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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 단호박, 체리 그리고 당뇨

식재료를 그대로 섞어 먹는 듯한 요즘

by 도시락 한방현숙
아보카도 과카몰리 만들기
♡ 아보카도 2개를 갈라 씨를 제거한다. ( 아보카도 손질법 참고-씨를 중심으로 한 바퀴 돌려 칼집을 내 준 후 비틀어 쪼갠다. 씨를 칼로 톡 쳐서 역시 비틀어 빼준다.)
♡ 수저를 이용하면 잘 익은 아보카도를 쉽게 퍼낼 수 있다. (마치 전복 살과 껍데기를 분리하는 느낌이다.)
♡ 양파 1/4개와 토마토 1개를 잘게 다진다. (아삭한 식감을 위해 너무 잘게 다지지 않는다.)
♡ 아보카도 으깬 것에 다진 양파와 토마토를 섞은 후 레몬즙과 소금으로 간을 한다.

아보카도 상자에 함께 있었던 레시피 안내 종이 덕분에 만든 과카몰리 소스이다. 그전까지 알지도 못했던 소스, 과카몰리였는데, 딸들은 이 멕시코 소스를 이미 밖에서 초와 즐기고 있었다. 몇 년 전 처음 아보카도를 시식했을 때는 그 맛을 몰랐는데, 이제는 그 고소함과 부드러움에 빠져 버렸다. 건강에도 좋다 하니 더 자주 먹게 되었다.

마늘빵 만들기
♡ 마요네즈, 설탕, 마늘을 3:2:1로 섞어 마늘 빵 소스를 만든다.
♡ 식빵 위에 소스를 바르고 180도에서 7~8분 정도 에어프라이어로 굽는다.
마늘 빵 소스를 바르고 굽기 전후
당뇨와 채소, 과일들

작년에 수술하면서부터 건강에 적신호가 생겼다. 그 전 해까지만 해도 1년 동안 지출한 병원 진료비가 고작 7,000원(그것도 환급되는 결핵검사비 명목으로)이 전부일 정도로 내 건강에 이상 없음을 자신해 왔었다. 그러나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이미 내 몸속에는 수많은 물혹과 결절과 결석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지출 의료비 0원’ 이라며 입방정을 떨었었다.

신장 부신에 있던 5cm나 되는 혹은 수술로 제거되었고, 7개월이 흐른 지난달 CT 검사에서 의사는 ‘이상 없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나머지 것들도 정기적인 검사로 관리하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당뇨’ 진단을 받은 것이다.

‘당뇨’라니 세상에! 집안에 아무도 당뇨환자가 없었고, 평소 식습관도 양호하다 생각했기에 충격이 컸다. 나는 당뇨병 환자가 되지 말라는 법은 아무 데도 없는데 도무지 납득이 잘 되지 않았다. 모든 것은 노화 탓일 테지만!


‘당뇨, 당화혈색소, 인슐린, 식이요법, 운동요법, 저혈당’ 등을 자주 검색하며 지난 반년을 보냈다. 의사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약도 복용하며 운동도 꾸준히 하니 당 수치가 떨어지고 있으나 식이요법에서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가장 큰일이었다. 라면, 국수, 파스타, 떡 등 좋아하는 음식 대부분이 탄수화물 덩어리들이었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과 지방을 고르게, 채소와 견과류를 꼼꼼히 챙겨 먹어야만 했다.

2주간의 방학을 맞아 식사 때마다 요즘 드는 생각은 조리나 요리를 하는 게 아니라 식재료를 그냥 섞어 먹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단호박, 아보카도, 감자, 토마토, 가지, 버섯 등을 그렇게 그냥 섞어 먹고 있다.


해남에서 온 밤호박이라고 지인들이 사길래 나도 덩달아 구입한 단호박인데 그 맛에 반해 벌써 2 상자 째 구입이다. 한 상자에 10개 정도 들어 있는데 그중 2개는 잡채가 먹는 것 같다. 나 세 입, 잡채 한 입 먹다 보면 호박 1개가 후다닥 없어진다. 당뇨에 더없이 좋다 하니 마음 놓고 먹고 있다.

호박을 냄비에 찔 때는 실패(너무 무르거나 덜 익거나)한 적이 많았는데, 전자렌지에 5분 정도 돌리니 늘 성공이다.

열대 과일을 포함해서 대부분 과일은 당뇨 수치를 높여 자제해야 하나 베리류는 예외라는 사실이 반가웠다. 달콤한 딸기를 당뇨 걱정 없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좋으나 문제는 비싸다는 것이다. 특히 한철 나오는 체리는 장바구니에 덥석 넣을 수 있는 과일이 아니어서 늘 체리 가격 앞에서 한참 망설이는데 남편 생일을 맞아 핑계 김에 질러버렸다. 남편이 유일하게 좋아하는 과일이 체리였기 때문에 겸사겸사 주문해 버렸다. 오동통한 체리가 얼마나 맛나던지 한번 물면 선홍빛 과즙이 있는 대로 줄줄 흘렀다.

워싱턴에서 왔다는 체리는 정말 달콤했다. 양이 적어 더 맛있었을까?

여전히 임고생인 딸의 도시락, 샐러드를 준비하면서도 아보카도, 단호박, 체리 등을 잘 섞고 있다. 있는 대로 넣은 채소와 과일 재료들을 소스 없이도 잘 먹는다. 한 끼 식사로도 거뜬하고, 속도 편안하다 하니 당분간 계속 딸아이 도시락을 쌀 것 같다.

당뇨 진단을 받고 한동안 많이 우울했다. 라면을 맛있게 먹는 사람을 보고 ‘당뇨가 없어서 참 좋겠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란했다. 누구나 걱정하는 당뇨의 합병증에 놀라 두려웠다. 아침마다 채혈을 하며 한숨을 쉬기도 하고 아닐 거라고 오기를 부리며 저절로 나으리라는 헛된 생각도 했다.

그런데 뭐 뾰족한 수가 있나? 이미 몸은 그리 된 것을, 매일 만보를 걷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공장에서 나온 음식 섭취를 줄이는 등 혈당 관리를 하는 수밖에!
숲 속의 천연 버터라는 아보카도는 하루하루 숙성 중!
몸에 좋은 과일과 채소가 있다니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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