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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lay. 2019, 겨울! 제주여행 3

본태박물관, 방주교회

by 도시락 한방현숙
안도 타다오, 본태박물관

2013년, 원주 뮤지엄 산(SAN)에서 안도 타다오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노출 콘크리트와 정겨운 돌담, 시원한 공간, 공간과 공간의 연결에 반했던 기억에 지금도 설렌다. (대단하다고들 하니 대단한 줄 알았다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조금씩이지만 알게 되었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이타미 준의 건축이 연작으로 지어진 곳에 안도 타다오의 건축, 본태 박물관이 있다.

♡ 본태는 ‘본래의 모습(本態)을 탐구하기 위해’라는 의미를 강조한다고 한다.
♡ 제주도 대지에 순응하는 모습으로 전통과 현대라는 콘셉트로 설계되었다.
♡ 노출 콘크리트와 한국적 정서가 어울리도록 돌담과 전통 기와 등을 이용했다.
♡ 5개의 전시관이 있는데 특히 2관에서는 현대 미술의 대가(쿠사마 야요이, 백남준, 로버트 인디애나 등)들과 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 민속공예 컬렉션이 있는 제1전시관을 갈 때는 물 위를 걷고, 제2전시관을 갈 때는 물 아래를 걷도록 만들었다.
♡ 전시관의 연결이 미로와 같은 구성으로 내부 동선이 다채롭다.
♡ 큰 창을 통해 제주 앞바다와 주변 경치를 바라볼 수 있다.
들어가며

주차장부터 매표소까지 걸어가는 길조차 모두 예술품 인양 느껴졌다. 햇살, 바람, 하늘, 구름까지 어우러져 ‘본태’라는 말의 의미를 살려내고 있었다.

똭! 그냥 안도 타다오다!
노출 콘크리트와 하늘
공간과 공간, 연결, 미로.
제2전시관
♡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제2전시실은 현대미술작품으로 화려한 색감으로 가득했다.
♡ 처음 보는 작품, 눈에 익지만 자세히 모르는 작품, 너무 유명하여 작품과 작가 모두 낯익은 작품들이 고급스럽게 전시되어 있다.
♡ 신발을 벗고 발로 반질반질한 마룻바닥의 질감을 느끼며 전시관을 둘러보는 느낌이 새롭다.
♡ 작품들을 보는 내내 고개만 살짝 돌리면 바다와 산방산이 펼쳐져 시야가 여유로웠다.
♡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에서 그의 천재성을 다시 확인했다.
♡ 2층에는 백남준과 안도 타다오(명상방)의 개인방이 있다.
마치 남의 집 마루, 거실 들어 가듯이
안도 타다오, 본태박물관의 건축 모형- 뒤편 3,4,5 전시관은 나중에 지어진 듯! 여기 없다.
하늘을 보고, 명상하고
허공에 매달린 조형물도 신비롭지만, 이 매끈한 질감이 느껴질 듯한 말의 모양이 마음에 와 닿는다.
빛, 복도, 마루, 공간 이동
로버트 인디애나
로버트 인디애나
참 좋다.
데이비드 걸스타인
이 작품을 보고 요시모토 나라의 작품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귀엽고 매끈한 강아지 라디오?
쿠사마 야요이, 그림도 역시!
놀랍다. 하늘과 바다와 산방산과 콘크리트와 돌담
백남준은 정말 천재다, 매우 시대를 앞선!
티비 첼로
금붕어를 위한 소나타

아기자기한 전통 담 들 위로 노출 콘크리트의 웅장함이 서있고 그 너머에는 항상 제주의 바다와 산이 있었다. 물길을 따라 공간과 공간을 이동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탄성을 내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제1전시관
♡ 제1전시실은 한국 전통공예품이 전시되어 있다.
♡ 소반 타워- 엄청난 높이와 방대한 작품 수에 놀랐다.
♡ 생활용품들이 예술품으로 살아나는 공간이다.
♡ 소박하면서 화려한 전통적 색감이 매력적이다.
♡ 이 많은 공예품들을 어찌 모을 수 있었을까? 그 주인의 능력에 감탄할 뿐이다.
전통미,예스러움이 묻어나다.
할머니와 엄마가 입었을 꼬까옷
고등학교, 가사 시간에 한땀한땀 수를 놓았었다. 백호가 2마리인 흉배!
생활이 묻어나는 소반들
이 수많은 베개와 베갯잇
화려한 색감이 곱다.
수저꽂이
콘크리트 벽, 외부의 빛이 들어온다.
조각보-소박하게 예쁘다.

