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편 넘게 제목에 대한 글을 쓰는 동안 기본을 소홀히 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복습해 보자. 그 기본이 뭐였을까? 맞다. 글이다. 글에 대한 장악력. 글을 제대로 잘 읽어야 알맞은 제목이 나온다고 했다.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사진 한 장으로 맛이 설명되는 디저트도 있다.
그런데 글 안에서 제목을 뽑지 않을 때도 있다. 언제인가? 사진이 말을 걸 때다. 그때는 섬네일(엄지손톱 크기로 줄인 사진이나 그림. 인터넷 매체의 경우 섬네일과 제목으로 메인 화면이 구성된다)을 염두에 두고 제목을 뽑는다. 아래 글의 제목을 뽑을 때 ‘섬네일’의 재미를 톡톡히 봤다.
제목을 뛰어넘는 섬네일
원래 제목은 '아! 달성(達城), 그 토성 둘레 ‘숲길’을 걷다' 였다. 부제 역시 대구 달성공원의 숨은 숲길 ‘토성 둘레길’이었다. 장소를 소개하는 정보성 글이었다. 그런데 나는 이 글에서 첫 사진에 마음을 빼앗겼다. ‘대구에 이런 데가 있다고?’ 깜짝 놀랐다.
학창 시절 한국지리 시간에 배운 대구와는 다른 이미지였다. 대구는 분지지형으로 여름에 가장 더운 곳이라던데 이렇게 예쁜 숲이 있다니? 경기도에서 나고 자라 대구에 가본 적이라곤 최근 몇 년 두어 번이 전부인지라 전혀 몰랐다. 사진만 보면 영국이나 캐나다, 미국의 어딘가에 있을 법한 그런 공원이었다. 이런 곳이 대구에 있다니. 그래서 내 진심을 담아 제목을 이렇게 고쳤다. '대구에 이런 곳이?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