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뽀스 두 조르덩에서 생긴일 com 그림일기
나는 급히 아까 검색했던 호텔들 중 제일 좋아 보이는 곳으로 예약을 했다. 날짜도 재차 확인했고, 카드 번호도 넣어서 결제가 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호텔로 향했다.
그러나...
그 호텔에서 호텔 예약사이트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방이 없다고 했다. 결제도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호텔 예약 사이트에 방이 있는 것처럼 나오지만 실제로 없는 것이라면, 우리는 묵을 곳을 못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어느덧 밤 9시가 넘었는데 상파울루로 돌아가야 한다면, 피곤해서 어떻게 가나.
여기까지 와서 오늘 아무것도 못했는데 아쉬워서 또 어쩌나.
남편은 아무래도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하고, 아이는 이대로는 너무 아쉬워서 안 된다며 슬퍼했다. 나는 그들에게 호텔을 구해주겠노라고 큰 소리를 치며 다시 예약사이트를 뒤졌다. 그리고 또 다른 호텔을 네비게이션에 찍었다. 급하다고 아무 곳이나 갈 수도 없어서 예약하면서 이 일대 대부분의 호텔을 둘러본 터라 그때 괜찮다고 느꼈던 호텔로 골랐다. 이번엔 섣불리 결제를 할 수 없으니 가서 물어보고 들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힘들게 찾아간 그 호텔마저 방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던 것이다.
지칠 대로 지쳐버린 남편은 밤이 늦어 호텔을 구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집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그럴 수는 없지.'
나는 직접 가보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가능성도 많지 않으니 대신에 전화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호텔 인지도, 가성비가 어떤지도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본 적 없는 호텔이라도 괜찮았다. 무조건 가까우면 된다.
그래서 호텔 예약 사이트 대신, 구글 지도를 켜고 금방 퇴짜 맞은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호텔을 클릭했다. 전화번호를 확인해 통화를 누르고 남편에게 전화기를 넘겼다.
"오늘 묵을 수 있는 방이 있나요?"
"네! 있습니다."
힘없는 남편의 질문에 기적 같은 답이 돌아왔다. 한 번에 성공할 줄이야!!!
"지금 바로 갈게요."
제일 가까운 호텔을 클릭한 덕에 3분 만에 호텔에 도착했다. 도착해보니 좀 작지만 아늑하고 예쁜 호텔이었다. 우리가 체크인하고 있는데, 호텔의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를 받은 아주머니가 말했다.
"방이 없습니다."
그렇다.
우리가 마지막 하나 남은 방을 잡은 것이었다.
너무 피곤하고, 아까 그 호텔에서 짐 싸서 나오면서 시작된 두통이 극심해져 힘들었다.
그렇지만 마음은 편했다.
갑자기 너무 피로가 몰려와 우리 세 사람은 금세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조식을 먹기 위해 로비로 나갔더니 눈 앞에 커다란 창을 통해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졌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식당에는 우리를 위한 테이블에 식기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우리가 테이블에 앉자 예쁜 빵 모둠 접시, 치즈와 햄, 스크램블 에그, 오렌지주스 그리고 과일이 서빙됐다.
빵도 과일도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먹을 수 있어 그런가 더욱 맛있었다.
조식을 먹는 동안 우리의 화제는 단연코! 어젯밤 방 구한 이야기였다.
의외로, 아이는 방을 아빠가 구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빠가 전화를 해서 물어봤기 때문이라는 것이 아이의 생각이었다. 그러자 남편이 아이의 의견에 적극 반발하고 나섰다.
"엄마가 그때 딱 그 호텔을 찍은 게 정말 대단하지! 사실 집에 가려고 했었는데 엄마가 전화로 호텔을 찾아보자고 제안한 거잖아. 그 밤에 집에 가려면 얼마나 피곤했겠어. 역시 판단이 중요하다니까!" 라며 남편이 아이 앞에서 나를 한껏 치켜세워주었다.
아이는 그런 전말이 있는 줄 몰랐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엄지 척을 날려주었다.
이어 남편과 나는 아이에게 우리가 마지막 하나 남은 방을 잡은 거라는, 호텔 리셉션 아주머니가 전화로 문의한 사람에게 방이 없다고 말하는 장면을 마치 무용담을 이야기하듯 이야기했다.
아이는 정말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함께 기뻐했다.
조식을 먹고 호텔을 둘러보는데 거실 한편에 아늑한 벽난로가 놓여있었다. 추운 계절에 이 곳에 오면 저 벽난로에서 따뜻하게 불을 쬘 수 있겠지. 상상하니 언젠가 추운 날 이 곳에 다시 한번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거실 창밖으로 내려다 보이는 테라스에 나가 보았다.
초록 초록한 경치가 한눈에 펼쳐지는 테라스의 벤치는 아침부터 햇볕을 받아 따끈했다.
그 아늑함과 따뜻함이 참 좋았다. 그곳에 앉아 저 멀리까지 탁 트인 전망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원래 예약한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우 만족스러운 하룻밤이었다.
이런 걸 전화위복이라고 하는 거겠지.
극적으로 만난 이 호텔에서 잘 쉰 덕분에 우리는 깜 뽀스 두 조르덩에서의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지난밤은 무척 고생스러웠지만, 이후에도 이 날을 떠올리며 이야기할 추억거리가 생겼다.
'엄마가 그 순간 그 호텔을 딱 클릭했는데 말이야......'
다음 여행에는 호텔을 예약하지 말고, 그냥 가볼까.
내 성격에 그건 좀 힘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