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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lay. 2019, 겨울! 제주여행 2

'이타미 준' 작품 - 포도호텔, 핀크스 골프장 클럽하우스

by 도시락 한방현숙
제주 도착 - 간세 라운지(=관덕정 분식)-포도호텔 - 디 아넥스 호텔(=포도호텔 별관)-핀크스 골프장 클럽하우스 - 마보기오름

2019년 12월,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두고 있는 공항은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로 한껏 멋을 내고 있었다. 주위의 반짝임과 풍성함은 우리 마음을 들뜨게 했고, 단출한 케리어 개수는 왠지 모를 여행의 부담을 덜어 주었다. 힘든 가을을 보냈기에 당연히 누려도 될 선물인양 즐거워하기로 했다.(아이들 생각은 잠시 접어두기로!)

김포와 제주공항의 다른 듯 결국 같은 모습의 크리스마스트리!
간세 라운지

건강을 찾기 위한 여행이기에 ‘올레길’을 가장 많이 검색했었다. 그러다 알게 된 간세 라운지! 제일 먼저 방문하기로 했다.

♡ 제주공항에서 차로 10분 정도 되는 가까운 거리(동문시장 쪽)에 있다.
♡ 제주 올레길을 걷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 간세는 제주말로 ‘천천히, 게으름’을 뜻하고, 간세인형은 제주 조랑말 모양이다.
♡ 제주 사람들이 각각 마음을 보태 문을 열고 꾸려가는 쉼터이다.
♡ 제주올레 패스포트(20,000원)를 구입할 수 있다.
♡ 올레인을 위한 짐을 보관하는 락카도 있다.
♡ 그곳에 관덕정 분식이 있다.
간세인형이 모빌처럼 매달려 있다.
간세인형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올레 스카프 2장(1장=9,000원)을 샀다. 기뻐할 지인을 생각하며...
카페처럼 예쁜 관덕정 분식에서 떡볶이(4,000원)를 먹으며 늦은 오후 인사를 건넸다. 제주! 안녕~~
우리 부부는 떡볶이를 참 좋아한다. 언제, 어디서든 OK!
포도호텔

숙소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6시 전인데도 벌써 주위는 어두워졌다. 겨울 제주의 밤은 생각보다 빨리 와 우리를 싸늘히 감쌌다. 어둠 사이로 잠시 둘러봤을 뿐인데도 정경이 매우 아름답고, 서둘러 짐을 꺼내 호텔 프런트로 향하는 짧은 시간에도 뭔가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순진하게 우리가 묵을 숙소인 줄 알았다. PODO!
포도호텔 입구, 주차장에서 서둘러 들어갔다.
♡ 핀크스 골프장 내에 있는 ‘포도호텔’은 이타미 준이 설계한 엄청난 건축물이었다.
♡ 하늘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 마치 한 송이 포도 같다해서 명명한 호텔이다.
♡ 제주의 오름과 초가집을 모티브로 지은 단층 건물로 객실이 단 26개뿐이라고 한다.
♡ 인공조명보다는 자연광이 잘 들어오도록 설계한, 천장이 매우 높은 호텔이다.
♡ 지붕의 재료는 티타늄 아연판인데,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다.
♡ 객실은 서양식(바다 쪽)과 한식(산 쪽) 온돌이 있는데, 한실에서는 편백나무 욕조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 호텔 곳곳을 격자무늬와 서까래로 한국 전통문양을 살렸다고 한다.

유명 건축상(2003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슈발리에 수상 등)을 다수 수상한 포도호텔의 진가를 미처 몰랐다. 일단 포도호텔은 예약이 쉽지 않다. 최소 3개월 전에 전화로 문의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은 1박 숙박비용이 70여 만원부터 몇 백만 원까지인 고급 호텔이라는 사실, 을 나는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는 감히 요란한 케리어 바퀴 소리를 내며 당당히 프런트로 걸어갔던 것이다. ㅎㅎ

포도호텔 별관

친절하게 안내하던 직원의 입에서 ‘예약자 명단’에 이름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제는 의심조차 할 수 없는 나의 실수(건망증) 연속이 또 시작이란 말인가? 나는 도대체 어디에 예약을 한 것인가? 아니 숙박 예약을 하긴 한 것인가?

