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five change
“혹시 지금 파트너랑 동작이 잘 안 돼도 괜찮아요. 파트너 체인지. “ (외국에서는 hi five change라고 한다.)
현실 세계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춤의 세계에서는 가능한 일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파트너 체인지’다. 이 덕분에 한 명의 고정된 상대가 아니라 다양한 파트너와 춤을 출 수 있다는 것이 춤의 세계의 큰 장점이다.
춤을 추다 보면 상대마다 텐션과 프레임이 다르다는 걸 몸으로 느끼게 된다. 어떤 파트너는 프레임이 묵직하고, 또 다른 파트너는 가볍다. 어떤 사람은 손바닥이 부드럽고, 또 어떤 사람은 거칠다. 이렇게 다양한 파트너와의 춤을 통해 아주 가끔 나와 딱 맞는 텐션과 프레임을 가진 상대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춤의 세계에서는 다양한 상대와 춤춰보는 경험이 중요하다. 지금의 파트너가 나와 맞지 않아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곧 몇 분 뒤면 파트너가 바뀔 테고, 또 몇 분 뒤면 나에게 맞는 텐션의 파트너를 만나게 될 테니까.
나와 텐션과 프레임이 잘 맞는 파트너와 춤을 출 때의 기쁨은 무척 크다. 그러나 그 기쁨만큼, 맞지 않는 파트너와 춤을 출 때의 아쉬움도 크다. 매번 좋은 파트너만 만날 수 없고, 매번 맞지 않는 파트너만 있는 것도 아니다. 이것이 바로 춤의 기쁨이자 슬픔이다.
이런 감정은 파트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나의 취향과 맞는 음악을 틀어주는 DJ를 만나면 그날 전체가 즐겁고, 그렇지 않은 DJ를 만날 때는 기분이 다운된다.
만약 파트너와 음악이 모두 맞아떨어진다면, 그 기쁨은 단순히 더하기가 아니라 곱셈이 된다. 시작부터 끝까지 황홀한 시간이 이어져, 집에 가기조차 싫어진다. 어제는 그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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