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천재, 나의 선생님!"

올바른 스승을 만나는 일

by 윤작가

"하루의 수업중에서 난 때로는 배우이고, 친구이고, 간호사이고, 의사이며, 운동 경기의 감독이자,

분실물을 찾아주는 사람이다. 돈을 꿔 주는 사람이기도 하며, 택시 운전사이기도 하고, 정신과 의사,

대리 부모, 정치인, 신앙인이기도 하다.


온갖 지도와 목록표와 공식, 명사와 동사 변화, 이야기와 책들을 갖고 있지만 난 사실 가르칠 것이

없다. 왜냐하면 내 학생들이 진정으로 배워야 할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니까.


난 하루 종일 보물찾기를 하는 사람과 같다. 내 학생들이 각자의 재능을 이용해 새로운 기회를 붙잡을

수 있도록. 때로 패배감 속에 파묻혀 있는 그들의 재능을 난 끝없이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존 웨인 쉴레터(난 교사이다)


-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1, 푸른숲


가끔 내가 하는 일, 즉 아이들을 가르치는 삶에 회의가 밀려들 때 찾는 책이 있다. 미국에서는 민간 요법으로

감기가 걸렸을 때 닭고기 수프를 먹으며 기운을 돋우었다고 한다. 우리도 몸살이 나거나 소화력이 떨어지면

밥 대신 죽을 먹는 것처럼.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라는 제목이 특이하고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그렇단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전 세계 독자들의 원고를 받아 엮은 구성으로 되어 있다. 세계 각처에서 피부색도 성별도 직업도 사는 곳도

다른 사람들이 보내준 실제 사연. 수프처럼 따뜻한 온기가 모락모락 나는 글들을 읽다 보면 어느 새 내 마음도

포근해지며 살아갈 용기와 새로운 힘이 생기는 것이다.


오늘 아침 뉴스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사가 나왔다. 그녀는 이렇게 될 줄 몰랐을까? 어머니께서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때, 그때라도 진실을 밝히고 수사에 충실히 응했다면 오늘보다는 덜 했을 거라고

말씀하신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의 판단력과 지각이 이 정도 수준임이 경악스럽다 . 아울러

정의를 위해 온 몸으로 뛰어든 시민들의 위대함에도 경의를 표한다!


새마을 운동으로 대표되는 경제개발정책을 세운 아버지 밑에서 남들이 모르는 외로움과 아픔은 있을 수 있겠지. 그러나 그런 식으로 따지면 모든 사람들도 제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는데 그게 핑계거리가 되기에는 너무

무지하고 어리석은 대처였다.


혼자서 머리 손질도 못하고 성분이 뭔지 알 수도 없는 주사를 수없이 맞으며 누군가의 대변인으로 사는

삶이 과연 행복하단 말인가? 국가 원수였던 이가 구치소에 수감되는 상황이 유쾌하지만은 않다. 뭔가 허탈하고 허무하다고 할까? 왜 저렇게까지밖에 못 하나 싶은 답답함과 이제라도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들의 재산을 몰수해서 나라 빚도 갚고 피해자들 보상 문제, 세월호 기름 유출로 피해입은 어민들의 보상 문제 등도 신속하게 해결되면 좋겠다. 돌아가야 할 곳으로 떳떳하게 돈이 순환되길 기대해보지만 결과는 알 수 없다.


괜히 기득권이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니겠지. 처음부터 금수저였던 이들은 흙수저의 삶을 겪어보지 않았기에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못하고 일로 여기는 것이리라.


한글도 다 익히지 않고 글도 읽을 줄 모르는 상태로, 더구나 한 살 빨리 초등학교에 입학했던 나. 가족 이름만

겨우 쓸 줄 알았던 나는 그리 큰 걱정도 하지 않은 채로 학교에 다녔다. 물론 우리 부모님이 극성파가 아니어서

"공부, 공부!"하는 분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했는지도 모르겠지만.


1학년 담임 선생님은 그리 크지 않은 키에 지금 기억으로도 엄청난 미인이셨다. 커트 머리에 웨이브가 있는

머리. 이목구비 뚜렷한 단아한 인상. 내가 본 선생님은 얼마나 예뻤는지. 여리여리하게 보이지만 딱 부러지는 말투. 카리스마 있는 태도.

그런데 그런 것들보다 내가 선생님께 놀랐던 점은 구연동화를 하시듯 국어 교과서를 너무나도 재미있고

실감나게 읽어주시는 거다.


"개미와 베짱이"를 읽어주시는데 개미와 베짱이 목소리 톤을 다르게 하여 정말 대사를 하듯 읽으시는 거다!

그 때부터 눈이 둥그레진 나는 선생님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물론 선생님의 달라진 말투에 킥킥 거리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이야, 대단하다! 저렇게 우리들에게 책을 읽어주시다니!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큰 목소리로 읽으시다니.......'


속으로 내내 감탄하며 선생님의 음성을 따라 무슨 글자인지는 모르지만 눈으로 따라 갔다. 그렇게 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 글자가 깨우쳐졌다. 글자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냥 문장이라는 건 알지만 내게는 다 검은색으로만 보이던 부분에서 한 글자씩 알아보는 음절이 생기더니,

나중에는 단어가, 그러다 어느 새 한글이 읽혀졌다. 얼마나 신기하고 기분 좋던지.

"아, 나도 이제 글을 알아본다. 책을 읽을 수 있다!"


어머니 말씀대로 선생님께 집중만 했을 뿐인데 저절로 글자가 알아지는구나, 신나고 즐거웠다! 물론 선생님이

책을 읽어보라고 나를 지명하면 부끄러워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읽는 둥 마는 둥 했지만.


1학년 담임 선생님이자 읽기 천재였던 그분으로 인해 나는 글자를 터득하게 되었고, 책을 읽는 새로움을

알게 되었다. 숙제를 안 해오면 엄한 말투와 표정으로 손바닥을 자로 내리치는 무서운 면도 있었지만. 마음

으로 좋아하고 따를 수 있는 스승을 만난 것이 내게는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전 박 대통령도 참다운 멘토를 만났으면 어땠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어떤 스승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까.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자신의 삶에 깊은 영향력을 준 이들이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이 누군가에게 많게나 적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을 수도. 좋은 스승을 찾아

배움의 길을 걷는 것. 또한 누군가에게 따뜻한 멘토로서 관심을 기울이는 것 모두 소중한 일이기에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치열하게 고민하고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나가야 할 것이다!




이전 14화유전자가 잠재하고 있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