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 애주롭게 준비하기
1년 중 가장 좋아하는 달이 찾아왔습니다. 12월입니다. 여기저기 들려오는 캐롤,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 빨강과 초록이라는 불변의 컬러 조합. 세상에 산타는 없다는 사실을 안 지가 까마득한 30대는 여전히 산타와 루돌프를 떠올리면 기분이 몽글몽글해집니다. 12월. 이렇게 보송한 감성을 빗겨갈 순 없죠. 평소보다 좀 더 특별하고 싶은 그 마음을 잘 알기에, 연말에 마시기 좋은 와인 리스트를 준비했습니다.
까살리 델 바론 바롤로
Casali Del Barone Barolo
와인의 왕으로 불리는 바롤로가 특별한 자리에 빠질 수 없죠. 여리여리하고 맑은 색에 향, 바디, 타닌 등 어느 것 하나 과하지 않은 것이 우아하고 세련된 와인입니다. 화사한 장미향의 피니쉬가 여운으로 오래오래 남습니다.
산지 및 품종 | 이탈리아, 네비올로
특징 | 은은한 베리류의 향을 베이스로 화사한 장미향이 어우러지는 우아한 맛
이럴 때 추천 | 스테이크보다 라자냐, 크림 또는 오일 베이스의 파스타가 메인 메뉴일 때 박수받을 와인
가격대 | 4만원대 후반
섹슈얼 초콜릿
Sexual Chocolate Red
이름 그대로 섹시합니다. 속된 말로 ‘여자 꼬시는 와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자극적인 와인인데요. 피자나 소고기, 파스타와 같은 양식을 먹을 일이 많은 연말에 가져가면 홈런칠 확률이 높습니다.
산지 및 품종 | 미국 캘리포니아, 시라+진판델
특징 | 진득한 베리향에 바닐라, 초콜릿향이 은은하게 퍼지 후추, 가죽, 담뱃잎과 같은 거친 맛도 품은 와인
이럴 때 추천 | 기념할 일도 많고, 누군가의 마음을 얻고 싶은 날도 많은 연말, 이성과 함께 마셔보길
가격대 | 4만원대 후반
빌라 안티노리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Villa Antinori Chianti Classico Riserva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보다는 바디가 가벼우면서도 붉은 과실향, 스파이시함, 오크향까지 더해져 살뜰한 구조미를 갖춘 와인입니다. 크게 안주를 타지 않고 어디에나 잘 녹아드니 고기, 파스타(특히 라구) 어디에든 대찬성입니다.
산지 및 품종 | 이탈리아 토스카나, 산지오베제 외 기타
특징 | 체리류의 붉은 과실향에 시나몬, 페퍼의 스파이시함과 오크향, 중간 바디, 보들보들한 텍스처
이럴 때 추천 | 와인, 사실 잘 모르지만 적당한 가격대에 기분 내기용 맛있는 레드가 필요하다면
가격대 | 3만원대
브레드 앤 버터 피노누아
Bread & Butter Pinot Noir
피노누아를 사고 싶은데, 가격 때문에 망설이신다면 이 아이가 답입니다. 붉은 체리류, 낭낭한 오크향에 이름 그대로 토스트 빵의 풍미가 은은하게 느껴지는, 그야말로 가성비 철철 피노누아입니다.
산지 및 품종 | 미국 나파밸리, 피노누아
특징 | 여리한 바디, 낭낭한 오크향에 은은한 빵내음, 라즈베리, 체리, 술술 넘어가는 부드러운 목넘김
이럴 때 추천 | 피노누아를 마시고는 싶은데 가격이 늘 문제였다면
가격대 | 3만원대
보데가스 테라스 가우다 리아스 바이사스
Bodegas Terras Gauda Rias Baixas 2022
강민경씨가 애정하는 와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발랄한 금빛에 잘 익은 열대과일과 플로럴향을 은은하게 품고 있죠. 그래서 밝고 활기찬 느낌인데 시간이 가면 또 실키한 것이 팔방미인 강민경씨를 닮은 것 같습니다.
산지 및 품종 | 스페인, 알바리뇨+카이뇨+루레이로
특징 | 잘 익은 리치향이 인상적인데 복숭아, 배, 메론, 은은한 흙내음과 힘찬 산미가 조화로웠던 와인
이럴 때 추천 | 갑오징어 튀김, 흰살 생선회로 만든 세비체와 환상 궁합. 해산물 파티에 딱
가격대 | 3만원대
14 핸즈 샤도네이
14 Hands Chardonnay
버터리한 샤도네이는 자칫 너무 심하게 버터버터하기 쉬운데, 상큼한 라임향과 산도가 살뜰히 받쳐주니 마냥 느끼하지 않아 좋습니다. 덕분에 치즈, 파스타, 혹은 기름진 중식이나 튀김과도 잘 어울리니 연말 메이트로도 제격일 밖에요.
