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지희 Oct 24. 2021

친구같은 엄마

<강압적이지 않는 태도>


가부장적인 아빠와 무서운 엄마는 우리집에 트레이드마크다.

20대 초반에 늦둥이를 두신 아빠 친구분께 조언을 해주신 말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애들은 조금크면 엄격하게 키워야한다.
잘해주면 안된다

아빠친구분에 눈에는 아이를 보고 꿀이 뚝뚝떨어지는 모습을 보시고 흔들리지말라며 신신당부하시던데 그 때의 육아철학을 듣고 은근스럽게 충격이었다. 어릴 때 사진을 보면 우리 아빠는 말도 태워주고 모든 놀이를 함께 했었는데 나의 기억 속 아빠는 엄하게 기합주던 모습만 기억이난다.


엄마는 다정다감한 스타일은 아니셨다. 무얼 질문 하더라도 강압적인 말투였으며, 쉽게 대답도 해주시지 않으셨다. 그리곤 그 말에 사사로이 상처받는 딸이 되었다.

어릴 적 가장 많이 부러워했던 친구는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는 친구들이었다. 성인이 되서도 엄마와 거리낌 없이 지냈며 연애상담까지 하는 친구들은 신기할정도 였다. 나는 엄마와 내 연애사까지 공유한다는 것은 있을 수없는 일이었기에


그래서 그런지 지금 내 아이와는 친구같은 엄마 딸 사이가 꼭 되었으면 한다. 힘든일이 있을 땐 가장 만저 생각나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다.


내가 원하는대로 친구같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훈육을 하지 말아야 할까?


내가 어릴 때 부모님께 말을 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혼날까봐다. 무서웠던 엄마에게 말해봤자 혼나기만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나의 속마음 조차 말할 수없게 되었다.


자식이란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부모님복종하며 부모님의 장기말로 살아야만 효도는 아니다.


<너는 내 자식이니까 내 말대로 해야해.>

너무 위험한 발언이지 않은가?


갓난 아이일 때에는 부모의 손이 꼭 필요하지만 서서히 자랄 수록 아이들은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해나아간다. 그들만의 생각과 기준을 갖고 살아가는데 많은 부모들 내 말대로만 살았으면 한다.

그러다보면 강경한태도로 자식들을 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녀들이 나이가 들수록 이 점 때문에 부딪히게된다.


나는 학창시절 12시를 넘겨서 집에 들어온 적이없다. 엇나가는 행동을 해본 적이 별로 없는 착한 학생이었다. 그러다 20살이 되었는데, 친구들과 늦게까지 술도 마셔보고 싶고, 클럽과 나이트도 가보고 싶고, 길게 친구들과 여행도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현실은 통금시간 저녁 6시-7시 사이

저녁시간이 되면 노심초사 걱정하시는 엄마 때문에 일찍 다닐 수밖에 없었고, 나는 점차 거짓말만 늘어놓게 되었다.


나는 내가 알아서 잘하는 스타일이여서 아무리 술이 궁금했어도 취할 때까지 마시지 않았고, 겁이 많은 아이였기때문에 늦은밤 홀로 돌아다닌다는 것은 크나큰 용기를 내야만 가능했다. 그렇게 조여오는 20살의 생활에 답답함을 느끼자 시험 준비를 핑ㄱ케로 서울로 떠나버렸다.


나는 나중에 커서 아이를 낳으면 절대 엄마처럼 키우지 말아야지


매번 다짐하고 다짐했던 말이다.

스스로 할 수있는 일들은 스스로 하게 두고

성인이 되면 아이에게 믿음을 주고, 자유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아이를 풀어주는 등 내 아이에게는 엄마처럼 강압하지 말아야지를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다.


하지만 막상 내 아이를 낳고보니 현실은 달랐다.

나 또한 우리엄마처럼 머리를 부딪히진 않을지, 넘어지진 않을지, 음식을 먹다가 사레들리진 않을지 등 세상걱정들은 전부 안고 육아를 하고 있었다.


오죽했으면 신랑이 걱정인형을 사다 줄 정도다.


왜 이렇게 걱정이 많냐면서 이 정도는 괜찮다고를 수 백번 이야기 해준 듯하다.

나의 과도한 액션이 아이에게는 강압적으로 보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조금만 다쳐도 목소리와 행동이 커지고, 아이가 속상하다는 이야기을 해주면 나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괜히 과도하게 몰입하게 된다.


엄마의 행동들의 모든이유는 내 걱정에서 나온 것들이었다. 딸을 키워보니 알겠더라

혹여나 잘못된 사람을 만나지는 않을지

나쁜무리들과 어울리면 어떡하지? 등 이러한 걱정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벌써 20년뒤를 내다본 걱정까지 하고있다.


나는 우리엄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겠구나라는 촉이 온다.

우리 아이가 나한테 거짓말을 하거나 숨기는 일이 생긴다면 너무나 충격일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엄마에게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가 될 수있을까?


나는 내 아이에게 믿음을 줘야한다.

<너에게 무슨일이 있어도 네 편이다.>

그 믿음을 어릴 때부터 차근차근 보여준다면 어렵지 않게 친근한 사이를 유지할 수있을 것이다.

또한, 애착관계를 잘 형성하고 있어야 한다. 자식과 부모간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애착관계인 듯하다. 사회성과 대인관계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 애착관계의 기본은 너를 사랑한다는 믿음에서 나오는게 아닐까 싶다.








이전 05화 잘 하고 있는 걸까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