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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lay. 2019, 겨울! 제주여행 8

벨라테라스-섭지코지-힐리우스-아고라-바람의 언덕

by 도시락 한방현숙
섭지코지

어젯밤 미처 보지 못한 섭지코지의 풍경을 다시 담으려 바닷가로 향했다. 오래전 뙤약볕 아래 힘들게 걷던 섭지코지가 떠올랐다. 여름 한낮 아이들은 힘들다며 칭얼거렸었다. 세월이 흐른 만큼, 섭지코지 주변도 많이 바뀌었다. 그러나 검푸른 바다는 그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해서 안심되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 길을 따라 오르면 저기 하얀 등대가 나오리라.

시원한 바닷길을 따라 걷다 협자연대에 잠시 서서 안내판의 글을 읽었다. 다시 또 걸어 섭지코지 붉은오름과 선돌, 선녀 바위에 관한 안내판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하얀 등대를 바라보았다. 왼쪽 벌판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오른쪽 바닷가에 펼쳐진 해안 절벽이 섭지코지를 오르는 길을 멋지게 열어 주었다.

협자연대에 서서 안내판 내용을 읽어본다.
♡ 협자연대
♡ 원형이 남아있는 제주 3개 연대(말등포, 소마로) 중 하나이다.
♡ 긴 판석 10단을 층층이 허튼층 쌓기 방식으로 축석하였다.
♡ 모양은 상부가 사다리꼴이며 연대 윗부분에 불을 피웠던 둥그런 화덕자리가 남아있다.
방두포등대에서 내려다 본 전경!
♡ 방두포등대
♡ '소원 등대'라는 별명을 가진 등대로 붉은오름(해발 40m) 위에 있다.
♡ 등대 높이는 7m로 등대를 받치고 있는 봉우리는 화산송이(붉은색 화산재)로 이루어져 있다.
♡ 등대 바로 밑에는 선녀를 짝사랑한 용왕 아들의 전설이 깃든 촛대 모양의 선녀바위가 있다.
방두포등대에 사람들이 오르고 있다.
글라스하우스 위에 성산 일출봉이 얹어 있다.
아고라

건축물 아고라를 찾다 길을 잘못 들어 잠시 헤매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힐리우스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아~ 그들은 이렇게 휴식을 즐기고 있었구나. 자연도 집안으로 끌어들여 이렇게 호사를 누리며 사는구나. 돈 많은 사람들을 별로 부러워하지 않으려 하며 살았는데(어차피 원한다고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미리 마음 정리한 덕분으로!) 이날만큼은 부러웠다. 부러웠기에 여행 후 힐리우스 분양가를 검색했었겠지. 검색 후의 마음은(어마어마한 가격에) 더 딱딱해졌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힐리우스
기존 회원만을 위한 단독 독채 별장
그동안 변화가 있었나보다. 비회원도 힐리우스에 숙박 예약을 할 수 있다는 기사(2021년)를 보았다.

드디어 아고라를 찾았다. 여름이 오면 초록 잔디가 깔리고, 수영장이 개장되어 바다로 이어진 푸른 물이 채워졌을 텐데, 내가 본 아고라는 주변은 삭막한 겨울 그대로였다.

둥그런 '광풍제월'이라는 이름의 Moon!
마리오 보타의 건축, 아고라!
♡ 스위스 건축가 마리오 보타의 작품이다.(2009년 완공)
♡ 휘닉스 제주 섭지코지의 회원 전용 클럽하우스이다.
♡ 유리 피라미드 형태로 외장을 제주 판석으로 마감했다.
♡ 입구로 들어가는 중앙 정면에 두 개의 원기둥을 세워 고전적인 느낌을 살렸다고 한다.
♡ 아고라 중앙에 광장을 두고, 방들을 지하에 배치했다.
♡ 유리 천장을 통해 빛이 들어오도록 설계하고 천장에는 커다란 스테인리스 구(미술가 안종연 작품- 광풍제월)를 설치했다.
♡ 땅 위로는 유리 피라미드만 돌출되게 하였고 뾰족하지 않게 피라미드의 삼각뿔은 잘라내었다.
♡ 정면에는 바다를 향한 옥외수영장이 있다.

아고라 또한 힐리우스 회원의 전용 공간(휘트니센터, 스크린골프, 라운지 등)이라고 하니 다시 그들이 부러워졌다. ㅎㅎ

바람의 언덕

글라스하우스와 유민미술관 넘어 바람의 언덕으로 이동했다. 제 어둠 속에서 보지 못한 예쁜 풍경들이 펼쳐지고 유민미술관과 글라스하우스도 새롭게 보였다.

제주 풍경은 어디인들!
행복의 문을 지나 행복해지고 싶다.
아직도 눈에 선하다. 다음 제주 여행은, 섭지코지 재방문이다.
아름다운 자연 속, 멋진 건축!
안녕, 벨라테라스

1박 2일을 머무른 곳이지만, 큰 감동과 기쁨과 눈호강을 실컷 한 곳이다. 건강과 여유를 쌓아 여행의 기쁨을 누리며 살고 싶다는 구체적 계획까지 세우게 한 곳이다.

벨라테라스 체크인 센터
자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고, 대단한 건축가들은 자연의 틈새로 스며든다. 자연의 허락을 구한 건축물만이 자연에 아름다움을 더할 수 있는 것 같다.
성산 일출봉을 더 돋보이게 하는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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