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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선호 Jan 15. 2019

붕어빵

바람이 차갑다 못해 날카롭다고 느껴질 만큼 얼어붙은 겨울. 

밖에서 숨 쉬는 것도 차 왜 이리 코가 시리고 아픈 건지 얼른 집으로 가기 위에 바쁜 발걸음을 옮기던 나에게 어디선가 흘러나온 맛있는 냄새가 내 코를 스쳐 지나갔다.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도착한 곳은 붕어빵 파는 곳.


많은 사람들이 들렀다 갔는지 붕어빵이 보관되어있는 곳은 비어있었고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말에 천 원을 건네며 붕어빵이 만들어지는 걸 구경하고 있었다. 붕어빵이 맛있게 익어가는 냄새에 얼른 먹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만 가득했고 갓 나온 따끈한 붕어빵을 하얀 종이봉투에 세 마리를 넣고 건네주셨다. 받자마자 하얀 봉투를 열어 붕어빵 한 마리를 입에 배어 물었고 입안에 퍼지는 팥의 단맛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집으로 가는 길에 한 마리를 먹고 두 마리는 집에서 먹기로 했는데 차가운 방바닥을 밟았을 땐 내 손에는 빈 종이봉투만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이미 다 먹어버린 것이다. 집에서 먹던 붕어빵도 참 맛있었던 것 같았는데 그 맛을 느끼지 못하기에 아쉬운 마음이 든 나는 종이봉투 안을 드려다 봤지만 붕어빵 겉에 붙어있던 얇은 부스러기만 담겨있었다.


어릴 적 아버지가 사 오시던 붕어빵 여덟 마리와 서비스라며 한 마리 더 주셨을 붕어빵 아홉 마리가 갈색 봉투에 담겨있었다. 이제는 알 것 같은 아버지의 마음이지만 한 마리 정도는 먹어도 나와 동생이 충분히 먹고도 남을 양이였을 텐데 그것 마저도 우리에게 양보하셨다. 갈색 종이봉투를 우리에게 건네시고는 씻고 나온 후 우리가 배불리 먹고 남아있는 붕어빵을 드셨는데 식은 붕어빵에도 맛있어하는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내 손에 하얀 빈 봉투를 보고 있자니 그 냄새를 어떻게 참고 오신 건지 궁금하다.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서도 식지 말라며 붕어빵이 담긴 갈색 종이봉투를 가슴속에 품으면서 오셨을 그때의 아버지를 지금 내가 만날 수 있다 면 조용히 갈색 봉투를 열어 붕어빵 한 마리를 건네주고 싶다.


아버지도 따뜻한 붕어빵이 드시고 싶으셨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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