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XS
'아니 이거 뭐 하자는 거야...' 모리스는 눈을 깔고 잘 닦여져 광이 나는 자신의 구두코를 바라보았다. '뭐라고 해야 하나...' 기대와는 동떨어진 사운드에 모리스는 당황스러웠다.
INXS의 3분짜리 신곡은 자극적이었지만 혼란스러웠다. 한 마디로 간단하게 정의될 수 있는, 장르를 따르는 음악이 아니였던 것이다. 아틀랜틱 레코드의 중역 회의실에는 몇 초간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매니저 크리스 머피의 구레나룻에는 한 방울 땀이 흘러 내렸다. '망한 건가...' '아니 이게 별로라고?' 이 신곡에 대한 머피의 확신은 몇 초의 침묵으로 불확실성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즉각적인 환호성을 기대하고 있던 차였다.
"와! 이건 넘버 원 레코드예요! 정말이지 끝내주는 기타 리프네요!" 안드레아가 침묵을 깨고 조금은 경박스럽게 흥분된 톤을 내뱉었다. 머피의 흐르던 땀이 갑자기 멈추는 듯했다.
'자기가 뭘 안다고...' 그렇지 않아도 경력도 짧은 여자가 설치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던 모리스였다. 안드레아는 가장 최근에 합류한, 회의실의 유일한 여성이었다. 모리스는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INXS는 정통 록 밴드가 아닙니까! 스판덱스를 입는 헤어밴드는 아닐 테지요."
머피에게서는 마치 머리를 굴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지원이 없다면 프로모션 비용을 어디서 떙겨온다냐...' 머피는 어렵사리 잡은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절대로...
물론, 예술은 관리 가능합니다. 그러나 문제의 초점은 [예술이 어떻게 관리되는가] 하는 것이고, 또한 관리되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예술은 주도면밀하고 치밀하게 관리될 수 없습니다. 창의성이 완전하게 기획될 수 없듯이 말이지요. 흑백의 논리에서 벗어나, 관리를 하되 창발[emergence]을 무시하지 않는, 지혜로운 태도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