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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lay. 2019, 겨울! 제주여행 1

집콕, 여행은 하릴없이 추억으로만!

by 도시락 한방현숙


한 달 전 예약한 여행지 숙소에 취소 전화를 했다. 확진자 1,000명 이상, 4단계 방역지침을 생각지 못할 때 계획한 여행이었다. 기다리면 맑은 날 올 줄 알았더니, 웬걸 오늘은 2,000여 명이 넘었단다. 여행은커녕 가까운 나들이조차 어려운 판국이 되었으니, 여행 계획은 아주 멀리멀리 날아간 셈이다. 불안함과 아쉬움으로 지난 마지막 여행지를 떠올려 보니 제주, 제주가 보인다.
제주행 저가 항공권이 뜰 때마다 계획했을, 아직 가보지 못한 제주 곳곳을 짚어 내며 설렜을 시간들! (코로나19 상황만 아니라면......)
2019, 겨울! 그때는 이렇게 그리운 여행이 될 줄 당연히 몰랐던, 아름다운 그 시절, 제주여행을 꺼내 보려 한다.

2019년 가을은 유독 스산했다. 나는 수술 후 요양 중이었고, 남편은 실직 중이었으니 그 시절 다가오는 겨울이 어두웠음은 당연하리라. 마음 졸이던 조직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고, 남편이 다시 직장을 구한 어느 날, 우리는 감사한 마음으로 둘만의 제주 여행을 계획했다. 걷고 또 걸으며 건강을 챙기고,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 제주 올레길을 염두해 여행 경로를 짰다.
♡ 제주의 건축물과 미술관에 집중하기로 했다.
♡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와 이타미 준의 작품을 찾아다니기로 했다.
♡ 지난번 제주 여행에서 우연히 얻은 책자 '서귀포 건축문화기행' 여정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 한 달 살기는 못하더라도 일주일 이상은 머물고 싶었다.
♡ 자고, 먹고, 보는 곳이 건축가의 작품이다 보니 여느 때보다 비용이 더 들었다.
♡ 저가항공, 착한 렌터카 경비, 제주시내 엘린 호텔, 올레길이 경비를 줄이는 데 한몫했다.
여행의 설렘은 계획할 때 가장 부푼다.
우연히 얻은 제주 관광 안내 책자!
10개 코스를 모두 따르고 말테다~~
걷다, 제주 올레길
♡ 관덕정
♡ 마보기 오름
♡ 환상숲 곶자왈
♡ 올레길 8코스
♡ 제주 조각공원
♡ 올레길 10코스(산방산, 용머리 해안)
♡ 올레길 19코스(서우봉 산책로)
♡ 거문오름
♡ 섭지코지
서우봉 산책로에서 내려다 본 함덕 바닷가
만나다, 유명 건축가 작품
♡ 리카르도 레고레타(멕시코)- 제주 부영호텔 앤 리조트
♡ 안도 타다오(일본)-본태 박물관, 유민 미술관, 글라스하우스
♡ 이타미 준(일본)-포도호텔, 핀크스 골프장 클럽하우스, 방주교회
♡ 마리오 보타(스위스)-아고라
♡ 간삼건축(한국)-벨라 테라스
♡ 그리고 엘린 호텔과 힐리우스까지!
이타미 준의 작품, 방주교회
먹다, 제주에서
♡ 관덕정 분식
♡ 디 아넥스 석식
♡ 포도호텔 식당
♡ 연돈-돈가스, 옆집 도두 반점
♡ 오가네 식당
♡ 바삭 돈가스
♡ 델문도 카페
♡ 돈사돈
♡ 해녀의 집
♡ 섭지코지 딱새우
♡ 일리 커피
♡ 글라스하우스 정식
글라스하우스, 레스토랑 '민트' 정식
섭지코지 식당에서 만난 딱새우!
2019, 겨울 제주 여행 추억 시작!

걷고, 감상하고, 만나고, 먹었던 그 겨울 제주여행은 환상적이었다. 여행을 다녀오면 대부분 여행후기를 쓰는 나인데, 웬일인지 이 여행은 정리 후 글을 쓰지 못했다. 코로나19 위기 시절, 이렇게나마 여행의 아쉬움을 달래야만 할 때, 이제야 기록을 하게 되다니 무슨 우연인가 싶기도 하다.

그 겨울의 바닷가,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대단한 작품들의 고급스러움, 돈을 쓰려 작정한 마음의 여유로움, 제주 곶자왈의 신비로움과 그 해 크리스마스의 분위기까지, 어느 것 하나 다시 떠올려도 식상한 것이 없다.
거문오름 입구의 산타모자 쓴 하루방 3형제!

행책자, 메모와 사진을 열어 그 겨울의 제주를 다시 밟아본다. 모두를 위한 집콕 생활을 피할 수 없는 지금, 2년 전 코로나를 알지 못하던 그 순진한 겨울여행을, 이미 과거가 된 그 제주여행을 기억해내려 한다. 단지 글 짓는 일일 뿐인데도 마음이 설레는, 되새김이 절대 지루하지 않은 것은 소재가 여행이고, 그곳이 제주이기 때문일 것이다.

돌아오라!
행복한 시절, 코로나를 모르던 시절!


2019, 겨울! 제주여행 떠올리기 시작!

섭지코지, 안도 타다오의 글라스하우스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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