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에 대한 이해, 시간에 대한 사랑 돈과 취향의 집합체가 바로 인테리어 아닐까.
여기서 마냥 좋은 취향을 갖고 있다고 만족스러운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돈이 많아서 성공적인 셀프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돈이 많으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내 생각에 성공적인 셀프 인테리어를 결정하는 것은 '포기'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미 결정된 집, 주어진 공간에 생활을 맞춰 살아오던 사람이 모든 것을 당신의 선택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면(물론 당신의 돈으로) 어떨까? 정말 멋지게 바꾸고 살까?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내 마음'에 들어야 하는데 당신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돈이 많아서 '알아서 잘해주세요'라고 하려고 해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무몰딩은 포기했지만 그렇게 보이는 것은 포기하지 않은 결과. 4cm 걸레받이
주방 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다고 하자. 왜 저런 색이지...? 욕하기는 쉬우나 바꾸려고 한다면 일단 타일을 공부해야 한다. 타일의 종류, 시공 방법, 요새의 트렌드, 그리고 나의 취향. 그래서 어렵사리 타일을 결정했다고 하자. 이제 타일을 어디에 맡길 것인가? 수소문, 포트폴리오 보기, 견적 받기, 결정하기. 이 모든 일이 따라온다.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막연하게 그런 집에 살고 싶다는 것과, 생각한 것을 실제로 옮기는 일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 일단 승인이 잘 안 난다. 나한테서 승인이 안 떨어진다! 저 색이 더 좋은 것 같은데. 이게 좋은 것이 맞나? 의심하게 되기 때문이다.
장판이 굉장히 두껍고 좋았지만 바꾸기로 했다.
우리가 두 가지의 삶을 동시에 살 수 없듯이 한 공간에는 하나의 시간만이 흐른다. '포기'는 집과 나에 대한 이해의 시작이다. 이것은 5가지 다른 인테리어로 진입 포기이고, 10가지 색에 대한 포기이고,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얼마나 적확한 포기를 하느냐가 시간이 지나갈수록 깊어질수록 돈과 고단 해지는 몸과 마음을 지킨다.
혼자 셀인을 하는 것은 우선 크게 돈이 들지 않고, 다른 사람과 조율할 일이 없다. 그리고 완성까지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린다. 다른 사람과 조율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리고 모든 것이 알아서 잘 되지는 않기 때문에, 원하는 방향을 바로바로 잘 말해서 전달해야 한다. 페인트칠을 직접 해보는 경우 여기가 덜 칠해진 것 같다면 내일의 내가 한 번 더 칠하면 되지만, 작업을 의뢰할 경우 한 번 더 오시는 것은 그야말로 돈의 추가.
그러나 내가 아닌 다른 분을 수소문할 경우 장점은 명확하다. 전문가를 모신다는 것. 꿈도 못 꿀 솜씨가 펼쳐진다. 페인트칠이야 건강한 신체만 있으면 할 수 있지만 중문 설치는 전문가가 아니면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내 맘 같지 않다는 점을 기억하자. 내 마음을 계속 말씀드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