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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다릴께

오늘 너무 보고 싶네

by 한명화
첫 아들을 안고
30여년전 행사를 마치고
아직도 그대로인 옛 추억의 거리

아주 오랜만에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리 먼 거리도 아닌데 떠나온 지 어언 30여 년이 지난 고향 같은 옛 동네를 찾아서

버스에서 내려 지하상가에 가 본다

북적이던 모습은 없고 왠지 휑한 상가들

많이 변한 가계의 종목들과 옛 영광의 회생을 위해 애쓴 것 같은 모습이다

지하상가를 나와 거리를 걷는데 엄청 넓어진 차도와 주변에 우뚝우뚝 솟은 고층 아파트들,

백화점 옆길을 돌아 공원으로 향했는데 이곳 주민들의 휴식 공간을 위해 강산이 많이도 변해서 사시는 분들이 문화혜택을 많이 볼 것 같았다

잘 닦여진 공원에서는 체육관에서 단체로 야외학습을 나온 아이들이 쌍절곤을 돌리는 연습에 푹 빠져있는 모습에 빙그레 미소가 핀다

아이들 옆을 지나 공원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니 빙글빙글 달팽이 돌기 육교가 멋진 모습으로 자랑스레 어서 올라오라 한다

빙글 다리를 돌며 오르니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로 변하고 그 길을 지나 공원으로 올랐다

예전에 아이들과 많이도 올랐던 이곳도 많은 변화를 입고 있었고 높다란 계단을 올라 정자에 이르니 주변 풍경이 이쪽도 저쪽도 아파트다

예전에 정말 비좁고 살기 불편한 오르막의 동네들이 어느 사이 초고층 아파트 숲이 되었다

정자를 바라보며 옛 추억이 다가온다

첫아들을 낳고 한 달쯤? 후에 아기를 안고 사진을 찍었던 곳, 원생들의 생일잔치 행사를 마치고 한복 입은 아이들이랑 엄마들이 함께 올라와 기념 촬영도 했었는데, 우리 아들이랑 딸이랑 올라와 포즈도 취했었는데ㅡㅡ

짝꿍은 추억의 사진들을 찾아낸다

공원을 내려와 우리의 열정을 살랐던 동네로 들어오니 어라? 이곳은 예전 그대로네ㅡ

삥삥 둘러 모두 아파트 숲인데 그 시절 제일 중심가였는데?ㅡ짝꿍의 생각은?

아마도 집주인들이 반대를 했을 거라고 왜냐하면 작은 상가들이 많고 그냥 살아도 집세가 나오는데 개발을 하면 사정이 바뀌니 개발을 반대할 거라는 얘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20여 년 가까이 건물을 임대하여 학원과 유아교육기관을 운영할 때 사랑방처럼 찾아오시는 좋으신 분들이 많아 행복했던 날들이었고 원장실 창으로 내려다보면 휴식처처럼 원 앞 쌀집 앞에 모여 앉은 어르신들께 막걸리 두어 병에 안주거리 과자 한봉 드리면 웃음소리로 동네가 들썩였었다

우리 원장님 최고여!ㅡ라시며,

그때 그 건물도 이름만 바뀐 채 그대로 있다

어찌 되었든 너무 반가운 옛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담기는데 몇몇 가계들은 예전의 모습 그대로여서 깜짝 반가웠다

주변의 개발에 끄덕 않고 있는 옛 모습에 동네 골목들을 돌아보고 나오며 그리운 얼굴들이 떠올라 코끝이 시큰해졌다

내 삶에 희망과 사랑을 듬뿍 주었던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기에 골목을 지나오며 그때의 아이들 이름과 엄마들과의 추억이 달려와 함께 걸으며 속삭인다

ㅡ우린 연합행사에서 언제나 1등이어야 했고 고구마밭 행사에는 고구마도 엄청 캤다며 우리 그때 억척스럽게 행복했다고ㅡ

상희엄마! 미선엄마! 윤호엄마! 현길엄마!

효진엄마! 창신엄마! 효원엄마!ㆍㆍ ㆍ

멋지게 나이 들어가고 있지?

오늘 너무 보고 싶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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