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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크 Apr 18. 2024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결심하다

#미니멀리스트 #노쇼핑 #쇼핑중독

이사할 때 비교적 최근에 산 의류와 잡화만 챙겼는데도 수납공간이 부족해서, 드레스룸에 못 넣은 박스를 방 한쪽에 쌓아두었다. 그동안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푼 것이 원인이다. 특히 세일에 취약해서, 세일하는 옷이나 신발, 가방을 보면 도파민이 치솟아, 육식동물이 먹이를 사냥하듯 마구 구입하곤 했다. 이번 이사를 계기로 더 이상 불필요한 쇼핑은 안 되겠다는 것을 깨닫고 앞으로 1년간 옷과 잡화류를 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중간점검을 하자면, 5개월 동안 옷과 잡화류를 구입하지 않는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잘 지켜왔다. 그러다가 3년 된 갤럭시 21 배터리가 완충을 해도 금세 배터리가 소모되어 핸드폰을 새로 구입하기로 했다. ‘핸드폰은 잡화가 아니잖아?’ 아이폰 가격이 갤럭시보다 더 비싸기도 하고, 갤럭시 쓰던 사람은 아이폰 쓰면 불편하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지금까지 갤럭시 폰만 썼었는데 이번에 나온 아이폰은 c타입 충전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하고 ‘미니멀리스트는 진짜 마음에 드는 제품을 적게 소유한다’는 말에 드디어 아이폰 15 프로를 구입했다.


언박싱의 기쁨도 잠시, 한글 써야 하는데 한글자판이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네...’(지구모양 아이콘이 한영설정 버튼이었다) 뒤로 가기 버튼도 따로 없고... 한꺼번에 창 닫기 기능도 없다. 현대카드가 아니면 애플페이도 안 되는 상황. 잠깐 외출할 때도 지갑을 챙겨가야 하고... 아! 생각보다 훨씬 불편하다.


아이폰으로 바꾸니 기존에 쓰던 갤럭시 워치를 안 쓰게 되어 애플워치 se2를 구입했고, Qcy 블루투스 이어폰 대신 에어팟프로 2 연쇄구매로 이어졌다. 옆에서 남편이 조용한 목소리로 “이럴 거면 그냥 옷을 사는 게 차라리 돈이 적게 들겠다”라고 뼈를 때리는 한마디를 한다. 비싸긴 하지만 디자인이 정말로 마음에 드는 걸 샀으니까(+부피도 적게 차지하고) 미니멀리스트가 맞다고 합리화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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