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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Mar 22. 2024

'나만 싫어?' 상사가 나한테만 별로인 이유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 상사>, <내 남편과 결혼해 줘>


상사와 갈등 없는 직장인이 있을까요? "난 팀장이랑 사이가 너무 좋아!" 호기롭게 말하던 선배도 상사의 서운한 태도나 불호령 한마디에 팀장이 이상하다며 쉽게 돌변하곤 했습니다.


상사의 성향은 천차만별이라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요즘에는 '난 나니까'라며 자신의 개성이나 성향을 그대로 표출해 상사와 대립하고 갈등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합니다.


지난해 영국의 UKG 노동인구연구소(The Workforce Institute at UKG)가 10개국 3400명 직장인을 대상으로 업무 스트레스, 직장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일에 대한 감정 등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69%의 직장인이 정신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으로 직장 상사를 꼽았습니다. 직장 상사와의 갈등은 세계 공통적인 고질병인가 봅니다.


<영화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 상사'에서 주인공이 상사에게 희롱 당하는 모습>


"상사만 없으면 살 것 같아!"


영화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 상사>에 나오는 촌철살인 대사입니다. 짧지만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영화 속 부하 직원들에게 상사는 미치광이고, 정신병자와 다름없는 존재이자, 대적할 수 없는 상대입니다. 매일 상사의 모욕에 시달려온 이들은 급기야 상사를 죽이기로 결심합니다. (물론 코미디 영화입니다)


그만큼 상사는 삶의 질을 좌지우지하는 존재입니다. 서로의 성격과 성향을 존중해야 마땅한 시대라지만, 갈등 속에서 손해 보는 쪽은 결국 약자입니다. 직장인을 잠깐하고 말 생각이 아니라면 불편한 상황을 현명하게 관리하는 노하우를 익혀야 합니다.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덜 받고 보다 윤택한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아무리 회사가 좋고 업무가 적성에 맞아도 직속 상사가 최악이면 삶은 비극이 됩니다. 직장인 3명 중 1명이 상사 때문에 회사를 떠난다니 끔찍한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도망치는 곳에 천국이 없듯, 회사를 떠나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그만둘 용기를 발휘해 관계 개선 방법을 먼저 모색해 보는 건 어떨까요.


나에게만 별로인 상사일지 모릅니다

<디즈니+ 드라마 '레이스'에서 주인공이 상사에게 혼나는 모습>


"저 경력 8년입니다. 팀장님."

"밖에서 뭘 했는지도 모르는 경력 8년, 세용(기업 이름) 신입보다 못할 수도 있는 그 8년. 나한테는 박 대리, 신입과 별로 다를 바가 없어요.

알겠어요? 자기 위치?"


직장인의 삶을 다룬 디즈니+ 드라마 <레이스>에서 팀장이 작은 대행사에서 이직한 박윤조 대리(이연희)에게 쏘아붙인 말입니다. 박 대리는 능력을 인정받아 대기업 홍보팀에 특채로 입사한 만큼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하지만 팀장은 그녀의 8년 경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천천히 팀장과 업무 주파수를 맞춰야 했는데, 의욕이 먼저 앞섰습니다. 팀장은 그 모습이 못마땅했고 박 대리는 팀장에게 실망하고 서운함을 느낍니다.


직속 상사와 첫 대면 시에는 누구나 조심스러운 몸가짐으로 자신의 레이더망과 오감을 총동원해 인물 분석에 만전을 기합니다.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과 잘 맞으면 좋은 상사,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별로인 상사로 결정짓습니다. 상사에 대한 불평불만이 드러나기 시작할 때는 업무를 함께 진행하면서 자주 부딪치며 갈등이 생기기 시작할 때부터입니다. 자신만의 단순한 잣대로 상사와의 관계를 규정짓는 경우가 많죠.


신입 시절 같은 팀 강 대리에게 새로 부임한 팀장은 저승사자 같은 존재였습니다. 보고할 때나 회의 시간에 그는 어김없이 팀장의 타깃이 되어,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강 대리는 팀장이 자신만 싫어한다며 여기저기 불만을 떠벌리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팀장은 강 대리를 제외한 나머지 팀원들과 타 부서 직원들에게 존경받는 리더였습니다.


팀원의 잘못을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질책하는 상사를 자신의 적으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지독히도 싫어했던 상사와 헤어지고 난 후에야 비로소 ‘그동안 정말 많이 배웠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기도 하죠.


