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에 긍정적인 사람이 죽음을 대하는 태도
삶은 운 좋게 받은 VIP 티켓일지도 모른다.
죽음은 성가시나 우리의 사랑에 도달하기에는 미약했다. 사랑이 죽음을 이긴다는 오래된 전설은 지나치게 아름다워 믿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렇게 되고 말았다.
그리고 죽음은 여전히 여기에 있다.
<사진의 용도> 중에서.
나는 굉장히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지만, 반대로 늘 죽음에 대해서 생각한다. 비관론자는 아니지만 우리의 삶은 유한하고 그래서 언제든 나의 존재가 사라져 버려도 이상하지 않다는 걸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최근 출간한 책에 사랑과 사람 그리고 삶에 대해 글을 썼지만 유한한 삶을 사는 나는 결코 부여잡지 못할 영원한 것들이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공상을 하는 걸 즐기는데, 삶은 어쩌면 운이 좋아 받은 VIP 티켓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세상에 잠시 들린 나에게 아주 아주 아량이 넓은 누군가가 이런 것들을 누려보라며 VIP 티켓을 준건 아닐까 하고.
태어나길 선택한 건 내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태어났고 삶을 누릴 수 있는 티켓을 공짜로 받았다. 가끔 나는 이 사실을 간과하곤 하는데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티켓은 유통기한이 명백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늘 죽음을 생각하며 생명력이 넘치는 사랑과 사람들을 내 삶에 채워 넣고 싶다. 어차피 한번 사는 거라면 디즈니 영화처럼 온갖 역경들이 닥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과 사랑이 넘치는 이야기를 쓰고 가고 싶으니까.
항상 내 곁에 존재하는 죽음 덕분에 일요일도 나를 위로해주는 올라퍼 아르날즈의 음악도 커피 폴리의 드립 커피도 의미를 갖는 게 아닐까.
당신에게 삶은 어떤 의미인가요?
사진. 글 : 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