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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태원 Taewon Suh Dec 22. 2016

레넌 혹은 매카트니

Two are better than one.

"존 레넌이 좋아? 폴 메카트니가 좋아?"는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이후의 가장 어려운 질문 중의 하나입니다. Matt Schichter의 2015년 다큐멘터리 [Lennon or McCartney]에는 이 질문에 대한 550명 셀럽의 고뇌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과학적인 의미는 없지만 Lennon의 대답이 조금 더 많은 듯 합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답이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둘 다], [둘 다 아닌], [해리슨], [링고 스타] 혹은 [no answer] 등의 기타 답변이 더 좋은 답변처럼 들리네요. The Beatles의 John Lennon과 Paul McCartney는 록 역사상 가장 뛰어난 송라이팅 파트너십입니다.


이 송라이팅 듀오가 뛰어난 이유는 둘 간의 강렬한 대비와 뛰어난 상호보완성에 있습니다.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큽니다. 단지 송라이터가 두 명인 것이 아니라 한 명이 모자란 점을 다른 한 명이 보완해 주고 다른 두 가지의 색깔이 하나로 혼합되어 새로운 색을 창조해 내는 그러한 팀입니다. 대비되는 두 느낌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타나고 한 데 어우러지는 표현의 미학은 비틀스 음악의 감동을 더하는 핵심적인 요인이었습니다.

Personality of Diversity

레넌-매카트니의 협업 곡뿐만 아니라 비틀스의 앨범에서도 각자 독립적으로 작업한 곡들을 통해 레넌과 매카트니의 대비되는 느낌의 이항은 하나로 짜여 앨범의 texture를 만들어 냅니다. 어두움, 내향, 슬픔, 절망은 존 레넌의 느낌이며, 밝음, 외향, 기쁨, 낙관은 폴 매카트니의 느낌입니다.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대비이지요.


Michelle vs. Girl (Rubber Soul 1965)

When I'm 64 vs.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1967)

Black Bird vs. Julia (The Beatles aka White Album 1968)

Carry That Weight vs. Come Together (Abby Road 1969)

함부르크 시절의 존과 폴

레넌-매카트니의 협업이 피크에 오른 것은 1965년의 Rubber Soul 앨범입니다. 레넌-매카트니가 네 곡,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가 각각 네 곡, 그리고 조지 해리슨이 두 곡을 기여해 절정의 균형을 보여줍니다.


Rubber Soul 1965

Song / Main composer

Wait / Lennon-McCartney

Run for Your Life / Lennon

Norwegian Wood / Lennon

Drive My Car / McCartney

If I Need Someone / Harrison

In My Life / Lennon-McCartney

Nowhere Man / Lennon

I´m Looking Through You / McCartney

Michelle / McCartney

What Goes On / Lennon-McCartney

Think for Yourself  / Harrison

The Word / Lennon-McCartney

You Won´t See Me / McCartney

Girl / Lennon


1967년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앨범은 Beach Boys의 Brian Wilson의 실험에 대한 폴 매카트니의 반응이었습니다. 폴 매카트니가 팀의 전면으로 나오게 되는 계기가 되는 앨범이며, 레넌-매카트니의 완전한 협업곡이 마지막으로 나타나는 앨범입니다. 이후의 앨범에서는 주로 각자의 작곡 작업에 기반한 가사에 대한 협력이 위주가 되지요.


그리고 해체 이후 솔로 활동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비틀스의 멤버는 7, 80년대 거의 모든 앨범에서 1위 곡을 산출하고 최근까지 높은 퀄리티의 앨범을 생산해 내는 폴 매카트니입니다. 그러나 70년 초기에는 존과 폴뿐만 아니라 조지 해리슨까지 비틀스 앨범의 퀄리티에 맞먹는 솔로 앨범들을 출시하였습니다.   

폴 매카트니의 1971년 Ram 앨범:

록의 역사에서 레넌-매카트니는 하나의 독립적인 브랜드명이 되었습니다. 한 때, 이름의 순서에 대해 불평을 갖고 자신이 온전히 작곡한 곡들 특히 Yesterday 만이라도 매카트니-레넌으로 기명되어야 한다고 했던 폴 매카트니도 나이가 들면서 이 브랜드의 의미를 순순히 인정하고 있습니다.

존 레논의 1971년 Imagine 앨범  

가끔 폴 매카트니의 [My Love]와 존 레넌의 [Love]가, 혹은 폴 매카트니의 [Uncle Albert/Admiral Halsey]와 존 레넌의 [Imagine]이 한 앨범에 실린 상상을 해봅니다. 두 개의 강렬한 개성이 보다 성숙한 수준에서 다시 한번 잘 섞일 수 있었다면, 대박 엄청난 앨범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존 레넌의 Imagine 앨범의 수록곡 [How Do You Sleep?]과 폴 메카트니의 Ram 앨범의 수록곡 [Ram On]은 각기 서로를 조롱하는 노래였습니다.)

솔로로 먼저 성공을 거둔 것은 조리 해리슨입니다. 그의 트리플 LP는 1970년 앨범, 싱글 모두 1위를 차지합니다. 앨범 All Things Must Pass의 alt take

음악을 진지하게 듣는 사람에게 음악은 결과 레이어를 가진 texture로 전달됩니다. 저는 비틀스의 음악이 입체적인 소리의 texture를 구현한 가장 초기의 밴드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Lennon-McCartney는 비틀스의 가장 중요한 패턴입니다. 비틀스의 사운드에는 이 중심 패턴에 네 가지 다른 개인의 패턴이 얹어져 아름다운 균형을 만들어 냈습니다.

오노, 존, 그리고 폴

대중은 무거운 감정에 감동하지만 가벼운 감정도 느끼길 원합니다. 다양성을 제공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 됩니다. 대중에게 오래 사랑받는 것에는 강렬한 단순함 안에 다채로운 디테일이 숨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틀스는 단색의 단순한 texture를 가진 밴드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앨범에는 다양한 색깔이 어울려 독특하고 특별한 느낌을 하나하나 전달하는 선물세트가 있었습니다.  


햇빛이 조용하게 내려앉은 오후의 방안에서 혼자 비틀스의 LP를 들으며 다채로운 감정에 휩싸였던 사춘기 하루의 이미지가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그 이미지에는 같이 일하는 둘이, 같이 일하는 넷이 있습니다.



"A Day in the Life" from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레넌-메카트니 파트너십의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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