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 고딘의 '린치핀'을 읽고
경쟁 사회일수록 모두가 느끼는 불안감을 자극하기 쉬워서일까.
세상에는 "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자기 주장들이 넘쳐난다.
그런 자기 주장들을 내세운 타이틀과 컨텐츠가 더 높은 관심과 매출로 이어지나보다.
지난달 읽은 '불확실한 걸 못 견디는 사람들'에서도 이런 내용이 나온다.
책에서는 내가 듣고자 하는 자세나 마음가짐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즉, 불안정한 마음으로는 아무리 확신할 수 있는 정보라도 듣는 이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살아가면서 한쪽의 주장이 아무리 옳더라도 상대방이 쉽게 설득될거라, 일반화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 것은 그르치기 쉬운 일인가 보다.
10여년 전 읽은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도 그런 느낌이었다.
지금 읽고 있는 린치핀도 유사하다.
저자는 직장, 기업에서의 일과 별개로 '대체 불가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도 강한 확신을 갖고.
우리네 일터는 어떠한가.
누구나 기회를 발굴하고 마음 속에 성장할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있는가.
운이 따라줘야 하는 대부분의 환경을 생각해보면 이런 마음을 갖기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책 추천을 받았을 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다.
나는 한 사람의 강한 자기주장 또는 확신이 담긴 말보다는 여럿이 한 목소리를 만들어내게 만드는, 그런 이끄는 목소리를 좋아한다.
그래서 저자의 여러 주장 중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방법 중에서,
혼자만 튀어 보이는 행동을 하는 것보다 다 함께 튀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것이 나는 마음에 든다.
왜냐하면 직장생활을 지나보며 느끼는 것은 저자의 말처럼,
튀는 행동이 받아들여지는 (물리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다 함께 튀는 행동을 하면서 스스로를 빛나게 하는 행동이 매우 값진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다 함께 즐거운 경험을 함께 하고나면 내 존재는 더 값어치 있게되고, 내 목소리를 더 설득력있게 되는 것이다.
나는 운이 좋았다.
나서서 튀는 행동을 제안하는 좋은 동료와 이것을 우리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게 한 리더와 함께 했다.
나는 동료들과 그 경험을 옆에서 목격하기도 하고 함께 경험해보게 되면서 직장에서의 주어진 일 이외의 가치에 대해 깨닫게 됐다.
덕분에 나 역시 이제는 과거에는 하지 않을 그런 행동을 제안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저자의 말처럼 분명 과거 수직적인 형태의 기업에서는 장려하는 문화나 태도는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회사에서 얻지 못하는 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니, 안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결국, 공동체를 위하는 태도가 역설적으로 나 개인의 영향력을 높이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음은 기억에 남는 문장 몇 개
파란색 정장에 하얀색 셔츠를 입어햐 하는 사무실에서 분홍색 셔츠를 입는다고 해서 창조적인 사람이 되지 않는다. 이는 착각이자 눈속임일 뿐이다. 어떤 조직에서든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에게 유별나고 독창적인 일을 해보라고 이야기하면 그들은 대개 창조적 해법의 뿌리를 찾기보다 가장 사소하면서도 눈에 보이는 요소만 바꾼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진정한 창조성이란 게임의 틀을 바꾸는 것, 상호작용 방식을 바꾸는 것, 더 나아가 질문을 바꾸는 것이다.
자신에게 D를 주어라.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선생이나 상사나 비판자가 싫어하는 것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다짐하라. 물론 기술이 부족해서, 별로 하고 싶지 않아서 엉터리 결과물을 만들어내라는 말이 아니다. 시스템과 일반적 기대와 현 상태에 도전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라는 말이다. 사람들은 자잘한 부분까지 트집을 잡아 비난할 것이다. 그렇게 자신에게 D학점을 주어라. 그것은 탁월한 D학점이다.
통계는 위험한 거래다. 통계는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나을 뿐이라는 사실 또는 전혀 낫지 않다는 사실을 눈앞에 분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쉽게 수량화할 수 있는 요소에 목숨 걸기 시작하면, 훈련과 투지만으로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그렇게 해서 허턴이나 홉스보다는 나은 기록은 세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그 정도 잘해봤자 소용이 없다. 브래드먼보다 잘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