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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붓
참깨를 볶으며
by
한명화
May 7. 2024
참깨를 볶는다
무채김치 담으려
참깨를 볶는다
살아생전 해마다 늦가을이면
봉지봉지 담아
가져다주셨던
참깨
삶이 너무 바빠 참깨 볶을 시간 어딨냐며
냉동실 서랍에 잊은 듯 모셔두었었다
참깨 나르시던 어머니는 가시고
참깨 받아 냉동실 서랍에 꼭꼭 채우던 그 딸
이제는 바쁜 삶 다 내려놓고
살림에 재미도 붙여가며
음식솜씨도 조금씩 늘어가고
잊었던 냉동실 서랍 열었다
모셔두었던 참깨 조금만 잠 깨워
깨끗이 세수시켜 참깨를 볶고 있다
어머니 생각에 울컥하며
참깨는 이렇게 볶고 있는데
아직도 참깨는 이렇게 많은데
참깨 나르시던 내 어머니
가신지 수년이 지났구나
톡톡 춤추는 참깨 행여 달아날라
살살 저어가며 노릇노릇 볶아
무채김치 담으며 듬뿍 넣었다
어머니 담으시던 솜씨만 못해도
어머니가 주신 참깨 넣었으니까
진한 그리움까지 담겨 맛이 좋을 거라며
울컥했던 마음 다독여 본다
5월이다
어버이날은
오는데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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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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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화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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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안부
저자
삶의 날들에 만난 너무도 좋은 인연들의 사랑에 늘ㅡ감사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아직도 마음은 소녀랍니다 은빛 머릿결 쓸어 올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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