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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우 Nov 11. 2022

핀란드 여행(18) - 다시 투르크를 거닐다

그리고 인생사진을 얻었다.

핀란드 투르크에서의 이틀째 일정이 시작되었다.

전날 따루씨네 집에서 잠을 잘 잤기에 가벼운 마음이기도 했고, 몸과 마음이 편안했다.


보통 한국에서는 출근을 앞두고 이른 아침(새벽) 5시 50분 정도에 일어나는데,

(헬싱키에서도 보통 6시 30분에서 7시 정도면 일어났다)

여기서는 오전 8시~8시 30분 정도가 되어서도 따루씨와 가족들은 잠을 자고 있었다.


나는 오전 7시 30분 정도에 일어났고,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책을 읽고 있었다.


따루씨 남편 분께서 좀 더 일찍 일어나서 서로 안부를 물었다.


"간 밤에 잘 주무셨어요?"


"네 덕분에 푹 잠을 잤어요.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뭘요, 아 이제 아침을 드셔야 하는데, 제가 라면 끓여드릴까요?"


"와, 핀란드에서 라면을 먹을 수 있는건가요?"


"네, 태국 라면이 있는데 한국식으로 끓여 드릴께요"


<따루씨 남편분이 끓여준 라면, 꿀맛이었다>


맛이 이제까지 먹어본 태국라면중에 잊혀지지 않는 최고의 맛이었다!

약간의 기름기가 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평소 라면 국물을 거의 먹지 않는데,

여기서는 깨끗이 국물까지 비웠다.


그리고 드립 커피를 내려주었다.

(참고로 핀란드를 포함한 북유럽에서는 사계절을 거의 뜨거운 커피를 마신다. 여름철에도)


<커피와 함께 읽는 핀란드 디자인산책 도서>


헬싱키에서 투르크로 오면서 계속 이 책 "핀란드 디자인 산책"을 보았다.

앞서 투르크로 오는 VR버스 안에서도 현지 핀란드 분께 이 책을 소개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현지에서 핀란드 디자인에 관한 책을 보니 더욱 재미가 있었다.

그만큼 이 책 "핀란드 디자인산책"은 내게 있어 인생서적이라고 볼 수 있다.


<따루씨 집에서 본 창밖의 풍경>


다시 비가 내리는 날씨,

오전 9시가 훨씬 넘은 풍경인데, 조용하고 그저 평화로운 일상의 풍경이었다.


 

<주택단지 내 도로>


잠깐 비가 그쳐서 찍어본 주위 풍경,

주택가가 무조건 아스팔트 바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형태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더욱 자연스럽고 멋진 주택가의 풍경이었다.

조용하고 평온한 모습이었다.



다시 집에 들어와서 외출준비를 했다.

그런 가운데 따루씨의 딸 아르미(Arumi)가 내게 다가온다. 예쁘고 귀엽다.

아르미와 눈맞춤을 성공했고, 다행히 내게 경계심이 없이 잘 다가온다.

아르미가 입은 셔츠와 분홍색 바지는 내가 선물한 옷이다.


나중에 따루씨가 들려주기로는 몆년 후 둘째 아이를 낳고, 둘째 아이에게도 이 옷을 입혔다고 한다.


<아르미와 함께 Photo by Taru>


약간의 비가 내리지만 여기서는 외출에 전혀 문제가 없다.

비는 맞으면 된다. 그러면서 자연을 느끼는 것이고 그냥 걷는 것이다.


아르미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구도가 잘 나왔다.


그리고 따루씨가 투르크를 오게되면 꼭 소개해주고 싶은 명소가 있다고 한다.

그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보는 순간....


 


아 정말 뜬금없는 장식물이다.

오리는 오리인데, 코가 돼지코이고, 꼬리도 돼지꼬리같은 이 난해한 작품 앞,

지역사회에서는 인기가 높은데, 투르크를 소개하는 공식 책자, 인터넷에는 나오지 않는 곳이라 한다.

그렇다. 난 대단히 희귀한 투르크의 명물을 보고있는 것이다. 그것도 따루씨가 소개해 준 곳으로....

저기 사진을 찍으면서 브이(V)자 포즈를 했는데, 나중에 보니 왜 이리도 어색하고 창피한지 모르겠다.


따루씨가 자기가 근무하고 있는 투르크 대학교로 데리고 왔다.

군데군데 각종 '~관'을 소개하면서, 특히 여기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스스로에 대해 자랑스러워 하며

현재의 생활에 만족한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이 늘 그립고 설레인다고 한다.


마치 내가 핀란드-북유럽에 대하여 설레이는 것처럼 말이다.


<따루씨와 딸 아르미 Photo by 민우>


따루씨와 아르미를 찍어주었다. 분홍색의 옷이 둘 다 예쁘게 나온다.


<한 강의실 건물 앞의 자전거 주차장>


덴마크를 위시(爲始)해서 북유럽은 자전거 천국이다.

여기 핀란드도 헬싱키 도심에서도, 그리고 어디서든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렇게 강의실 앞에 자전거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다.

그리고 교내에서도 자전거로 통행하는 일반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자주 보였다.


작은 차이다. 그러나 그 효과는 확실히 구별되고 다르게 나타난다.

자가용 주차장이 심히 부족한 대한민국의 각종 건물과 심지어 대학내의 건물의 사정이 있는데,

이런 자전거 주차장,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우리도 이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긴다.


그리고 다시 투르크의 아우라강(Aura R.)으로 나왔다.


<한 철교와 인도가 동시에 있는 다리에서>


저기 보이는 철교로 헬싱키와 투르크를 오가는 핀란드 VR 국영 철도의 기차가 다닌다.

조금 후에 나는 열차를 타고 저기 철교를 건너서 다시 헬싱키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아우라 강가로 다시 가서 따루씨와 아르미를 태운 유모차를 번갈아 끌며 다시 이야기꽃을 피운다.


<요즘 내 프로필 사진의 대다수를 채우고 있는 인생 사진 Photo by Taru>


기차길과 반대편의 아우라 강을 배경으로 따루씨가 사진을 찍어주었다.

정말 너무나 잘 나온 사진이다.

이 사진 한 장은 지금 거의 대다수의 SNS계정의 프로필 사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핀란드 여행에서 가장 값진 순간이라고 볼 수 있다.


아우리강의 잔잔한 배경과 아름다운 가을 풍경,

그리고 내 꾸밈없는 미소,

이렇게 인생사진을 얻었다. 거듭 이 사진을 찍어준 따루씨에게 감사하다.




<아우라 강을 다니며 찍은 사진, 저기 투르크 성당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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