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기행 #16
오랜만에 시골 성당의 미사에 참석하였습니다. 사벌 성야고보 성당은 두번째 방문으로 이번엔 미사참석차 다녀왔습니다. 첫 방문에 대한 기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고 아름다워서 늘 마음으로 미사참석을 소망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경북 상주의 사벌국면이란 곳에 있는 성야고보성당은 안동교구 소속으로 교우들의 평균 연령이 75세를 훌쩍 남어갑니다. 약 60명 정도의 어르신들이 미사시간 30분 전부터 도착하여 묵상과 기도로 미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가을 추수철이라 기존에 참석자보다는 좀 작은 인원수가 참석하였다고 신부님께서 웃으시며 강론중에 말씀하셨습니다.
이 성당은 인근의 퇴강성당으로부터 12km쯤 떨어진 곳에 있는데 이곳 성당과 함께 본당을 이루어 한 신부님이 시무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정식 이름은 사벌퇴강성당이라 합니다. 성야고보성당은 퇴강성당과 함께 전교의 역사로 보면 100년이 가까이 되어가는 꽤나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있는 곳입니다. 지금 세워진 성당은 2018년에 봉헌되어 비록 얼마되지 않았지만 50년된 낡고 허물어져 거의 무너질듯한 옛 성당을 허물고 상당히 정성을 들여 건축되었다고합니다. 특히 전국의 신자와 교구에서 이 성당의 어려움을 안타깝게 여겨 많은 성전건립금이 모여졌고 그 비용으로 성당을 건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성당은 성인 성야고보의 상징인 조가비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정면에서 보면 조가비의 끝모양으로 삼각형의 지붕이 길게 제대쪽으로 향하고 있고 아름다운 스테인 글라스를 통해 들어온 햇빛이 찬란하게 성당안을 비추고 있습니다. 문의 손잡이도 조가비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 모양이 너무나 이쁩니다. 설레임 가득 조가비 문을 열면 화사한 분위기의 작지만 환하고 밝은 성당의 아름다운 모습에 마음을 온전히 빼앗기게 됩니다. 먼저 제대 뒷쪽의 최후의 만찬 유리채색화가 보입니다. 제대 양쪽의 예수부활과 겟세마네 기도의 유리채색화도 아름답습니다. 이 작품은 14처의 작품과 함께 변진의 화백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변진의 화백은 수원대 교수로 올해 82세의 노작가 입니다. 가톨릭 주교회의에서 수여하는 가톨릭 미술상 수여자로 유리채색화 부문에서는 상당히 권위가 있는 작가라 합니다. 이처럼 성당안의 아름다운 그림들이 성당안을 환하게 밝혀주어 마치 천국의 어느 한 곳에 와있는 것 같은 신비로운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성당의 스테인 글라스는 조광호(인천가톨릭대 조형예술대학 명예교수) 신부가 성당 스테인드글라스 제작에 참여하였다고 합니다 성당의 크기는 자그마하지만 예술작품을 소장한 갤러리 같기도 합니다.
성당 인근에는 사벌성당에서 관리하는 순례자의 집이 있습니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알베르게처럼 방문객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고 원하는 만큼 기부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지역사회 구성원과 순례객을 위한 진정한 휴식과 재충전 장소인 순례자 숙소로 사용되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누구든 이곳에 와서 편히 미사에 참석하고 순례자의 집을 이용하여 자신의 영성과 믿음을 키우는데 사용되어 지길 기도합니다. 돌아오는 길 비오는 굿은 날씨인데도 미사참석의 여운이 남아 화창한 날씨같은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음을 밝고 환하게 만들어 주는 아름다운 성당입니다.
성인 성야고보 : 본당 수호성인이 예수님의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인 ‘사도 성 야고보’다. 성인의 상징이 조가비다. 유럽 대륙의 남서쪽을 이루는 이베리아반도에 복음을 전한 야고보 사도의 시신을 옮기던 중 바다에 그만 빠트리고 말았는데, 조가비들이 성인의 몸을 덮어 보호해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후 조개껍데기를 매단 지팡이를 짚고 야고보 사도의 유해가 모셔진 산티아고를 향한 순례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 길이 ‘산티아고 순례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