당시의 팀장은 성격이 매우 급했고, 팀원의 모든 업무를 꼼꼼하게 관리했습니다. 대부분의 팀원이 신속 정확하게 일하기 위해 항상 신경을 썼죠. 팀장에게 깨지지 않기 위한 보이지 않는 노력이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이 팀장과 함께 일해본 직원은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말을 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강 대리는 매사 빈틈이 많았고 같은 실수를 자주 저질렀습니다. 다른 직원들이 보는 팀장은 배울 점이 많은 유능한 상사였는데, 강 대리는 자신의 부족함과 상사의 유능함을 보지 못하고 팀장을 싫어하는 일에만 몰두하다 결국 다른 팀으로 옮겼습니다.


"위에서 뭘 원하는지 파악할 줄도 모르고 그냥 자기 혼자만 성실한 거야. 삽질하고 있는 거지."


직장생활을 다룬 영화 〈오피스〉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실제로 혼자 ‘삽질’하는 자신의 문제를 모르는 경우도 많아요. 상사가 원하는 방향과 일하는 방식이 다르면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상사와 나쁜 관계를 맺는 원인이 반드시 상사 때문만이 아닐 수 있습니다. 상사를 최악으로 규정짓기 전에 유독 자신만 상사를 싫어하는 것은 아닌지 한번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사를 바꾸지 않고 마음을 조금 바꿈으로써 ‘상사 복이 없는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상사 이용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tvN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상사를 잘 활용하는 정수민의 모습>


"그냥 도와달라고 하면 되는데 어려운 길 갈 필요 있어?"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정수민(송하윤)이 자신이 하기 어려운 일은 상사에게 부탁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드라마 속에서 정수민은 동료를 이용하고, 상사를 이용해 쉽게 업무를 처리하곤 합니다.


악역인 정수민의 모습이 얄미워 보일 수도 있지만, 상사를 어려워하지 않는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태도는 배울만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장에서 상사가 불편하다고 제대로 묻지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으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후배를 몰래 이용해 먹는 건 몹쓸 짓이지만, 상사를 이용하는 건 개인의 능력입니다.


상사와 어떤 관계로 어떻게 일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상사는 자신이 선택할 수 없으니 그저 팔자려니 생각하는 직장인이 많지만, 활용하기에 따라 불편한 감시자가 아닌 나만의 일타 강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상사가 자신 업무 능력을 향상해 주는 코치가 된다면 회사 생활에 조금은 활력이 돌지 않을까요.


후배가 배우고 싶어 하면 정성스럽게 알려주고 싶은 게 상사 마음입니다. 리더는 혼자 성과를 낼 수 없기에 팀원들과 친밀한 관계 구축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어 합니다. 상사를 불편한 존재가 아닌 코치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상사와 친밀할 관계 구축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우선, 상사의 목표나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나에게 어느 정도의 기대를 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상사의 우선순위에 나의 일을 맞추면 상사의 도움을 보다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상사는 자신이 관심 있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몰두할 테니까요.


둘째, 내가 일하는 시간이 상사의 기대 시간보다 조금 빠르면 좋습니다. 상사가 일을 맡길 때는 말하지 않아도 기대하는 데드라인이 있습니다. 맡은 일을 상사 기대보다 조금이라도 빠르게 처리할 때 상사에게 믿음을 줄 수 있습니다. 상사가 매번 업무를 주도하면서 잔소리하고 재촉하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합니다.


셋째, 결과가 아닌 계획으로 상사와 자주 마주해야 합니다. 다 해놓고 '이거 한 번 봐주세요'가 아닌 업무 계획을 상사와 미리 그리고 자주 상의해야 상사는 적극적인 코치가 되어 줍니다. 불필요한 잔소리도 줄고 업무 완성도는 높아집니다.


상사 복을 누리려면 상생해야 합니다


직장인에게 가장 큰 복이 바로 상사 복이라고 합니다. 세계 직장인의 약 70%가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니,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거대한 만성 스트레스에 네버엔딩 시달려야 할 테니까요.


요즘 직장에는 386세대부터 MZ세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모여 있습니다. 세대와 차이, 다름과 새로움이 교집합을 이루는 시대라고 할 수 있죠. 각기 다른 소리가 어우러져 훌륭한 오케스트라 연주가 탄생하고, 일곱 가지 색이 모여 찬란한 무지개가 생기듯, 회사에서 다양한 세대를 한 팀으로 꾸리는 것은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큰일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직장인은 상사 없이 성장할 수 없고, 상사는 혼자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서로 상생할 때 비로소 서로의 직장생활이 더욱더 빛나는 법입니다.


상사와의 관계 개선은 작은 마음가짐과 작은 태도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작은 선택! 적은 노력의 한 끗 차이가 당신을 빛나게 하는 아우라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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