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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태원 Taewon Suh Oct 16. 2020

드럼 머신

힙합, 일렉트로니카, 하우스 음악의 촉매제

드럼 머신은 1980년대의 음악을 정의하는 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신디사이저와 함께 초기 일렉트로닉 음악의 큰 기본 축을 이뤘습니다. 그 기계적인 사운드를 싫어하는 분도 많겠지만 그것이 음악의 혁신과 보편화에 한 커다란 역할을 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겠습니다.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초기 엔지니어링 차원의 개발은 일본의 역할이 큽니다. 흔히 키보드 악기를 생산한 야마하가 생각나겠지요. 그러나 주요 혁신은 Roland라는 "일본" 회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쿠타로 카케하시란 유명한 음악 엔지니어가 1970년대 창립한 회사이지요. 아쿠타로 카케하시는 그간의 공로로 그래미 상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물론 Moog, ARP, Yamaha 등 경쟁사 및 자사의 Linn 모델 등 전문가들을 위한 다양한 인스트러먼트가 있었지만 롤랜드의 드럼 머쉰은 상대적으로 싼 가격과 단순한 사용 방법으로 새로운 사운드의 사용층을 크게 확대하였습니다.


1960년대 이후 믾은 록 밴드들이 사용한 오르간 브랜드로 유명한 미국의 하몬드 오르간 회사는 1960년대 말 에이스 톤이란 일본 회사의 유닛을 이용하여 키보드에 드럼 자동 연주가 가능한 제품을 만들어냅니다. 우리가 아는 가정용 키보드의 원형이였습니다. 에이스 톤이 바로 롤랜드 사의 전신인 회사입니다. 역시 이쿠타로 카케하시가 이끌던 회사였지요.


이쿠타로 카케하시는 롤랜드란 새 회사를 창립하고 드럼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는 콘셉트로 1972년 TR 77란 첫 드럼 머을 만들어 냅니다. 이후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최초로 사용한 CR 78를 1978년 생산해 냅니다. 이 드럼 머신 모델은 1980년을 전후하여 많은 클래식 넘버에 사용됩니다. 예를 들면, 필 콜린스의 [In the air tonight], 홀 앤드 오츠의 [I can't go for that], 티어스 포 피어스의 [Mad world]가 있었습니다.


Tears for Fears (1982), "Mad World"


보다 큰 임팩트는 다음 모델인 TR 808로 발생합니다. The Roland TR-808 Rhythm Composer가 그 정식 제품명입니다. 1980년 발매된 이 제품은 사실 실패작입니다. 약 1200불에 팔린 이 제품은 겨우 만이천 유닛 정도가 팔린 후 삼 년 만에 생산이 중지되지만 대중음악사에는 큰 족적을 남기게 됩니다. 이것은 사실 완전한 프로그래밍이 가능해진 롤랜드의 첫 제품이었습니다.


이 모델을 처음 라이브에 사용한 밴드는 1980년의 일본의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Run-DMC나 LL Cool J 같은 초기 힙합퍼들은 이 제품의 첫 주요 수혜자였습니다. 자넷 잭슨을 프로듀스 한 지미 잼과 테리 루이스 그리고 휘트니 휴스턴을 프로듀스 한 나라다 마이클 월든이 이 제품을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 당대 최고의 프로듀서로 떠오르게 됩니다.


휘트니 휴스턴 (1987), "I wanna dance with somebody": 쏟아지는듯한 TR 808의 시그너춰 사운드


1983년에 처음 생산된 다음 모델 TR 909는 MIDI의 기능이 부가된 첫 제품입니다. 테크노, 하우스, 애시드 장르에 영향을 주었지요.


21세기는 드럼 머신을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하여 사용하게 된 시대입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유치한 아이 장난감처럼 보이지만 드럼 머신일렉트로닉 음악의 요소를 전파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는 그 유치한 느낌마저 레트로란 이름으로 재생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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