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Replay. 2019, 겨울! 제주여행 6

제주 부영 호텔- 산방산, 산방굴사-용머리 해안

by 도시락 한방현숙
제주 부영 호텔

제주 부영 호텔을 다음 숙소로 정한 것은 서귀포 여행안내 책자에 소개된 글 때문이다. 이틀 연박했는데 아침에 호텔에서 나와 하루는 중문색달해변, 올레 8코스를, 또 하루는 산방산 용머리 해안, 올레 10코스를 걸었다.

제주 부영 호텔은 멕시코의 세계적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작품으로 그는 물, 바람, 공기, 햇빛 등 자연적 요소를 반영하여 지은 따뜻한 건축으로 유명한 건축가라고 한다.

♡ 건축의 중심에 항상 인간과 환경을 두었다.
♡ 건축가의 카리브해의 열정과 감성을 제주 지형 특성에 맞게 변형하였다.
♡ 부영호텔은 유난히 야자수가 잘 어울리는 건물로 독특한 색감을 자랑한다.
♡ 빛을 풍부하게 받을 수 있도록 벽과 창이 특별하게 설계되었다.
♡ 지형에 맞춰 계단식으로 건물을 배치했다.
♡ 자연친화적인 건축으로 바다 조망권이 뛰어나다.

등이 책자에 실린 내용이다.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작품, 객실에서 바라본 부영호텔 모습!
2019년 겨울, 12월 부영 호텔 로비 들어가기 전!
정말 야자수가 잘 어울린다.

이 글을 정리하기 위해 리카르도 레고레타(Ricardo Legorreta)의 관련 정보를 검색하다 보니 그의 놀라운 건축 실력은 물론이고 그의 마지막 건축에 대한 안타까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보편성을 가진 동시에 지역성을 지닌 현대 건축가로 알려진 리카르도 레고레타!

♡ 건축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품위를 가지며 동시에 아름답게 변해야 한다.
♡ 인간의 생활 속에 녹아 있는 삶의 가치에 근거를 두어 디자인해야 한다.
♡ 건축은 반드시 인간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사람과 사회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
멀리 산방산과 중문색달해변의 바닷가가 보인다.

그의 말을 바탕으로 부영호텔의 외관 색깔을 떠올리니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이 대단한 건축가의 마지막 작품(카사 델 아구아- 리조트 분양 갤러리)이 무참히 철거된 사실에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제주도에 그의 마지막 작품, 갤러리 Casa Del Agua (물의 집)가 있었다고 한다.

♡ 언덕의 경사면에 그대로 지어진,
♡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델 하우스라는,
♡ 호텔이 오픈하기 전까지 임시로 갤러리로 이용하고 이후에는 VIP 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이었던,
♡ 시행사의 부도와 인수과정에서의 문제로 불법건축물로 처리된,
♡ 전국의 건축과 교수들의 반대 서명과 멕시코 대사의 반대 요청에도 불구하고
♡ 2013년에 철거된 건축물, 카사 델 아구아!

부영호텔 및 리조트 레지던스 건물이 당초 설계를 무시하고 시공되어, 건축가의 작품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지어져 레고레타의 작품을 훼손했다는 기사를 접하니 더 마음이 어지러웠다.

출처 - 다음 이미지
리카르도 레고레타
♡ 멕시코 출생(0931~2011) 건축가
♡ 프리츠커 건축상 심사위원 등 주요 활동
♡ 책-가장 인간적인 건축 레고레타(2015, 다른 세상 펴냄)
출처 - 다음 이미지
2019, 제주 부영 호텔 로비
산방산

제주도의 웬만큼 유명한 곳은 가보거나 또는 이름이라도 들어서 그곳의 모습을 익히 아는 곳이 많은데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에서는 그저 평범한 제주도 해안이겠거니 생각하다가 깜짝 놀랄 정도로 펼쳐진 절경에 말을 잇지 못했다. 제주 도착한 지 4일 동안, 이 부근 어디(본태박물관, 방주교회, 조각공원 등)를 가든 산방산이 묵직하게 솟아올라 지금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었다.

♡ 높이 395m, 모슬포로부터 동쪽 4Km 해안에 있다.
♡ 전형적인 종상화산(용암원정구)으로 사방이 절벽이다.
♡ 제주 10경 중의 하나이다.
♡ 산양이 서식한다.
♡ 한라산 봉우리와 백록담과 관련된 전설이 있다.
♡ 산방굴사라 불리는 산방굴이 있다.
♡ 남쪽에 독특한 경관의 용머리해안이 있다.
♡ 해안으로 가는 길에 하멜 표류 기념탑이 있다.
산방산에 올라 산방굴사에서 소원을 빌어보고
용머리 해안으로 향하는 저 멀리 내려다 보고
용머리해안

산방산에서 내려와 유채꽃으로 가득한 벌판을 지날 때에도 이런 장관이 펼쳐질 줄 미처 몰랐다. 그래서 더 경이로웠다. 바닷가로 향하는 좁은 틈, 계단을 타고 조심조심 내려갔더니, 세상에~~ 이런 절경이 펼쳐질 줄이야!

♡ 용머리는 마치 용이 머리를 쳐들고 바다로 뛰어 들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 기암괴석으로 펼쳐진 산책길은 신비함이 가득한 놀라운 곳이었다.
♡ 180만 년 전 수중폭발로 형성된 화산력 응회암층으로 길이 600m, 높이 20m의 현무 암벽에 풍화혈, 돌개구멍, 해식동굴, 소단층명이 어우러져 이런 장관을 빚어낸다고 한다.

우리는 머무는 1시간 여 동안, 감탄을 연발했다. 몇 백만 년 전에, 어떤 화산 작용이 일어나 이렇게 멋진 장관을 만들었는지 과정은 잘 몰라도 그 신비로움에는 쉽게 빠져들 수 있었다.

용머리 해안 쪽에서 바라본 산방산
용머리 해안 가는 길, 겨울 유채꽃 너머 하멜 표류 기념관이 보인다.
조심조심 내려가니
하멜표류기념탑은 패스하고
아름다운 유채꽃밭
듬직한 산방산

용머리 해안은 정말 다시 가보고픈 곳이다. 신비롭고, 장엄한 현무 암벽들을 따라 검푸른 바다 물결 소리를 들으며 머문 시간들이 꿈길 같았다.


사흘 동안의 서귀포 안덕면 일대 여행을 마무리하고, 섭지코지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