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예지 Nov 01. 2024

새로운 도전이 많았던 10월 회고

이것이 갓생인가?

10월에는 유독 새로운 도전이 많았다. 그리고 결과도 좋았다. 

내가 봐도 '와 나 너무 갓생 산 거 아닌가? 인생 전성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잘 해내지 못했어도 시도만으로 좋았을 텐데 잘 해냈다고 생각하니 더 기쁘다!

기쁜 마음에 폭 젖어 한 달 동안 어떤 것들을 경험했고 느끼고 배웠는지 기록해 본다.


1. 미라클 모닝 루틴

삶 전반에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킨 도전은 미라클 모닝이다. 급 흥미가 생겨서 읽게 된 미라클 모닝 책 저자의 에너지가 마음에 들었다. 또한 저자의 생각의 흐름이 내가 경험했던 것과 비슷해서 공감이 가기도 했다.

안 그래도 나만의 시간을 확보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시점이라, 책을 읽고 있는 중에 모닝 루틴을 덜컥 시작하게 됐다.


육아하면서 부지런해진 탓인지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마침 두 달 전 트레바리에서 읽은 잠에 대한 책 때문에 잠의 중요성을 깊이 공감하고 순수 수면 시간 7시간을 지켜오던 때라 체력도 괜찮았던 것 같다.

냅다 시작한 모닝 루틴은 하루하루 지날수록 나한테 맞는 방향으로 수정되었다.

나의 현재 모닝 루틴: 1) 치카세수 + 물 마시기 2) 명상 3) 확언 + 미래 시각화 4) 운동 5) 샤워 6) 출근 준비 + 스픽 7) 스픽 8) 아이 등원 10) 일기 혹은 글쓰기 11) 책 읽기 or 첼로 연습  


미라클 모닝은 OKR과도 많이 닮아있다. 처음엔 '약 파는 거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단순히 내가 되고 싶은 미래를 열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맞는 액션 플랜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매우 강조되었다. 실천을 하게 해주는 툴이자 철학인 것이 OKR과 닮았다.


비슷한 시기에 ‘최소 저항의 법칙’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이 책도 비슷한 메시지를 다른 곳에 초점을 두고 설명을 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구조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원하는 삶을 그리고 그 삶으로 가기 위한 길과 구조를 창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이 필수였다.

 

마치 김치가 익을 때까지 기다리듯이(루틴과 김장의 공통점) 정해진 루틴을 아무 생각 없이(?) 따르다 보니 별거 안 한 것 같은데도, 활력이 많이 생겼다. 매일 명상을 하고 운동을 하니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좋은 에너지 레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심지어 PT 선생님이 알아차리실 정도로…!!

10월 루틴 결과에 스픽 불꽃은 덤..!!


2. 첼로 연주회

첼로 연주회를 참여한 것(첼로 연주 무대에 섰다)도 아주 큰 도전이었다. 

개인 솔로 무대를 서는 것도 떨리고 즐거운 경험이었지만, 첼로 인생(?)에 있어서는 앙상블의 경험이 특별했다. 앙상블의 경우 연습을 많이 하지는 못했어서 결과는 많이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여러 명이서 함께 합주를 하는 경험과 합주곡의 악보를 보는 일 등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중간에 실수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음을 들으면서 따라잡는 것이 즐거웠다. 함께하는 느낌?!


첼로 연주회는 내 안에 잊고 있던 나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연주회를 준비하던 시기에 트레바리 모임에서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혹은 사회로부터 학습된 나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었던 적이 있다. 그때 나는 무대에 서는 일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무대에 올라가는 게 무섭고 싫다고 외쳐온 것 치고는, 어릴 때부터 난 꾸준히 무대에 올랐었다. 어린 시절의 피아노 연주회부터 초등학생 시절엔 혼자(!) 동방신기(!)의 안무를 독학해서 수련회의 큰 무대에 혼자 서서 춤을 춘 적도 있었고(정말 용감했다..), 그 이후로도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때도 꾸준히 춤으로 무대에 올랐었다. 그때마다 엄마는 ‘춤바람이 났다’든가, ‘그런 걸 어떻게 하니’와 같은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실제로 엄마는 그걸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의견을 낸 것이지만 어린 내 입장에서는 엄마가 싫어하니까 하면 안 되는 것으로 치부해 버렸던 것 같다.


그런 나를 인정하고 연주회를 다시 돌아보니 나는 나름 무대를 즐기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무대를 위해 열심히 집중해서 연습하고, 결과가 어떻든 그 결과를 보이고 준비하는 시간 동안 스스로 성장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를 인정하고 그렇게 살아보기로 했다.


