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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클로이 Jul 27. 2020

우리는 카톡으로 공부를 합니다 #21

전 세계 어디에서든 강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정말 큰 기쁨이었다.

회사를 다니며 못 다녔던 여행을 1년간 실컷 다녔다. 전 세계 어디든 노트북과 핸드폰만 있으면 일터가 바로 만들어졌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는 건 강사인 나 뿐 아니라 수강생에게도 좋은 기회가 됐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 신청을 했다.

수강생들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참 이상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그것도 돈을 받으면서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내게 고맙다 말하다니. 회사에 다닐 때는 상상도 못했던 삶이 펼쳐졌다.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것은 장점과 단점이 극명했다. 전 세계의, 전국의 수강생들이 한 번에 수업을 수강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같은 기수의 수강생들끼리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큰 성장의 씨앗이 됐다. 나 역시도 수업을 진행하면서 평생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사람들, 관계를 맺기 어려운 사람들과 소통하며 강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수강생 중에는 해외에서 근무 중인 온라인 마케터도 있었고 온라인 셀러도 있었다. 치과 의사도 있었고 수의사도 있었다.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도 있었고 부동산 전문가, 마카롱 가게와 공방을 운영하는 사람,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를 키우는 아이의 엄마도 있었다.

한 달간 수업을 진행하며 우리는 서로가 쓴 글을 매일 읽었다. 덕분에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내 주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고 말하지 않는 것들을 우리는 매일 이야기했다. 돈, 직업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자유로운 삶에 대하여.

온라인이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오프라인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면 조금은 부끄러울 이야기들, 나를 아는 사람이 함께 있다면 말하기 어려운 것들을 우리는 함께 나눴다. 그리고 함께 위로하고 응원하며 성장했다.

그 중에는 30일간의 과정 안에 빠르게 성장하고 결과를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기존에 많은 것들을 쌓아온 사람들이었다. 빠르게 자신의 것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는 다시 한 번 더 의지를 다졌다.

아쉬웠던 점은 온라인이기에 의지가 자꾸만 약해진다는 거였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그들이 쓴 글을 모두 읽고 하나씩 피드백을 했다. 제목은 어떤지 본문은 어떤지 그래서 이 글의 어떤 부분이 좋은지. 글쓰기에 정답은 없었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글에는 특징이 있었다.

매일 아침 피드백을 하는 건 사실 내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글을 읽고 피드백을 1-2시간씩 하다보면 진이 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온라인으로 강의만 전송하고 과제만 내주면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믿었고 실제로 수업에 대한 수강생의 평가는 긍정적이였다.

강의에 필요한 모든 작업은 카카오톡으로 진행했다.

카카오톡 단체방에 30명의 수강생들이 매달 모였고 매달 열정을 불태웠다. 우리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카카오톡 단체방을 만들어 저마다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했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사람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도 이용했다.

실제로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검색을 해보면 각 분야의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을 모으기 위한 채팅방이 즐비하다. 네이버 카페나 특정 커뮤니티가 아닌 가볍고 빠르게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카카오톡이 또 하나의 커뮤니티를 생산하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은 카카오톡으로 파일도 공유하고 사진도 공유하고 서로가 읽어보면 좋은 글이나 영상링크도 공유했다. 누구나 의지만 있다면 온라인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시대였다. 다만 이면에는 어려운 점도 있었다. 카톡이 폭탄으로 쌓여있어 이유 없는 스트레스가 쌓이는 순간이 종종 발생했다. 사람들은 이걸 ‘카톡지옥’이라고 불렀다.

온라인으로 일하는 우리들에게는 온라인에서 쏟아지는 여러 가지 메시지와 콘텐츠를 취사선별하고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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