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영실코스 탐방기(2019.02.26)
'한라산'을 오르리라
누군들 제주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뭔가 심기일전하고 싶었다. 새 학교 전근이라는 부담감과 잦은 실수와 기억력 저하로 부쩍 사라진 자신감을 마치 한라산 꼭대기에서는 털어버리거나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을 ‘기필코’라는 단어와 함께 부여잡고 제주 품에 안겨 버렸다.
그곳에는 당연히 눈이 있었고 눈보라 치는 설경 속에 굳건하게 서 있는 내가 있었다. 아이젠을 신고 몰아치는 바람 속에서 모든 부담감을 털어 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멋진 내가 있었다.
'한라산'은 처음이라...
1280m 영실 휴게소
죽음의 '병풍바위' 코스
살만한 '윗세족은 오름' 코스
동네 산책길 닮은 나무 테크로 이어진 길은 양쪽에 빨간 깃발을 내세운 채 끝도 모르게 이어져 있었고 그 끄트머리에 백록담을 담은 남벽이 넓은 등을 드러내며 가만히 엎드려 있었다. 곧 웅크리고 있던 등을 펴고 활개를 칠듯했다.
꿈같은 '선작지왓' 코스
이 평원을 ‘선작지왓’이라고 부른다는데 ‘돌이 서 있는 밭’이란 뜻의 제주도 방언이라고 한다.
‘선작지왓’이
온통 눈으로 덮여 눈부신 때를,
철쭉으로 덮여 황홀할 때를,
초원으로 덮여 시원할 때를 그리며 1Km를 걸으니 드디어 우리의 최종 목적지 ‘윗세오름’이 나타났다.
드디어 도착!'윗세 오름'
내려올 때 보았네!
백록담, 다시 뵐게요.
눈으로 덮인 ‘선작지왓’이, 푸른 물로 가득한 백록담이 다음에는 꼭 보자고 눈짓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