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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군이 Mar 05. 2024

6. 꿈에 그리던 그곳

고양이들아 어디 갔니??

오로지 마차를 타고 다니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섬에서 식당을 차린  <윤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하얀 구름이 뭉게뭉게 떠 있는 하늘과 파랗고 맑은 바다, 그리고 편안해 보이는 사람들...


그 당시 그 프로그램을 보고 모두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 같다. (물론 내 개인적인 견해이다.^^;)


'나도 가고 싶다...'


매번 꿈만 꾸다가 이번에 발리를 길게 가게 되면서 그곳!! 바로 '길리'를 들어가 보기로 했다. 발리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알아보니 아이까지 성인으로 쳐버리니 왕복 배값만 40만 원은 족히 넘을 듯했다. 발리까지 가는 비행기값만 해도 내겐 너무 비싸서 순간 고민했지만 꿈만 꿀 수 없으니 가보기로 결정!!이라고 하고 싶지만 혹시 모르니... 취소가능 호텔만 예약해 두고 배편은 현지에 가서 결정하기로  했다. (으읔... 그냥 질러버릴 수 없는... 몹쓸 성격 같으니라고...ㅠㅠ)




아이가 첫 숙소에서 고양이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나는 길리에 대해 알아보고 있었다. 고양이가 많다고 하니 분명 아이가 더 좋아할 지역 같았다.


고민 끝에 왓츠앱이라는 어플을 통해 배를 예약할 수 있는 곳과 번역기를 돌려가며 이야기한 후, 왕복 프라이빗 픽드롭까지 포함하여 25만 원 정도 금액에서 길리 출발 이틀 전에 예약을 했다. 그냥 카카오톡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이야기한 후 내용정리해서 보내주셨고 후불결제라 돈도 내지 않아 뜯길 걱정 없다며 안심하면서도 예약이 잘 된 건지 미심쩍고 불안했다.


다른 후기들을 찾아보면 전 날 기사님께서 연락을 준다는데 난 따로 연락온건 없었다. '믿어보자!!"라고 마음먹은 후 수영하고 고양이랑 놀고 배달시켜 먹으며 뒹굴거리다가 짐을 챙기긴 후 새벽 6시에 눈을 떴다.


예약한 대로라면 우리를 데리러 6시 30분까지 기사님이 오 실 텐데라고 떠올리자마자 차소리가... 일찍 오신 기사님으로 인해 우리는 발리인들은 시간 딱 맞추고 부지런하다는 인상을 갖게 되었다.


비록 기사님과의 대화는 없었지만 안전하게 항구에 내려주셨다. 예약되어 있는 배 회사에서 카드로 결제하면 3%의 수수료가 더 붙는다고 했음에도 돈뭉탱이 들고 다니기 불안했던 나는 카드로 결제를 했고(한 푼이 아쉬운데...ㅠㅠ) 바로 옆에서 항구세(?)도 일사천리로 처리하였다.


새벽부터의 이동에 아이는 잔뜩 찌푸렸고 남편의 표정은 '어디 가나 보다' 싶은 멍한 상태였지만 나는 너무 신나 있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그곳을 간다!!'




길리의 첫 느낌은...

'덥다!! 덥~다!! 무지하게 덥다!!'였다. 근데 남편은 생뚱맞게도 생각보다 시원하다고 하길래 안타깝게도 호응을 해주지 못했다.



마차를 타고 바로 자전거를 빌리면서 잠시나마 아이의 시선을 돌릴 수 있었지만 역시나 타들어갈 듯이 내리쬐는 태양에 30분도 안되어 아이의 짜증은 폭발하였다. 흑...ㅠㅠ


많다던 고양이는 안 보이고 생각난 것은


'도마뱀!!!'


이곳은 호텔 벽에 도마뱀들이 간혹 보였다. 길리가 나름 휴양지 느낌이길래 이번 여행에서는 제일 비싼 숙소를 이곳에 정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싫어하겠지만 나에게는 보이는 도마뱀이 너무 고마웠다.


도마뱀 찾으러 야밤에 돌아다니기


그리고 깊지만 짠맛이 나는 수영장!!

의외로 아이는 수영장에서 나갈 생각을 안 했다. 덩달아 나도 신나게 허우적거렸다.



다음 날 호텔에서 나오는 조식도 마음에 들어 하고 순순히 거북이를 보러 근처 바닷가도 갔다. 그러나 어느샌가 물가에 가면 쫄보가 되어버리는 엄마를 위해 폰을 가져가 동영상을 찍어오겠다며 바다로 나갔고 나는 바닷가 근처에서 허우적대다 산호에 쓸려 피가 철철 나서 밴드 붙이러 나가려다 평온하게 지나가는 바다거북이를 만났다. 나와 남편, 그리고 주변 사람들까지 알려 신나게 보았지만 정작 아이는 거북이를 보지 못했고 더 충격적인 건...!!


의욕적으로, 신나게! 거북이 보러 들어갔는데 수영바지에 폰이 들어있다는 걸 몰랐던 것이다. 엄마폰을 들고 동영상 찍는다고 헤엄치며 다니는 아이를 보다가 남편이

"너 폰 어딨냐?"라고 물었고 아이는 그때부터 다시 표정이...ㅠㅠ  


"이런델 뭐 하러 왔어!! 집에나 가!! 당장 가자고!!"


아이의 마음도 이해는 하지만... 자꾸 짜증을 내니 남편은 돌아갈 비행기 편을 알아보라고까지 했다. 나도 성질은 났지만 돌아갈 각오를 하고 알아보았고 안타깝게도 내가 왕복 인당 60만 원으로 예약했는데 돌아갈 비행기 편을 변경하면 인당 44만 원 정도를 또 내야 한다고 했다.


"이게 말이 돼??!!!"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아이는 그 돈을 내서라도 가자고 할 것 같으니 남편에게 소근소근거리며 "일단 그냥 버텨!! 이미 얘기하고 온 거고 안타깝지만 난 변경 못하겠어!"라고 말했지만 이래저래 찜찜했다.


내가 너무 독하게 군 것일까...

낮에는 어이없게도 버둥거리다가 산호에 쓸려 피가 나더니 코는 익어갔고 점점 온몸이 간지럽기 시작했다.


"다들 괜찮은데... 왜 나만?? 도대체 왜 그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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