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교육을 통해 개발자로 전향, 가능할까?
IT국비지원 교육 활용하기
IT국비지원 교육이란?
국비교육은 평균 6개월 과정의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지는데 단기간에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게 교육한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일반 사교육기관에서도 같은 목적의 부트캠프 프로그램들이 잘 짜여져 있지만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반면 국비교육은 국가에서 교육비를 전액 지원해주고 그뿐만 아니라 매달 훈련장려금(약 30만원)까지 지원을 해준다고 하니.. 안 하면 손해 보는 느낌마저 들 지경이다. 나는 전공자이지만 공백기를 채우기 위해 교육과정을 수료했는데, 막상 가보니 비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전공자 또는 개발 경력이 있는 분들도 꽤 계셨다.
먼저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수많은 IT학원 중 하나를 선택하여 그곳에서 학원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커리큘럼을 살펴보고 선택을 할 수 있다. 학원마다 조금씩 다르므로 이곳저곳 여러 군데서 상담을 받고 비교를 해보는 것이 좋다. 언어만 해도 Java, Python, Go 등 다양한 언어들과 커리큘럼이 있는데 먼저 수강하고자 하는 커리큘럼을 선택하면 강사가 배정이 되고, 6개월간 8시간씩 매일 강의가 진행된다.커리큘럼만 보면 6개월간 교육+프로젝트+결과물 까지 내는 일정으로 알차게 짜여져 있지만 사실상 그건 절대 불가능한 일정이다. 나는 전공자이기에 커리큘럼을 보자마자 이건 말도 안 되는 분량과 일정이라는 것을 눈치를 챘지만 비전공자들은 이런 사실을 알아챌 리 만무하다.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까지 남은 교육 수료 인원은 시작 인원의 반도 되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중도 포기자가 많고 훈련수당을 받기 위한 최저기준인 출석률 80%를 채우기 위해 몸만 나와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개발지식이 전무하다면 커리큘럼을 선택할 때 최대한 범위는 좁되, 한 가지 언어로 짜여있는 커리큘럼을 선택하기를 추천한다. 방대한 분량을 한 번에 마스터하겠다는 욕심을 부리면 한 언어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흐지부지 포기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일단 취업을 목표로 두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자바를 선택했고 (기본지식/개발경험 기 보유) 다행히 좋은 강사님을 만나서 프로젝트+결과물까지 만들어내고 나름 성공적으로 교육 수료를 했다. 나와 같이 끝까지 남은 이들 대다수는 관련 전공자였지만, 비전공자분들도 계셨다. 그 말인즉슨, 비전공자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내가 직접 수강한 국비 교육 과정
교육 과정명: NCS JAVA SPRING 기반 하이브리드 웹/앱 개발
커리큘럼:
실제로 내가 수강했던 교육과정의 커리큘럼이다. 수많은 복잡한 교육과정 들 (자바+안드로이드, 자바+AI+ Python… ) 중 가장 간단하게 구성된 걸 선택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6개월이란 기간 안에 여러가지를 모두 배우는 일이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 수업 내용은 쉽게 말해 NCS 전공교과 : 이론 / 비NCS : 프로젝트 개발이다. 당시 수업에서는 3개월 정도를 이론+실기 수업을 진행하고 나머지 시간에 개인프로젝트로 자바스프링 웹 사이트를 개발했다. 사실 커리큘럼만 봐서는 파악하기가 어렵다. 강사님을 직접 만나서 수업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 사전에 상세하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나의 선택기준은 팀 프로젝트가 아닌 개인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점, 그리고 개인 웹사이트를 만들어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결과물을 낸다는 점에 해당 강사의 수업을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원칙은 수업수강 선택한 후에 강사 OT가 진행되지만 학원 측에 문의하여 선택 전에 강사님을 직접 만나 상담을 받아볼 수 있는 시간을 꼭 가지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게 개인프로젝트를 통해 만든 자바 스프링 기반의 웹사이트를 아마존 웹서버에 띄워 사이트 링크를 포트폴리오로 사용하였다. 웹사이트 자체에는 어렵거나 거창한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아무런 경력도 없는 신입이었다. 회사는 신입에게 처음부터 거창하거나 어려운 기술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간단한 것이라도 하나의 프로젝트를 제대로 완성하는 것을 목표 삼아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자. 대신, 내가 사용한 기술에서 만큼은 정확하게 숙지하여 면접에서 나의 소스를 잘 설명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도록 하자. 그리고 또 하나의 팁이 있다면 단순히 로컬 개발에 그치지 말고 꼭 웹 호스팅까지 시켜서 서비스를 운영해 보자. 면접에서도, 실제 실무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
국비교육을 통해 개발자로 전향,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비교육과정이 개발 신입으로써 구직을 하는 데에 분명히 플러스 요소가 된다! 그러나 국비교육 과정 하나로 개발자로서의 실력을 갖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이 사실을 회사에서는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러스가 되는 이유는 이 이력이 당신의 개발하고자 하는 의지를 증명해 줄 것이고, 최소한 서류광탈은 면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 정도만 해도 전향자 입장에서는 매리트가 있지 않을까?
단, 개발에 투자하는 시간이 학원에 있는 시간이 전부이어서는 안된다. 6개월 동안 8시간씩 궁둥이를 붙이고 개발을 해보겠다고 시작한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단단히 마음을 먹고 시작했을 터인데, 이왕 시작한 거 딱 6개월간은 이 악물고 수업 외 시간에도 개발에 시간 투자를 해야 한다. 개발 뿐만이 아닌 모든 분야가 그렇듯 예습 복습이 병행되어야 진짜 내 것이 된다. 사실 수업시간에는 개발 이라기보다 대부분의 시간은 강사를 따라 예제 코드를 따라 치기 바쁠 것이다. 특히 비전공자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자발적 코딩을 하는 시간은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때문에 수업 외 시간의 자발적 코딩을 해 보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시간이 있어야 비로소 배운 것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구태여 강의와 관련된 것이 아니더라도 요즘은 온라인 무료 코딩 교육 플랫폼들이 아주 잘 되어 있으니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또 하나의 팁은 온라인 교육의 단점인 개인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곤란한데 그런 질문들을 모아서 강사님께 할 수가 있으니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아주 좋은 타이밍이 아닌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6개월 만에 프로그래밍을 마스터하는 일이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이미 불가능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따라가기가 힘들다고 해서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전공자인 나도 따라가기가 버거웠고 수업내용을 모두 이해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노력을 했고, 그 일련의 과정들이 지금의 현직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나를 있게 해 주었으며, 미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데에도 단단한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