소피가 임신을 하면서, 이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엄마의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이 과정을 보여주는 도나와의 연대를 보여주는 신은 영화관 내 많은 관객들을 훌쩍이게 만들었다. 비록, 함께할 수 없지만 엄마를 기리는 딸과, 죽음 이후에도 딸을 잊지 않는 엄마의 사랑은 비단 작중 인물들의 가족애만을 보여주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모든 여성들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여성들을 한데 끌어모으는 힘을 보여준다.



사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나 연출은 새롭거나 특별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맘마미아!2>를 칭찬하고 싶은 이유는,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이 기대하는 요소들을 두루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노래와 춤이 전하는 흥겨움, 가족애와 삶에 대한 메시지가 전하는 감동, 전편의 궁금증을 풀어낸 프리퀄, 또한, 보다 풍성해진 캐릭터들의 등장과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까지. 더군다나 황홀한 풍광과 소소한 유머까지 어우러져 한 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한 마디로, 오락성을 다분히 갖춘 작품이다. 대개의 관객들이 전편을 엄마(가족)와 함께한 것으로 아는데, 이번 작품도 이전 멤버와 함께해도 좋을 것이다.

<맘마미아!2>에서 또 하나 눈여겨 볼 만한 요소는 '의상'이다. 도나의 젊은 시절인 1979년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레트로풍 의상과 시원하고 화려한 비치 룩의 향연은 인물들을 보다 빛나게 만든다. 특히, 젊은 도나 역을 맡은 릴리 제임스의 의상 소화력은 감탄을 불러일으킬 만큼 아름답다. 어디 의상뿐이겠는가! 메릴 스트립의 특징이 묘하게 오버랩되는 릴리 제임스의 모습은, 그녀와 작품에 대한 애정도를 드높이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건 여담(이지만 많은 여성들이 공감할 만한)이지만, 콜린 퍼스와 피어스 브로스넌은 등장할 때마다 심장을 흔들었다. 가만히 있질 못하고 나대는 심장 때문에 미칠 뻔했다.

나는 114분 동안 꿈을 꾼 듯했다. 도나의 추억 여행 덕분에 청정한 섬으로의 여행을 할 수 있었고, 그녀의 사랑과 세상을 향한 용감한 태도 덕분에 보다 강인해지리라는 다짐도 할 수 있었다. 황홀한 볼거리는 물론, 예상하지 못했던 황송함까지 느끼게 만들어준 <맘마미아!2>. 8월 8일, 영화관에서 확인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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