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오랜만에 본가에 왔습니다.
그 사이 아들은 집을 떠났고, 그 흔적을 보노라니 비로소 실감이 났습니다.
이제 다시 둘만 남았구나.
무사히 원점으로 돌아왔구나.
문득 생각났습니다.
무슨 좋은 일이 있을 때면 언제나 운이 좋았어.라고 말하던 아들의 말버릇이...
공을 제가 가지지 않고 하늘에 돌릴 줄 알아 다행이었습니다.
저도 오늘 아들에게 들은 대로 주님께 말씀드립니다.
저희가 부부로 살아남은 것,
주신 자식들을 무사히 떠나보내고
같이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운이 좋아서, 였습니다.
또한 이 모두는 주님이 아니 계셨으면
절대로 이루지 못할 행로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제게 가장 운이 좋았던 일은
주님을 만나고, 주님을 따라 인생을 걸어온 덕분입니다.
언제나 제 위태한 삶을 붙잡아 주시고,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떠난 자리도
남겨진 자리도 모두 평안해서
더욱 고맙습니다. 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