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를 떠나며
이 연재를 읽으며 ‘두바이에 한번 가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쓰게 된 이유는 두바이를 소개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두바이라는 도시를 통해, 우리가 어디쯤 와 있는지, 나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고 싶었다.
모래시계의 마지막 회를 보고 떠난 한국을, 오징어 게임 시즌 1을 할 때 돌아왔다. 25년의 세월이 흘렀다. 내가 경험한 중동은 어떤 곳이었을까. 내가 다시 마주한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두바이는 전 세계를 상대로 전략을 세우고, 미래 세대를 위한 도시를 설계하는 지도자가 있는 곳이다. 그 이면엔 세금이 없는 대신 높은 임대료와 수수료, 느린 행정, 외국인 노동자의 땀으로 유지되는 구조적 모순이 있다. 자부심보다는 피로감이 먼저 드는, 이방인을 위한 도시이기도 하다.
반면 한국은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간다. 평등과 효율, 경쟁과 성공에 온 힘을 다하는 나라.
정치는 늘 욕을 먹고, 사회는 문제투성이라 불평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누구보다 편리하고, 재미있게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완벽한 나라도, 완전한 시스템도 없다. 두바이와 한국, 두 도시는 그것을 함께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완벽하지 않은 세상에서 완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주변을 탓하기 전에 내가 다른 사람의 좋은 환경이 되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