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키나발루 웰컴 씨푸드와 쌍천.
코타키나발루는 바다가 유명한 휴양지이다. 바다가 유명하다는 것은, 해산물도 맛있다는 뜻이다. 싱싱한 해산물을 갓 잡아 올려 테이블 위에 바로 올라올 수 있는 곳. 코타키나발루에 온다면 반드시 느껴봐야 할 푸짐함과 싱싱함이다.
코타키나발루에는 이런 시푸드 레스토랑이 유명한 곳이 있는데, 한국에 가장 잘 알려진 데는 웰컴 씨푸드와 쌍천이라는 곳이다. 나는 이 두 곳을 모두 가봤기 때문에, 비교 분석 겸 추억을 되살려보고자 한다.
첫 번째. 웰컴 씨푸드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용과 에이드를 준 곳이기도 하다. 웰컴 씨푸드는 코타키나발루 시내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 호텔 힐튼과 매우 인접해 있으며, 노상 테이블이 잘 돼있어 코타키나발루 밤거리의 정취를 느끼며 맥주 한잔 재끼기 좋은 곳이다. 메뉴는 한국인이 많이 와서 그런지 관광객이 고르기 쉽게 해 놨다. 예전 인터넷 리뷰를 보면 생선을 고른 뒤 어떤 식으로 조리해 달라고 일일이 주문을 해야 한다고 그랬지만, 최근에 가본 웰컴 시푸드는 그냥 메뉴판이 큰 배너 거치대로 되어있어, 그림을 보고 고르면 된다. 그림을 가리키며 이거 저거 주문을 하면 종업원은 옆에서 메뉴를 받아 적고, 주문은 접수된다.
수조에는 커다란 새우와 랍스터 그리고 싱싱한 생선들이 줄지어 있다. 형형색색의 열대 해산물들은 단정하게 생긴 한국의 해산물과는 다른 느낌이다. 전부 크고, 특이하게 생겼다. 그리고 윤기가 난다. 나는 이 수조를 구경하는 것도 이곳만의 매력이라 느꼈다. 조금 더 적응되면 내가 직접 해산물을 고르고 어떤 식으로 요리할지 요구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직접 고른 해산물이 요리가 되어 내 입맛을 만족시킬 때 뭔가 뿌듯함이 더 느껴지지 않을까?
사실 나는 이곳을 오기 전까진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유명해서 갔던 올드 타운 커피에서 너무 많이 실망을 해 여기도 그저 유명해서 유명한 곳이 아니냐는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서 첫 입을 베어 문 순간, 이곳은 그냥 유명한 것이 아니라 맛있어서 유명한 곳이구나라는 걸 느꼈다. 실제로 수조에는 싱싱한 해산물들이 줄지어 늘어져있으며, 즉석에서 바로 요리가 된다. 간도 딱 맞고, 입맛에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특히 버터 새우볶음의 맛과 오징어 튀김의 맛은 환상적이었다. 저렇게 5그릇치를 먹고도 가격은 총 5만 원도 안되게 나온 것 같다. 교통도 편리하고 관광객에 대한 편의성도 커서 인상이 깊었다. 맛은 덤이다.
두 번째. 쌍천 씨푸드
쌍천은 웰컴 씨푸드와 함께 가장 유명한 씨푸드 레스토랑이다. 전체적인 구조와 틀은 웰컴 씨푸드와 비슷하나, 쌍천은 조금 더 딥한 느낌이다. 보통 여행객들의 평가로는 웰컴 씨푸드가 편의성은 있으나, 맛 자체는 쌍천이 더 높이 쳐준다는 얘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쌍천은 교통으로 조금 외진 데에 있고, 야시장 분위기보단 식당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다. 주문을 할 데도 그림으로 고르는 것이 아닌, 무조건 가게와 조금 떨어진 수조 있는 데로 가서 어떤 생선을 어떻게 먹을 건지 메뉴판을 보고 결정을 해야 한다. 꼭 수조 있는 데로 데려가서 여기만의 신념이라고 느꼈다. 메뉴 추가할 때도 일일이 가야 한다..!
하지만 여기의 진가는 '맛'에 있다. 정말 맛있다. 여기가 해산물은 중국풍 소스 요리 느낌이 났다. 아무래도 쌍천이라는 이름이라는 이미지가 한몫을 한 것 같다. 특히 기본적인 메뉴에서 웰컴 시푸드와 차이가 난다. 다소 삼삼했던 웰컴 씨푸드의 볶음밥과 달리 여기 볶음밥은 진짜로 맛있다. 기본적인 요리가 잘 나오니 해산물은 말할 것도 없다. 베이징에서 먹는 고급 어류 음식을 먹는듯한 느낌도 들었다. 여기서는 한 6그릇 먹은 것 같다.
특히 게요리가 인상 깊었는데, 살이 토실토실 올라 맛살과 중국풍 소스가 어우러져 입에 녹는 경험을 했다. 거기에 게요리 소스에 볶음밥을 비벼먹으니 입안에 케미가 터지는 느낌이었다. 조금은 전통적인 분위기의 쌍천은 현지에서 먹는 진짜 '요리'를 대접받는 기분이 들었다. 맛 자체에는 쌍천이 더 우위로 두고 싶다.
웰컴 씨푸드와 쌍천을 비교 분석해보았는데, 결론을 내리자면 웰컴 씨푸드는 감성이 더 해주는 느낌이고 쌍천은 맛에 더 집중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론 난 둘 다 가보길 추천한다. 꼭 한 곳 만을 가야겠다면 사람 성향에 따라 결정하면 될듯하다.
밤거리의 정취를 즐기며 맥주를 홀짝 거리면서 맛있는 해산물을 안주로 곁들이고 싶다면 웰컴 씨푸드.
코타키나발루의 싱싱한 해산물과 중식풍으로 잘 요리된 음식을 먹고 싶으면 쌍천.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코타키나발루의 좋았던 먹거리 추억, 웰컴 씨푸드와 쌍천. 언젠간 다시 가봤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