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루떡 Aug 17. 2022

코타키나발루 여행 뒤 일상

코타키나발루 여행 에필로그.

 코타키나발루에서 좋은 추억을 쌓았을 뿐만 아니라, 친구들의 영향을 받아 SNS을 덜어내고 운동에 대한 마인드 셋을 더하고 왔다. 여행지에서 받는 영향은 실천으로 가기 더 쉬운 듯하다. 



 한국에 돌아와 코타키나발루에서까지 크로스핏 짐을 찾던 친구에게 크로스핏을 정식으로 권유받았다. 

난 정보만 원했을 뿐인데, 내 핸드폰을 잠시 가져가더니 친절히 무료 트라이얼 신청 사이트까지 접속 한 뒤 돌려주었다.  이 정도까지 해줬는데 안 가보기엔 차마 마음이 그래서 트라이얼 신청을 했고, 다음 날 크로스핏을 처음 해보았다. 


 운동을 강제로 당하게 되었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들지만, 나한텐 이런 게 좀 필요하다는 심적인 동의감을 얻었던 것 같다. 크로스핏의 매력을 믿어보기로 한 나는 다음 주부터 크로스핏을 본격적으로 다니기 시작했다. 


 크로스핏뿐만 아니라 아침과 밤에 한 번씩 러닝을 하기로 했다. 기존에 하염없는 늦잠과 새벽까지 깨있는 올빼미 라이프 청산과 함께, 할 게 없으니 뛰기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살을 빼기 위해 본격적인 다이어트 도전도 겸사겸사 시작했다. 


 처음엔 러닝화도 없고, 운동복도 없어 불편함을 많이 느꼈다. 아무래도 여름이다 보니 밖에서 운동하고 오면 자주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데, 옷이 모자랐다. 거기에 운동화를 신고 뛰니 발도 아프고 속도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핑계를 대지 않기로 한 나는 기능성 옷은 기흥 아웃렛에 날 잡고 구매하고, 러닝화는 최대한 알아보고 내게 적합한 러닝화를 찾았다. 러닝화를 신으니 퍼포먼스가 훨씬 좋아졌고, 무엇보다도 발이 편해졌다. 이제 나이키 런 클럽 앱까지 이용해서 본격적으로 러닝 기록을 재기 시작했다. 


 처음엔 3km를 7분 페이스로 다 뛰는 것도 힘들어하던 내가, 지금은 4km를 5분 페이스로 뛰게 되었다. 모든 것의 시작은 건강한 체력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거기에 저녁 먹기 전에 크로스핏을 다녀오면 온 몸이 기진맥진해진다. 크로스핏의 매력은 자동으로 식단을 조절하게 된다는 거다.  이유는 운동이 너무 고강도다 보니, 야식이나 폭식을 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되는 거 같아서 최대한 조심히 먹게 된다. 결론적으론 운동한 게 아까워서 식단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렇게 운동을 시작하다 보니 하루의 루틴이 딱 맞춰졌다. 아침에 일어나 러닝을 뛰고 점심까지 독서나 글을 쓰며 간단한 점심 후에도 개인적인 일을 본다. 그럼 오후 3시가 되면 카페에 가서 아샷티를 마시며 크로스핏 가기 전에 도핑을 해놓는 작업을 한다. 1시간 동안 아샷티를 먹으면 4시가 되고, 이때 출발해 4시 30분에 크로스핏을 한 다음, 집에 돌아와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고 여가시간을 보내는 식이다. 그러다 밤에 또 러닝을 뛰고 일기 쓰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이 루틴을 깨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말은 즉슨 술자리를 되도록 가지 않을려하게 되고, 야식을 먹지 않게 되니 자연스레 절약 효과도 생긴다. 야식이나 술자리는 다음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크기에 루틴의 가장 큰 적이다. 거기다 SNS도 하지 않으니, 남의 생활보다는 나의 루틴에 집중하게 되었다.


 사실 이 코타키나발루 여행기도 처음엔 쓰지 않으려 했다. 사진을 잘 찍지 않은 바람에 변변찮은 자료밖에 없고, 시간도 꽤 지나 여행을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을까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운동을 시작하니 체력이 남아 뭐라도 해야겠단 생각이 들어 코타키나발루 여행기를 프로젝트식으로 시작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이렇게 에필로그까지 기록하며 나만의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현재는 생활패턴도 잘 맞춰져 있고, 뭐라도 생산성 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꾸준한 운동이다. 난 현재 운동에 초점을 맞추고 습관화를 시키고 있다. 꾸준함이 성과로 드러내는 가장 쉬운 것은 몸이다. 젊은이들의 방황은 꾸준함이 과연 성과로 들어낼 수 있을까란 의문에서부터 시작된다. 꾸준함이라는 것은 시간이라는 절대적인 자원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꾸준함의 힘을 알게 된 사람은 성취감과 함께 다음 도전도 거리낌 없이 시작하게 된다. 



 나는 이제 그 첫 시작에 올랐다. 이 시작이 나의 방황과 불확실성을 없애줄 수 있는 돌파구가 되길 바란다.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같이 가준 친구 두 명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아직 부족한 글을 흥미로나마 읽어주신 독자들께 감사한다.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많은 경험과 사유를 하고 돌아오겠습니다. ( _ _ ) 




이전 19화 여행지에서 인스타를 올리지 않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