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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민 큐레이터 Oct 22. 2021

13 프라그먼트 -에필로그

계속 될 여정의 숨표 같은

모든 전시는 그 나름의 역사와 주제를 담고 있다.
큐레이터로 나는 학교에서 배운 역사와 다른 이야기들을 예술가들에게 배우곤 한다.
지난 15년 동안 전시를 기획하며, 작가들에게 과거와 현재를 재해석하는 주제를 제시하기도 했지만,
주로 작가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서 전시의 주제를 정했다.


전시의 기획 과정은 매번 수면 위에서는 보이지 않는 물밑 세계를 잠수하고 탐험하는 것과 같다.

나는 이런 역사를 억압된 기억의 중첩이라고 생각한다.
큐레이터의 역할은 작가들과 다르다.
큐레이터는 작품을 보는 관객을 위해서  명료하게 작품의 맥락과 역사를 파악해야 한다.
<라그먼트> 영화는 영화적 기법을 이용하여, 은유적으로는 관객과 함께 수중 잠수를 하듯이, 더욱 생생하게 작품의 역사의 단면을 살펴보고 기록하며 공유하고자 했다.


그 과정을 담은 영화 <프라그먼트>는 따라서 큐레이팅에 대한 탐험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왜 역사에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하며, 큐레이터가 어떻게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나는 내게 영감을 주고, 내 기억을 되돌아보게 하는 예술가들과 작업했다. 또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숨은 이야기를 덧붙였다.


일반적인 전시에서 각주로만 표기 되는 이런 이야기들을 나는 영화 <프라그먼트>에서 드러내고자 한다.
나와 함께 전시를 둘러보는 상상을 해본다면 어떨까. 당신의 옆에서 함께 전시를 보며,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 겪은 갈등과 뒷이야기, 아카이브, 참고 문헌들을 들려주는 모습을 말이다.  


2021년 완성한 영화에 대한 이야기로 이 작은 책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언제가 영화관에서 조우할 수 있길 바라며.

<프라그먼트> 영화 (2021)


김승민 큐레이터 (슬리퍼스 써밋 & 이스카이아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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