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부럽더라

by 관지

새벽 4시 알람이 울린다.

12시 이전에 자는 날은 이 알람에 일어나고

혹 12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면 2차 알람이 울리는 4시 20분에 일어난다.

그리고 예배당에 가서 5시 새벽예배를 드리고 한 시간 앉는다.


집에 돌아와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텃밭에 가서 만지작거리다 보면 7시 반이나 8시쯤, 집에 오면

아침 일과 끝이다.


오늘부터는 그동안 손 놓았던 성경 읽기와 시편 쓰기 다시 시작.

저녁에 앉기는 오늘은 30분만 앉고 다리가 저려와 일어나다. 오랜만에 앉으니 이 정도의 거부감은 봐줘야 한다.


그리고 저물녘 산책.



어르신네 딸이 점심때 생일케이크와 물회를 가지고 왔다. 나는 전날, 선물로 손수건과 책을 주었고.


며칠 전, 부모님을 방문한 딸... 두 아들을 혼자 키우며 늘 직장생활에 바쁘신 몸인데

웬일인가, 무슨 날인가... 궁금했는데 본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그러니까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을 잘 대접해 드리려고 일부러 시간을 내어 온 것이다.

며칠 동안 우리 어르신들은 자식이 옆에 있으니, 정말 편안하고 즐거워 보이셨다.


도란도란 모녀가 이야기 나누며 갱번에 가서 고동 줍는 모습도 이쁘고

회를 좋아하는 딸을 위해 손수 생선을 잡아 회를 뜨는 아버지의 모습에서도 깊은 정이 느껴졌다.


"이런 생각, 이런 시간 정말 보기 좋고 부럽네요." 했더니

"저도 이런 지는 얼마 안 됐어요." 한다.


어르신을 닮아 음식솜씨가 좋은지 물회도 맛있었고 아직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이런 생각도 하고, 이런 시간도 보낼 수 있는 그녀가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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