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 병에 걸린 아들이랑 귀찮아 병에 걸린 엄마

6화 기브 앤 테이크와 윈윈의 차이

by 서로소

뭐 먹고 싶어?

아웃백 스테이크와 스파게티. 아빠랑 주말에 가기로 약속했는데?

뭐? 언제? 아빠가 쏜대? 아.. 네가 용돈으로 사는 거야?

아니

남편, 애랑 약속했어?

어..

남편이 사는 거지?

아니, 나 용돈 다 떨어졌는데..

그럼 누가 사?

당신이?

.......

주말, 우리는 아웃백에 갔다.

학원을 다녀온 아들은 다 귀찮단다.

먹는 건 안 귀찮냐는 말에 그건 좋단다.

자는 거, 먹는 거는 좋단다. 하루 종일 자고, 하루 종일 먹었으면 좋겠단다. 잠을 안 잔 거 같진 않은데.. 지난 주말, 그러니까 네가 몇 시간 잤더라. 15시간이던가.. 읍. 아들이 내 입을 손으로 막았다. 흐흐흐

둘이 웃어댔다. 나는 아들 손에 침을 튀겨대며.

너는 본능만 남은 거야?먹고 자고 싸고.. 그게 인생의 다야?

흐흐흐

사랑하는 아들에게 스테이크 좀 사주고 그래. 엄마는 나 얼마큼 사랑해?

많이?

그런 거 말고.

그런 말고 뭐? 장기도 다 줄 수 있는 만큼?

장기 말고 돈을 줘.

야, 널 사랑하니까 돈을 줄 수 없어.

내가 가난해서 돈이 없고 막막 그럼 어떡할 거야?

내가 이렇게 잘 키웠고 넌 이미 뛰어난 아이니까 그 정도로 힘들면 딛고 일어날 수 있어. 돈도 네 힘으로 벌고 독립적으로 말이야.

그래도 내가 막 힘들면 도와줄 수 있잖아..

네가 힘들면 네가 스스로 일해서 돈 벌어. 내가 잘 키웠는데말야. 네가 그런 이유는 아마 네가 게을러서일 거야..

엄마가 뭐 이래?

왜 내가 어때서? 아들 잘 키웠지. 막 멋지고 어, 막 능력 있게. 크크크.. 이런 엄마가 어딨어.

음식이 나왔다. 일 년 만에 먹는 스테이크였다. 어느 정도 배가 부른 아들이 외환딜러가 무슨 직업이냐고 물었다.

외환딜러는 기축통화에서 시작해서 환차익을 보는 직업이다 라는 아빠의 설명으로 끝났다. 왜 갑자기 그에 대해 궁금하냐 물으니 진로 시간에 배웠는데 수입이 높은 직업 중 하나였단다. 너무 웃긴 건 이론에 저렇게 빠삭한 아빠가 정작 달러 한 번 바꾸러 은행에 가 본 적도 없고 펀드니 주식도 해 본 적이 없단 거였다.

밥을 먹고 나섰다. 주말, 저녁 차리기가 귀찮기는 나도 매한가지였던지라 거나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 코로나 이후 스테이크 먹고 싶다고 노래 부르는 아들 소원도 풀었다.

오랜만에 저녁을 먹으며 대화도 하고 함께 시간을 보냈다. 소소한 나의 일상과 행복을 잠시라도 되찾은 것만 같았다.

나는 아들에게 맛있는 스테이크를 사주었고 아들은 나에게 존재감으로도 기쁨과 희망을 준다. 아들은 부모 자식은 무엇을 대가 없이 주고받는 관계라며 도덕책에서 배웠단다. 무언가를 요구하고 주고받을 때 나는 윈윈이라 부르고 아들은 기브 앤 테이크라고 부른다. 나는 주고받아서 서로 이로우니 좋은 거라 윈윈이라 하고 아들은 주고받았으니 기브 앤 테이크란다. 그 정확한 차이가 진정 궁금해진다.


사실 아이와 부모 간에 윈윈이냐 기브 앤 테이크냐는 크게 의미가 없다. 아이가 먹고 싶다는 거 먹게 하고 싶고 하고 싶다는 거 하게 해주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다. 아무리 싫다 해도 나는 아이를 미워할 수 없는 그런 처지인 게다. 아이가 태어나 기저귀를 차는 그 순간부터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 그 자체임에. 이 세상에 조건 없이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이 생긴 것으로도 나는 윈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하나 이 세상에 만들기 쉽지 않다. 세상에 자신을 존재 자체로 사랑해주는 부모를 가진 아이도 그렇게 보면 윈 아닐까? 그래서 나는 윈윈 관계라 외쳐본다.

싫어 병 걸린 아들! 우리 윈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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