예전 시골 외갓집에서 보았음직한 친근한 공예품들이 다채로운 색깔을 지닌 채 전시되어 있었다. 30여 년간 수집한 전통공예와 예술품이라니, 대단하다. 그 능력과 재력과 미적 감각이 부러울 뿐이다.

제3전시관
♡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상설 전시되어 있다.
♡ 그 유명한 호박을 반갑게 아는 체했다.
♡ 무한 거울의 방이 영구 설치되어 있다.
눈빛이 형형하다. 소녀 야요이!
제4관,

<피안으로 가는 길의 동반자-꽃상여와 꼭두의 미학> 삶과 죽음의, 우리나라 전통 상례를 접할 수 있다. 상여 관련 부속품(꼭두)과 상여를 볼 수 있다. 삶의 경건함과 진지함을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나오며
연못 너머 창이 디 아넥스 호텔 식당이었다.
카페 본태
본태 샵-국내 유명 디자이이너들의 독창적인 아트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포도호텔-핀크스골프장-본태박물관-책자 안내대로 둘러보기 끝! 이제 방주교회로 갈 차례.
안도 타다오
♡ 1941년 오사카 출생
♡ 다양한 직업(트럭 운전사, 권투선수, 목수 등)을 거치며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했다는 놀라운 사실!
♡ 동양을 넘어 세계가 인정한 건축가(1995년 프리츠커상 수상)
♡ 노출 콘크리트는 안도 건축물의 트레이드 마크
♡ 영화- 안도 타다오(2019)
♡ 건축의 철학자-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기하학적으로 완벽한 건축물 창조!
방주교회
♡ 성경 속 노아의 방주를 형상화한 이타미 준의 작품(2009년)이다.
♡ 400m 오름 위에 실제 연못을 만들고 방주를 띄운 듯하다. 대홍수 재현!
♡ 성경에 나오는 재료(물, 빛, 나무, 금속 등)를 이용하여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했다.
♡ 내부는 나무 벽 사이로 좁은 창을 배치하여 빛의 스트라이프 무늬를 만들어 낸다.
반짝이는 지붕과 수면이 멋지게 어울린다. 이것이 대홍수라면!
지붕을 덮은 금속판은 빛에 따라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보인다.
반짝이는 물결이 생기면 마치 커다란 배가 앞으로 전진하는 모양이다.
교회 내부 천장에 하늘을 향해 나 있는 작은 창은,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 나오는 비둘기를 날려보냈다는 창을 표현한 것이다.
방주카페

사진 위주로 둘러보는 그날의 어설픈 기억으로 채워낸 기록이지만, 새록새록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2019년 겨울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시간이었는지(그때는 가장 힘든 계절이라 여겼건만), 코로나19를 경험하고 나서 알게 되었다. 마음껏 호흡하고, 마음껏 돌아다니던 그 일상의 감사함을 다시 새겨본다.

인생의 빨간 우체통이 있어 과거로, 미래로 편지를 띄울 수 있다면 다행이다, 감사하다. 라는 말을 늘 편지 말미에 써 넣을 것 같다. 이미 일어난 어지러운 일들을 어찌해 볼 수 없을 때, 그래도 마음을 다독이며 힘을 내는 말, 이만하길 다행이다. ㅎ ㅎ 그러면서 살아내야하는 것이 인생이고 삶이고 일상 아니겠는가!


제주여행,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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