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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화 Mar 01. 2022

튜닝의 끝은 순정과 또다른 순정

그림 그리는 중

그림이 많아지니 집이 무당집같다.

그림의 수준도 그렇지만

창호와 몰딩때문에도  

갤러리에 그림을 거는 것과는 달라

종종 높은 천장을 가진 하얀 벽이 그립다.


'튜닝의 끝은 순정 純正이다'

난 이 말을 좋아한다. 자동차개조에 주로 쓰지만

뭔가 날이 서도록 크고 하얀 캔버스앞에 서면

크고 멋진 회관의 흰 벽앞에 섰을 때처럼

그 대체할수없는 아름다움에

종종 이 문장을 떠올린다.


감히 그런 그림을 그리고싶은데

실력이 없다보니

내 그림엔 절제와 여백이 없다.

뭐라도 채우지않으면 더 허접해보여

지나치게 많은 모양과 튀는 색의 난장


내가 그리는/꿈꾸는 순정과

내가 그린 난장을 보며

내 그림을 튜닝하려한다면 그 끝은

백지로 두고 결국 그리지않는 게 최선인가 생각해본다.


그럼에도

지난 일년 반 동안 나의 그림엔

순정 純正은 지만

순정 純情은 다.

그러지않고서야 이렇게 그려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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