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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을단상> 470.잔치국수 먹는 날

당신은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by 도을 임해성 Aug 18. 2024

<도을단상> 470.잔치국수 먹는 날


극장 봄에서의 네 번째 작품은 잔치국수 먹는 날입니다.


대박작품이네요.

관극 역사상 최초로 막걸리 음주 관극을 당했습니다. ㅎ


메뉴라고는 국수와 막걸리 뿐인 오래된 가게에 세 손님이 찾아듭니다.


왕따를 당하며 빨리 어른이 되지 못하는 느린 시간을 보내는 여고생.

공무원 시험 준비만 4년을 하면서 불안한 시간을 보내는 서른살 공시생.

아픈 동생과 홀어머니 돌보느라 무거운 시간을 보내는 마흔살 노처녀.


한 차례 신세 한탄을 하고나니, 듣고 있던 공시생은 여고생이 부럽다 하고, 노처녀는 공시생이 부럽다 하고, 여고생은 노처녀가 부럽다고 하네요.


느린 시간,

불안한 시간,

무거운 시간,

당신은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느냐고 대사를 하는 배우가 하필이면 제 눈을 딱!


글쎄요.

빨리 65세가 되기를 기다리니 바램에 비해서는 느린 시간이요,

노후준비가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으니 돈으로는 불안한 시간이요,

부모님도 챙기고 아직 자식도 독립하기 전이니 무겁다면 무거운 시간이니, 이 모든 시간을 이고 지고 일희일비하며 사는 제 자신이 대견해서 마지막 박수는 저 자신을 위해서 쳤습니다.


유원지나 테마파크는 비일상적 소재로 일상을 잊게 하는 몽상의 세계라면, 연극이나 공연은 일상적 소재로 일상을 다른 각도로 보게하는 명상의 세계라는 느낌을 안고 운전을 해서 돌아왔습니다.


이제 밥 먹어야지요.


혼자서든, 가족과 함께이든, 그 누구와든...맛있게 식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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