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선 두 글에서는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분들이 선호하는 대기업, 정부 및 공공기관, 국내 소재 외국계 기업에 따른 직장의 가치(Vision, 자부심, 급여, 장소, 워라밸, 안정성)를 살펴보았으며 그 중 삼성전자 본사 인사팀 과장으로서 직장의 가치기준의 변화(회사에 대한 자부심 -> 장소)를 간략히 알아보았다.
얼마전 한 후배와 만나 식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철학과를 전공한 그 친구는 인류구제라는 자신의 가치를 확고히 하여 NGO 쪽으로 자리를 알아보고 있었다. 여러 곳을 지원하던 중 하루는 부모님께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어떨지 물으셨다고 한다.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겠지만 나는 그 친구에게 자신의 가치를 따라 살아간 후에 만약 후회가 된다면 그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도 늦지 않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어쩌면 그 친구에겐 지금이 공무원을 준비할 최적의 시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무원을 시험에 합격하여 공무원이 되었다고 가정하자. 모든 일에는 어려운 난관과 고난이 있기 마련이고 그 친구도 일을 하면서 일년, 이년… 해가 거듭할수록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면 본인이 원래 하고 싶어했고, 본인의 가치, 이상으로 삼았던 NGO 쪽으로 지속적으로 관심이 돌아갈 것이다. ‘내가 있을 곳은 이 곳이 아닌데… 내가 할 일은 저 밖에 있는데…’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될 것이다. 특히, 자신의 안정적인 삶, 행복한 삶이 아닌 인류구제라는 철학적인 숭고한 가치를 가진 사람이거나 꿈과 야망이 크기 때문에 더 높고 발전적인 목표를 향해가는 사람에게는 당장의 안정과 편의가 중요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얼마전 코칭을 하는데, 미국 서부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교 두 곳중 한 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은 미디어 업계 계층상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기관(미국의 한 협회)에서 근무하는 교육생이었다. 이 교육생은 국내 연예인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급여부터 환경까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관하여 자세히 알려주었고 본인이 지금 일 하는 곳이 최상위 기관이기에 여러번 말렸지만 결론은 본인이 그렇게 원한다면 가보고 후회하면 그후에 다시 선택하도록 이야기했다.
‘일과 삶의 균형’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대학교 행정직, 공무원이 과연 꿈을 따라 사는 것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에게는 아닐 것이다. 어쩌면 가장 기본적이고 단순한 것에 길이 있는 것 같다. 직장의 조건에 관하여 길게 이야기했지만 그에 앞서 ‘나 자신’에 포커스를 두었으면 좋겠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자신이 가진 철학적인 신념이 있는지, 또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더 높은 이상과 꿈이 있는지를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의 삶의 일부를 떼어서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위해 계획하고 살아갔으면 좋겠다.(물론, 어떠한 사람에게는 쉽고 안정되게 사는 것이 철학적인 신념일 수도 있겠지만…) 좀 더 쉽고 안정되게 사는 것을 포기할 만큼 신념이 확고하다면 아무리 어려운 고난이 있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혹시나 그 길을 걸으며 고난과 풍파를 겪어 실망하게 되어 궤도 수정을 해야 된다면 그 이후에 안정적이고 쉬운 일로 방향을 전환해도 될 것이다. 그 때는 후회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좀 더 고귀한 일을 위해 창조되었다는 것을 알아듣자.’던 마더 테레사(‘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 민음인)의 말처럼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것이 그다지 거창한 일이 아니면 어떠한가? 자신의 가치와 애정이 있는 일이라면 분명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내가 생각하는 우리 아버지의 최고의 명언은
“술은 좋은 것을 마셔라.”와 함께
“인생은 그렇게 쉽게 살아지는 게 아니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