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인문학, 사람이 힘이다!

도서관에서 시작된 인연들

by 윤작가

아는 작가님이 밴드에 공지를 올리셔서 알게 된 모임. 필요성과 함께 부담감도 동시에 밀려들었다.

'공부는 해야 하는데, 이 날은 조금 바쁜데...

하필 이 날이네, 아침부터 서두르려면... 20주를 다 채워야 하는데, 아, 어쩌지?'


"돈 주고도 들어야 될 판국에 고민은 무슨 고민! 무료로 귀한 수업 듣는데 무조건 해야지. 늑장 부리지 말고 당장 신청해라!"

할까 말까, 고민하는 내게 어머니의 불호령이 떨어지고. 정신이 번쩍 든 나는 서둘러 신청에 들어갔다. 폰으로 도서관 회원 가입, 프로그램 수강 신청.

신청이 되었습니다,라는 글귀에 안심. 하마터면 25명 인원에 후보가 될 뻔했다. 글 읽기는 몸에 힘이 다 빠질 때까지 계속할 작업인데, 쓰기는 피드백을 받아야 하니 좀 부담스러웠다. 작가로서 자신의 책을 출간하려면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야 한다. 나보다 앞선 경험자들의 노련한 노하우도 귀담아듣고 직접 쓰고 남에게 보이고 수정하는 모든 과정을 겪어내야 한다.

그래, 작가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살려면 이런 수업 꼭 받아야 돼, 공부해서 남주려면 나부터 시작해야지!


10시 시작인데 7시 40분 알람. 오늘 아침 내 눈은 6시 자동 기상. 다시 잠을 청해도 꿈만 꾸이고 뒤척이다 7시 반쯤 일어나 아침 챙겨 먹고 씻으니 벌써 8시 40분.

헉, 첫날부터 지각하겠네, 큰일 났네.

부랴부랴 9시 5분쯤 무사히 버스에 올라 중간에 환승. 미리 체크해 둔 장소에 내려 정류소에 있는 사람에게 지리를 물어본다. 길 따라가라길래 무조건 직진하다 이상해서 운동 중인 행인에게 다시 질문.

사람들이 참으로 친절하고 정스럽게도 설명해 준다. 팻말이 보이고 건물을 향해 뛰어가니 뒤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 독서모임에서 한번 얼굴 뵌 분인데, '뚜벅이'란 공통점에 반가움도 잠시. 엉뚱한 건물로 들어가 조금 헤매다 목적지 무사히 도착.

낯익은 작가님이 계시고 부모님 세대부터, 논술 강사, 주부, 차이나 칼라가 잘 어울리는 멋쟁이등 열정 가득한 모습으로 참석한 수강생들.


시작이 반 이랬는데 그분들의 인사말과 표정을 보니 사뭇 진지하다.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서로 다른 동기로 왔지만 한 분 한 분이 모두 귀하고 고마웠다. 첫발을 내디뎠으니 시원한 가을바람 불 때까지 부지런히, 꾸준히 쓰고 고치고 배우고 사랑하고.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리라.

얼떨결에 총무가 되었다. 이름뿐이래도 조금 부담이 되네. 아무튼 모두들 파이팅!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170615182104_1_crop.jpeg 다들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하는 발걸음들, 끝까지 함께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