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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숲 Aug 12. 2024

능소화 당신


여름날, 어쩌자고 너는

이리도 아름답게 피는지


걸음을 멈춰

살랑이는 능소화를 바라본다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

어여쁘다고 손부터 나오면 곤란하다.


능소화를 만지고 눈을 비비면

실명할 수도 있다며 찬찬히 설명해 주던 엄마


풀과 꽃을 좋아하는 다정한 사람-



더운 여름날에도

손을 꼭 잡고 싶은 다정한 사람이 있음에 감사하고



간밤에 잠을 설쳐 몸도 마음도 지쳤지만

가족이 있음에 감사하다.


문득 바라본 아빠의 얼굴에 핀 검버섯도

엄마 이마에 자리 잡은 꼬불꼬불한 잔주름도


여름날 능소화처럼 아름답다.



왜 태어난 걸까?


살아오며 수도 없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아, 그렇구나.


능소화처럼 아름다운

당신을 만나러 이 세상에 왔구나.


우리 함께 정답게 모여

밥을 나눠먹으며 웃을 수 있다면

그 외에 또 바랄 게 있을까.


그거면 됐다,

그거면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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