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일하고 노는 그린이의 회사살이 7
1년 전, 이맘때. 회사생활에 지치고 슬픈 눈물보다 억울한 눈물이 차오르는 내게 말없이 따뜻한 흔적 남겨 준 이가 있었다. 차가운 공기 가득했던 회사생활에 따뜻한 조각을 하나, 둘 만들어준 이가 있었기에 여전히 그 기억을 품고, 그와 같은 사람이 되길 바라며 회사에 존재하고 있다.
최근 들어 작년의 나처럼, ‘회사랑 안 맞는다’, ‘그만두고 싶다’, ‘이곳에 있을 이유를 모르겠다’며 눈물 가득 찬 사람들이 보인다. 그들에게 친절함을 담은 붉은 열매 달린 나뭇가지를, 응원을 담은 꽃과 단풍잎을 건넨다.
입사 일주년이 되던 날, 나의 정체성이 담긴 이름을 새긴 펜을 선물 받았다. 회사도 챙기지 않는 1년 근속을 축하해준 사람의 마음과 전달해준 사람의 포옹, 1년을 함께한 동기들의 잘 버텼다는 말에 눈물이 쏟아졌다. 숨죽여 목이 아프게 울고 있는 중에 불러내어 얼굴 한 번 마주하지 않고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팀장으로 인해 잠시 눈물이 들어갔지만 이내, 지난해 쓴-마음을 줬던 멘토와의 우연한 전화로 또다시 눈물 났다. 힘들고 지치기만 했던 회사생활에 점차 웃는 날이 많아지고 마음을 담아 일해 온 것이 대견했는지, 여전히 일 년 전 감정을 기억하고 있는 건지, 열심히 달려온 시간을 기억하고 인정해주는 사람 덕분인지, 복잡한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너무나 춥고 공허한 회사였지만 따뜻한 조각이 모인 회사가 되었다. 지금도 가끔 괴롭히고 나쁜 말을 입에 담게 하는 것은 있지만 즐거운 기억은 오래도록 남을 거다. 만약 힘들어서 다른 길로 떠났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작고 소중한 기억들이 있기에 지금도 울면서 웃을 수 있나 보다.
일. 그 자체도 지치지만, 마음 쓰며 일해 온 것을 알아주기는커녕 나무랄 때 서운한 감정이 올라온다. 정신도 육체도 힘에 부치는 와중에 자신을 향한 감정 섞인 지적은 슬픔이 분노로 바뀐다. 그렇게 상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 속에서 곪고 터져서 병들 때, 떠남을 생각하기도 한다. 마음 쓰고 노력해왔던 일에 더 이상 흔들리고 싶지 않다면, 감정을 빼고 손을 떼고 싶어 진다면, 잠시 멈춰 외부 소리를 닫고 당장의 일보다 변하지 않는 진리에 시선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다 문득 발견한 행복과 차오르는 사랑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그 웃음과 사랑을 흘려보내기까지 한다면 좋지 않을까.
알아주지도 않는 일을 열심히 한 이에게, 홀로 아등바등 치열하게 살아온 이에게, 매번 손해 보면서도 또다시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에게, 오늘도 지쳐버린 이들에게 평안이 있기를 바라며.
널 사랑한다, 참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