3. 오케스트라 입단

연주회가 끝나고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 입단했다(?) 원래 나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입단 계획은 아주 겸손하게 5년 뒤였으나, 이번 연주회를 계기로 자신감과 도전 정신이 불타오른 것이다. 입단만 할 수 있다면 들어가서 열심히 할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어차피 할 거라면 상황이 될 때 빠르게 도전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를 몇 개 검색해 보다가, 연습 시간이 토요일인(내가 최대한 참석이 가능한) 곳을 발견했다. 자격 조건은 1년 이상 첼로를 배운 경험이었고, 원래는 오디션을 보지만 운이 좋게도 시즌 중반이라 오디션은 패스라고 했다. 마침 첼로를 배운 지 만 1년이 막 지났을 때였다. 럭키비키쟈낭.


자격 조건이 되니 이번에는 문의만 하려고 했는데(진짜로), 얼렁뚱땅 입단을 하게 되었다. 이후 첫 연습에 나갔는데 입단하길 너무너무너무 잘했다고 생각했다. 베토벤 교향곡은 너무 어렵고 뭔 말인지 도통 모를 것도 많지만, 그것조차 너무 멋있어 보였다. 무엇보다 다 같이 합주를 하는데 서로의 소리를 들으면서 합주를 하는 것이 황홀한 경험이었다. 진짜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모닝 루틴에 독서 대신 첼로 연습을 추가했다.


4. 올해 책 60권 읽기 달성

올해 처음으로 새해 목표를 세웠는데, 그중 하나가 한 달에 5권씩 1년에 총 60권의 책을 읽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10월에 달성되었다..!! 작년 10월 육아휴직을 시작하고 '다시 책을 읽어보자.' 했던 것이 저런 목표로 이어졌고, 출퇴근 시간에 독서 시간이 확보되고 여러 독서 모임에 참여하면서 독서량이 자연스럽게 늘었다. 책을 읽을수록 책에 대한 애정이 솟아나는 것도 한몫했다. 올해 목표 달성에 힘입어 내년에도 목표를 세워보려고 한다. 내년에는 패기 있게 100권 읽기!! 호호


책 권수를 정해놓고 읽으면서 재밌는 것도 발견했다. 이렇게 목표를 정해놓으면 오히려 책을 더 다양하게 읽게 된다는 것. 5권 혹은 10권이라는 개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가 상황에 맞게 책을 선택하게 된다. 예를 들면, 아주 길고 어려운 책을 한 권 읽으면 짧고 가벼운 책을 두권 읽는다거나.. 밸런스를 맞추게 되는 것. 역시 목표(체계)는 창의를 돕는다(계획이 창의를 돕는 방법).


5. 돈 절약하기

10월로 들어서기 바로 전, 갑자기 빠박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돈을 너무 많이 쓰고 있다!!’

난 경험하는 것에 큰 지출을 숭덩숭덩 내는 편이기도 하고, '소비는 못줄이니까 더 많이 벌자'의 마인드로 살아와서 돈을 많이 쓴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갑자기 뭔가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의 계시인가?


나는 바로 지난달과 지지난달 카드 내역을 뽑아 들고 분석에 들어갔고, 필요한 것(자기 계발비나, 문화 생활비 등을 충분히 포함한)만 추려서 10월 소비금액을 예측했다. 그랬더니 꽤 많은 금액을 절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떤 소비를 해온 것이냐 나란 사람..


나는 바로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매일 체크할 수 있도록 엑셀에 소비캘린더를 만들고, 매일 사용하는 금액이 자동으로 계산되게 해서 현황에 따른 목표 달성 가능성을 주마다 체크를 했다. 그리고 해냈다..!! 중간에 정말로 예상치 못한 소비가 있었는데, 그것을 제외하면 목표를 달성했다. 감격. 나도 할 수 있는 거였잖아?


목표지향적인 인간답게, 목표가 생기니 지출을 할 때마다 한 번씩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언젠가 책에서 ‘절약’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본 적이 있는데, <절약 = 함부로 쓰지 아니하고 꼭 필요한 데에만 써서 아낌.>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한 달이었다. 필요한 것을 사지 않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필요하지 않은 것에 대한 욕망을 누르고 덜 살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 이런 자제력이 있었다니. 나에 대해 또 하나 배우고, 나를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10월 OKR에 적혀있는 나의 10월 목표는 ‘모닝 루틴에서 미라클 찾기’였다. 10월을 보내고 나서 돌아보니 미라클은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성취감을 발판 삼아 나는 앞으로 또 크고 작은 미라클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일의 감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