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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lay. 2019, 겨울! 제주여행 4

제주 올레길 8코스, 19코스

by 도시락 한방현숙
내게 너무 멀었던, 제주 올레!

‘올레길’ 이란 이름을 처음 들어 본 때가 2010년쯤이었을까? 트래킹을 즐기는 동료 교사를 통해 접했던 낯선 단어는, 10여 년 동안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힐링 여행의 대명사(꼬닥꼬닥 걸어, 함께 만든 제주올레 길-425Km, 26코스)가 되었다. 그럼에도 나와의 거리는 좀처럼 줄지 않아, 여전히 먼 곳이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의 또 다른 모토가 ‘많이 걷고, 건강을 되찾는 것’이기에 우리는 자연스레 ‘올레길’을 떠올렸다. 지금 머물고 있는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올레길을 찾아보니 올레 8코스(월평~대평)가 있었다. 그저 가벼운 마음과 몸으로 걷기만 하면 되는 줄 알고, 처음으로 올레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올레 8코스

‘월평 아왜낭목 쉼터’라는 뜻도 모르고, 발음도 어려운 그곳에 차를 주차시키고 야무진 첫발을 내디뎠다.

♡ 시작-월평 아왜낭목 쉼터, 도착-대평포구
♡ 총 19.6Km, 소요시간 5~6시간, 난이도 별 3개 중 2개
♡ 짙푸른 바다를 따라가는 바당 올레 코스다.
♡ 바다에 밀려 내려온 용암이 굳으며 빚은 주상절리의 절경과 예래생태공원을 지난다.
♡ 종점인 대평리는 자연과 어우러진 작은 마을(난드르)로 안덕 계곡 끝자락에 있다.
♡ 약천사, 대포포구, 주상절리 관광안내소, 베릿내오름 입구, 논짓물을 지난다.
♡ 먹을 곳이 많은 장소들을 지나기에 식당 선택의 폭이 넓다고 한다.
♡ 논짓물에서 대평포구까지 휠체어 구간(3.6Km)이 있다.
숙소에서 차를 타고 이곳까지 왔다.
간세라운지에서 패스포트를 사면 인증 스템프를 찍을 수 있다.
올레길을 걸을 때, 꼭 숙지해야할 사항이다.
여러가지 이정표와 안내판으로 올레길을 파악하고 출발 전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8코스 시작은 그냥 동네 걷는 느낌! 생활이 묻어나는 귤밭을 지나!
이 화살표가 올레 직진 방향 표시임을 이제야 알았다.
직진방향, 역방향 표시, 올레 화살표!
동네를 벗어나 이제야 풍경 속으로!
걷고, 또 걸어!
대포 포구를 지나!
여전히 동백은 흐드러지고
최병창 선생의 저택이라는데...검색을 해도 잘 모르겠다.
걷고, 걷고 계속 걷는다. 어느덧 2시간 째!
2시간 넘게 걸어왔다.
드디어 왁자지껄, 인간세상으로 나온 듯!
베릿내 입구
다시 바닷가!
중문색달해수욕장을 걷다. 여름에 서핑으로 유명하다는.
다시 일상으로 눈을 돌려보다가!
강아지, 추위, 길고양이들!
저 멀리 보이는 호텔(제주하얏트호텔에서 제주쇼어호텔로)은 지금은 무슨 호텔이지?
이 해변을 걸어왔다.
놀멍, 쉬멍, 저 멀리 보이는 것은 우리가 아침에 출발한 곳, 선명한 색감의 부영호텔이 보인다.
인생, 올레길 처음 걸은 날! 여기서 멈춤, 점심도 걸은 채! 5시간 동안 걷기.
올레 19코스
♡ 올레 19코스(조천 만세동산~김녕 서포구)
♡ 우리가 걸은 구간은 서우봉 입구~함덕해수욕장
♡ 총길이: 19.4Km, 소요시간: 6~7시간, 난이도: 별 3개 중2개
♡ 바다와 오름, 곶자왈, 마을, 밭 등 제주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들이 모두 있는 코스!
♡ 제주항일 운동의 현장인 조천 만세동산과 북촌리 너븐숭이 4·3 기념관이 있다.
♡ 함덕해수욕장은 설레고, 유명한 카페와 식당들은 예쁘고 맛집이다.
함덕해수욕장에 갔을 때, 늘 가보고 싶던 그 코스.
흐린 날도 아름다운 제주바다!
추운 날도 겁내지 않은 사람들, 저기 서퍼들이 보인다.
서핑은 역시 겨울이지! 대단한 서퍼들!
시원한 바다, 길게 들이키고
갈대밭을 지나
동산이 나온다.
서우봉 정상
비가 내리는 날, 점점 해가 나오기 시작한다.
겨울의 함덕해수욕장
올레길 초보의 발걸음

올레길을 한 코스라도 완주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니 전체 코스를 완주한 이들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존경한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강인한 사람만이 가능한 걸음이다. 관광의 마음으로 걸으면 금세 지루해하거나 후회하는 길이 될 수 있다. 한 코스의 처음과 끝을 모두 걷겠다고 욕심을 낼 필요도 없다. 8코스를 걸으며 우리는 맹목적인 완주 욕심을 다짐한 것도 후회했다. 걷기 3시간이 넘자 밥도 못 먹고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나 헛웃음도 나왔다. 심심한 동네길도, 별일 없어 보이는 일상의 모습도 차분히 받아들이며 올레길을 걷기에는 아직 내공이 많이 부족한 우리였다.

처음의 경험으로 두 번째는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래서 올레 19코스는 내가 가보고 싶은 곳(함덕해수욕장~서우봉 산책로)만 가보기로 했다. 천천히 올레길에 하나씩 다가갈 생각이다.

함덕 가는 길에, 지인이 알려준 북카페 앞에 차를 세웠다. 젊은이들이 여유롭게 책을 읽으며 제주에 머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쉼을 즐기는 그들이 여행 고수처럼 느껴졌다.

4·3 이야기도 있고
북 카페, 올드 북촌
펜션, 북촌 플레이스에도 묵어 봐야겠다.

유명 맛집으로 소문난 델문도 카페도 방문했다. 비가 와 모두 실내에 머무는 사람들 때문에 더 비좁고 앉을 테이블도 차지하기 힘들었다.

비가 오는 날이라, 카페 안 사람이 바글바글!
당근파이가 정말 맛있었다.
여기는 그 유명한 델문도 빵집
비와 커피와 바다와 빵!

서우봉 산책길은 언제라도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아름다운 곳, 그렇지만 역사적인 아픔이 있는 곳! 그 바닷가, 그 시원함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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