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섬에 들어오다.
회관에서 어르신들이 차려주신 점심을 먹었고
오후 예배를 드렸고
텃밭을 둘러보았고.
그리고 청소를 하고
세탁기를 돌리고
남편과 말싸움을 했다.
물론 늘 그러하듯 시비는 내가 걸었고
화도 내가 냈고
꽁하고 버티는 것도 나다.
원인은 별 것 아니다.
우리 섬에 멧돼지가 자꾸 나타나니 어르신은 덫을 놓자고 하시는데
남편은 멧돼지와 사이좋게 지내는 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집에 들어와 한마디 했다.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냐, 어르신들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아니, 자기야 농사짓는 사람 아니니 이 말 저 말 쉽게 하겠지만
이 분들은 멧돼지가 농작물을 먹어대는데 어떻게 사이좋게 지내냐고요?
결국 멧돼지 때문에
지금 우리 집 분위기는 겨울왕국이 되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나는 남편씨만 아니면 화낼 일이 없다.
내가 봐도 좋은 사람인데 왜 남편 앞에서는 악처가 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