아직까지 어리둥절 당황하는 나에게 직원이 최선(시원하게 한방 날리며)을 다해 설명해 주었다. 아넥스가 별관이라는 뜻이잖아요! (굳이 영어단어 뜻풀이까지 테스트한다는 느낌의 억양으로)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꼬인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내 마음대로 기억하는,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나를 그날은 내 다리도 충실히 따랐다는 사실뿐!

내가 예약한 곳은 '포도호텔 별관’이었다. 호텔을 찾아 예약과 결제를 하는 수일 동안, 난 왜 앞의 4글자만 기억해 버렸을까?(별관이란 2글자를 어쩌다 지워버렸을까?)

손님, 요 밑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별관이 나옵니다. 그곳이 디 아넥스 호텔이에요. 그곳으로 가시면 됩니다.

라고 했다면 나의 쪽팔림도 크지 않았을 텐데!(손님을 매우 불쾌하게 정신 들게 한 점, 그래서 마이너스 점수 부여) 내 삶의 테두리 안에 이런 고급 호텔이 들어올 기회가 그리 흔지 않기에 아쉬움은 미리 접어 버렸다.


‘디 아넥스 호텔’(=포도호텔 별관)
디아넥스 호텔 로비

디 아넥스 호텔도 훌륭했다. 온천과 수영장이 유명하다는데 이용하지 못했다. 호텔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벽에 붙어 있는 안내판으로 주변 시설을 파악했다. 우리의 주 목적지인 방주교회와 본태 박물관을 눈에 담으며 포도호텔 주변의 골프클럽도 둘러볼 계획을 세웠다. 다음날 마보기오름까지 올랐기에, 그림에 있는 곳은 모두 가 본 곳이 되었다. 비오토피아의 수풍석 박물관만 빼고!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일대- 여행 가이드
핀크스(PINX) 골프장 클럽하우스
♡ 포도호텔 주변(제주 안덕면 산록남로)에 있는 이타미 준의 연작 건축물 중 하나이다.
♡ 건물 뒤로 보이는 한라산의 형태와 일치하여 마치 한라산을 따라 그린 것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 지평선을 거스르지 않고 지면에 파묻혀 있는 것처럼 자연과 어우러진 모습이다.
♡ 이란산 붉은 대리석과 한국산 흙벽돌 등으로 외부를 마감하여 수평선이 강조된 느낌의 모습이다.
♡ 클럽하우스 2층 레스토랑에서는 최종홀까지 보이고, 남쪽으로는 산방산과 마라도까지 보인다고 한다.
동백, 동백, 아! 동백.
가장 아름다운 홀이라니! 골프를 조금 아는 남편도, 전혀 모르는 나도 설렜다.
여행 시작, 처음에 만난 동백이라 너무 좋아 흥분했다.
골프장 주변, 지천으로 핀 동백에 질릴 정도로 아름다움에 푹 빠졌다.
마보기 오름
아침에 다시 찾은 포도호텔

포도호텔 주변의 마보기 오름을 오르기 위해 다시 포도호텔에 왔다. 아침에 만나는 포도호텔 역시 전날 어둠 속에서 본 모습만큼이나 예뻤다. 식당은 투숙객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어서 호텔 안으로 들어가(투숙객이 아니면 진입할 수 없는 곳까지) 보았다. 포도호텔 식당에서 그 유명하다는 왕새우 튀김 우동을 먹어보려 했으나 메뉴판을 한참 보다 그냥 나왔다. 여행 후반으로 갈수록 씀씀이가 커졌지만, 이때는 우동 한 그릇과 그 가격(24,000원 정도)을 흔쾌히 연결하지 못했다. 고기도 아니고 우동을! (이런 단순한 생각으로)아마 여행 후반기였다면 먹었을 텐데,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긴 하다. ㅎㅎ

이때는 올레길 표시 화살표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다.
마보기 오름 정상, 바람이 몹시 불었으나 그만큼 억새는 멋있었다.
마보기 오름, 삼나무 숲길
이타미 준
♡ 1937년생 재일교포 2세
♡ 한국이름 유동룡, 딸 유이화
♡ 이타미 공항의 이타미
♡ 영화 '이타미 준의 바다'
♡ 각인의 탑
♡ 비오토피아 타운하우스

간단하게 메모만 한 후, 방주교회를 마저 보러간다.


계속 이어집니다, 방주교회와 본태박물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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