산지 및 품종 | 미국 워싱턴, 샤도네이,
특징 | 묵직한 바디에 꽤 강한 산도, 버터리와 상큼함이 묘하게 줄타기하는 조화로운 화이트
이럴 때 추천 | 안주를 생각하면 화이트여야 할 것 같은데, 그렇다고 너무 가벼운 화이트는 또 싫은 날
가격대 |2만원대 후반
텍스트북 카베르네 소비뇽
Textbook Cabernet Sauvignon
어디서도 꿀리지 않으면서도 호불호 드문 레드를 찾는다면 단연 텍스트북을 추천하겠습니다. 탄닌, 바디, 당도 등 모든 간(!)이 이리도 조화로우니,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의 정석이라 불리는 데 아무런 반박 없이 여러 표요.
산지 및 품종 | 미국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특징 | 베리류, 바닐라, 초콜릿, 버터, 스모키, 풀바디, 중간 탄닌, 중간 산도
이럴 때 추천 | 고기와 함께하는 모임, 두루두루 무난히 사랑 받을 레드 와인을 찾는다면
가격대 | 6만원대
실버 오크 알렉산더 밸리 까베르네 소비뇽
Silver Oak Alexander Valley Cabernet Sauvignon
섬세한 블렌딩으로 최적의 아로마를 뽑아낸 와인입니다. 그 여운이 어찌나 긴지, 일주일 동안 입안에서 맴도는거 있죠?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싶은 분에게 선물하면 신경 쓴 티가 나는, 그런 와인입니다.
산지 및 품종 | 미국 캘리포니아, 까베르네 소비뇽
특징 | 까베르네 소비뇽 95%에 멜롯, 쁘띠 베르도, 말벡을 양념처럼 친 레드 와인
이럴 때 추천 | 무조건 붉은 육류 구이와 함께
가격대 | 10만원대 중반
조르쥬 라발 뀌미에르 브뤼 나뚜르
Georges Laval Cumieres Brut Nature
‘샴 러버’의 추천으로 접한 샴페인입니다. 생산자는 상파뉴 지역에서 처음으로 유기농 샴페인을 선보인 조르쥬 라발. 연간 생산량이 1만병 이하로 적어 귀한데다 그 맛도 정말 우아합니다. 개인적으로 돔페리뇽보다 좋았습니다.
산지 및 품종 | 프랑스 상파뉴, 샤도네이+피노누아 외
특징 | 부드러운 기포, 은은한 오크향 속 복숭아, 배, 사과, 시트러스, 허브, 꽃
이럴 때 추천 | 실력 좀 괜찮다 싶은 스시 오마카세와 함께라면 손색 없을 귀한 뽀글이
가격대 | 10만원대 중반
앙드레 끌루에 상파뉴 실버 크뤼
Andre Clouet, Silver Brut
특별한 날, 과음하기는 싫고 맛있는 와인 딱 한 병만 마시고 싶을 때 생각나는 샴페인입니다. 보글보글 거침 없이 풍성한 기포, 묵직한 바디감에 수퍼 드라이한 샴페인이라 단독으로 마시기에 더할 나위 없거든요.
산지 및 품종 | 프랑스 상파뉴, 피노누아
특징 | 맥주에서 나는 맥아의 향과 사과, 은은한 꿀향. 꽤나 자극적이라 다음 와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
이럴 때 추천 | 매콤한 해산물 볶음, 블루 치즈 등 숙성 치즈처럼 향과 맛이 강한 안주에도 지지 않을 샴페인
가격대 | 5만원대 후반
마르쿠스 몰리터 알테 레벤 자르 리슬링 모젤 Markus Molitor Alte Reben Saar Riesling Mosel
어마어마한 산미를 가진 리슬링입니다. 은은한 오크향 안에 레몬, 배, 청사과, 살구, 라임 등 새콤한 과실도 팡팡 터집니다. 은근 실키하면서도 오돌도톨한 텍스쳐가 매력적이라 저는 첫 만남 이후 평양냉면처럼 자꾸 생각나더라고요.
산지 및 품종 | 독일 모젤, 리슬링
특징 | 이것은 레몬즙인가, 와인인가 싶다가도 발랄한 과실향이 터져나오는 매력 만점 리슬링
이럴 때 추천 | 기름진 흰살 생선 구이에 잘 어울리는 와인. 석화 순삭 가능
가격대 | 6만원대 초반
음식에 와인을 페어링하듯, 영화나 드라마 등 콘텐츠에 어울리는 와인 조합을 궁리하는 '콘텐츠X와인 페어링 음주레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