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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림치즈 Jul 16. 2023

아내가 선물해 준, 시 한 편

여느 때처럼 평범했던 일요일 아침.

평소보다 반가운 목소리로 잠에서 깬 나를 아내가 반겨주었다.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오늘 새벽 언저리 무렵 잠결에 시 한 편이 떠올라 부랴부랴 메모했다고 한다.

어떤 내용인지 들려달라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 시 한 편을 읽어주었다.


그와 나


내가 자는 모습을 그가 본다.

그가 자는 모습을 내가 본다.


어쩌면 나의 모습을 제일 많이 보는 그가

어쩌면 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보다 나의 모습을 더 많이 보는 그가

내가 둘로 나눠진 건 아닐까 생각된다.


그와 나는 둘이면서 하나인 듯하다.


ㅡ 끝


선물이 마음에 들어 설거지는 쿨하게 내가 하는 것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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