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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lay. 2019, 겨울! 제주여행 7

휘닉스 제주 섭지 코지, 벨라테라스-유민 미술관-글라스하우스

by 도시락 한방현숙

제주 서귀포 안덕면 일대의 여행을 마치고 제주 성산 섭지코지 방향으로 이동하는 날, 제주시 엘린 호텔에 묵었다. 엘린 호텔은 제주 여행 시 자주 이용하는 곳인데, 마침 함덕 해수욕장과 서우봉 둘레길 가기도 좋은 코스라 이번에는 이틀을 묵었다.

엘린 호텔의 수수한 크리스마스 분위기!
여행 사흘 째부터 둘째가 여행에 합류했다.
흥해라, 엘린 호텔이여!
♡ 무엇보다 숙박비를 절약하기 위해 안성맞춤인 곳이다.
♡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중증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이다.
♡ 사회적 기업으로 수익금 전액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복지에 쓰인다.
♡ 전동 휠체어, 휠체어 리프트, 점자 안내판 등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 엘린이 새겨진 슬리퍼, 침대와 베개 커버 등이 매우 청결하다.
♡ 엘린은 행복(라틴어)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좀 긴 시간을 여행할 때는 일상으로 잠시 나왔다 이어가도 좋다. 그럴 때 엘린 호텔이 제격이다. 제주시 한복판에 있는 주변 번화가 연동에 갔다 오면 뭔가 자각하는 게 생긴다. 정신 한번 차리고 여행을 다시 시작하는 것도 매우 괜찮다.

벨라테라스

엘린을 출발하여 거문오름을 걸은 후 오후 늦게 섭지코지에 도착했다. 휘닉스 제주 섭지코지 내부에 위치한 벨라테라스에 짐을 풀었다. 이곳에 있는 안도의 작품과 섭지코지의 아름다운 바다를 볼 생각에 가슴이 콩쾅거렸다. 여기도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준비로 가득했다.

이 코스를 걷기 위해 섭지에 도착했다.
휘닉스 제주의 로비 - 수공예 테디베어 전문점
한땀 한땀 기울인 고가의 테디베어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벨라테라스 블루동 객실 내부, 침대방 + 온돌방
벨라테라스를 출발하여 유민 미술관, 글라스하우스, 아고라, 힐리우스, 등대!
♡ 벨라테라스는 휘닉스 제주 섭지코지 내부에 위치한 리조트형 숙박시설이다.
♡ 오렌지(제주의 귤), 블루(바다의 빛), 레드(일몰의 빛) 동으로 나뉘며 각각 상징하는 의미가 다르다.
♡ 객실마다 다양한 커튼 색깔이 특별하다.
♡ 바다의 꿈을 주제로 설계된 자연친화적 건물(2008년, 간삼건축 설계)이다.
♡ 노출 콘크리트와 제주석을 주조로 유리와 금속을 더해 변화를 주었다.
♡ 외부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자연스럽게 섭지코지로 이어진다.
유민 미술관

숙소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유민 미술관으로 향했다. 아르누보 유리 공예전시를 알리는 커다란 안내판이 서 있었다. 눈에 익은 돌담과 노출 콘크리트가 안도 타다오임을 드러내고 있었다.

♡ 2009년에 안토 타다오가 명상센터(지니어스 로사이 Genius Loci-지역의 수호신)로 설계한 곳이다.
♡ 섭지코지의 배꼽이라는 곳에 위치해 있어 돌출한 글라스하우스와 대비를 이룬다.
♡ 입구에 있는 연못은 백록담을 의미하고 돌, 바람, 여자를 상징하는 정원이 있다.
♡ '돌의 문'은 석벽의 상자와 외벽이 노출된 상자의 이중 구조로 되어있다.
♡ '돌의 문' 건너편은 제주 돌을 바닥에 깔아 제주의 고된 역사를 함께한 사람들을 위로하려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어쩜 이런 뷰를 만들어 냈을까?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미술관 전시품을 보기 전에, 이미 미술관이라는 작품을 먼저 본다.
제주의 돌, 돌, 돌
미술관 내부로 들어가다.
아! 유민이 누구인지 이제 알았다.
영감의 방
저 높이 제주의 돌과 빛이 들어온다.
바다의 심연 화병(에밀 갈레)
아르누보 공예 작품 전시
램프의 방
돌, 바람, 제주
이제야 읽힌다. 아르누보!

유민 미술관에는 1984년부터 약 20여 년간 유럽 전역에서 일어났던 공예디자인 운동인 아르누보의 유리공예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에밀 갈레와 돔 형제, 외젠 미쉘, 드네 라리크 등 주로 자연주의적인 소개와 영감을 표현한 프랑스 낭시 지역의 아르누보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글라스 하우스

유민 미술관 관람 후 밖으로 나오니 저녁의 섭지코지가 시작되고 있었다. 서서히 해가 지며 어둠이 내리는 그 속에서 건축물들은 또 다른 모습으로 빛을 내기 시작했다.

♡ 안도 타다오의 2008년 작품으로 정동향을 바라보는 V자형 건축물이다.
♡ 유민 미술관이 환경에 완전히 동화되어 있다면, 글라스하우스는 땅에서 위로 솟아 있는 모습이다.
♡ 1층 바닥은 입구보다 3.6m 높게 위치하고 뒷면은 폐쇄적이나 정면은 유리로 개방적이다.
♡ 노출 콘크리트와 유리만으로도 독특한 모양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 2층에 민트 레스토랑이 있고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다.
유민 미술관을 떠나 발길을 돌려본다.
성산일출봉!
방두포등대와 촛대모양의 선녀바위까지, 어둠에 잠긴다.
서귀포 안덕면을 여행할 때는 늘 산방산이 있었는데, 이곳으로 오니 언제나 성산 일출봉이 보인다.
저 멀리 말 탄 이들이 나타났다.
어디서 온 이들일까?

제주 우도에서 본 성산 일출봉을 한동안 그림으로 품었는데 지금은 그 너머 반대편, 섭지코지에서 성산 일출봉을 보고있다. 해가 진 후 불빛 속의 글라스하우스는 어느 자연물 못지 않게 멋지고 아름다웠다. 성탄절 즈음, 그 안의 따스한 세밑 공기를 느끼며 성산 일출봉을 바라보고 싶었다. (빠르게 3인의 식사비를 계산해 본 후 머뭇거리며 밖에서 계속 사진만 찍었다.) 안도의 작품으로 가득 찬 섭지코지의 풍경에서 밤이 되어도 쉽게 떠나지 못했다. 오늘도 여전히 아름다운 제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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