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빈틈 찾기
제주 돌담에는 바람의 길이 있다. 돌 자체에 있는 구멍과 돌 사이사이의 틈이 바람에게 길을 준다. 제주는 바람이 세게 불어서 제 아무리 튼튼한 담이라고 해도 쓰러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 얼기설기한 돌담은 역설적으로 완벽하지 않아서 강한 바람을 견딘다.
돌담을 보면서, 10년 직장 생활동안 내 마음을 병들게 했던 원인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원인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 스스로 나를 억압하고 방해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억지로 타인과 나를 비교하면서 더 완벽해지려고 노력한 것, 사람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한 것, 누군가에게 인정받아야만 기쁨을 쟁취할 수 있다 여긴 것들이 그것이다.
매번 타인에게서 나의 가치를 찾기에 급급했다. 설령 누군가 나의 장점을 알아보고 추켜세워 주면 그것을 가장 많이 또 먼저 의심한 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 그러니 매 순간 예민했고 신경질적이었고, 견디기 힘들 만큼의 초조함은 덤이었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 결과, 나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평가를 내리며 ‘이건 안 돼’, ‘이건 부족해’라며 나 스스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해가며, 조바심 내고, 자신을 소외시켰던 것이다. 끊임없이 나를 둘러싼 세상에 내가 훌륭하고 꽤 괜찮은 존재라는 것을 끝없이 증명하고 싶었던 거다. 또 내가 성공하기 위해 애써온 것도 내가 값어치 있는 인간이라는 걸 증명하고 보여주기 위한 몸부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탈출구가 필요했다. 이런 악습을 끊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 방법이란 것이 책 속에 있을 것 같았고 그렇게 독서 모임에 참가했다. 거기서 뜻하지 않게 우연히 살사라는 '단어'를 접했다. 독서모임의 한 회원으로부터. 그렇게 내 삶에 우연히 '춤'이 들어왔다. 그리고 삶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살사를 만난 지 5년 차, 바차타를 만난 지 2년 차, 이제 나에게 춤은 꽉 막힌 삶의 유일한 탈출구(EXIT)다. 춤은 자기 해방의 문이다. 흐르는 음악에 몸을 맡긴 채, 이리저리 스텝을 밟다 보면 땀과 함께 내 안에 묵은 것들이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고 삶이 가벼워짐을 느낀다.
그래서 춤추러 간다. 오늘의 행복을 찾아 나선다. 내가 계속 춤을 추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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