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형성 기간은 측정할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람마다, 그리고 습관의 종류마다 다 다르다. 습관 형성에 관한 다양한 연구와 의견이 있지만, 오랫동안 이 분야는 과학적 근거보다는 누군가의 초인적인 성공담이나 잘못된 자기 계발 신화에 의해 좌우되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오해는 ‘습관이 형성되는 데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어떤 이는 21일이면 된다고 하고, 또 다른 이는 66일이 걸린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숫자들은 과학적으로 충분한 근거가 없는, 단순한 속설에 가깝다.
그렇다면 이런 숫자들을 신뢰할 수 있을까? 연구들은 특정 환경에서 습관이 자리 잡는 기간을 측정했지만, 반대로 그 습관을 잃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는 다루지 않는다. 즉, 단순히 ‘며칠 만에 습관이 형성된다’는 식의 접근은 다소 단편적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해진 기간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꾸준히 지속하는 것 아닐까?
나는 습관 형성 기간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대신, 몸의 변화를 느끼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크든 작든 변화에 주목하며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운동이 습관이 되어 있을 거라고 믿는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 제임스 클리어도 비슷한 조언을 한다. 어느 날 친구가 그에게 “운동 습관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고 물었다. 제임스 클리어는 단 한 가지를 강조했다.
“절대 운동 시간을 15분 넘기지 마. 15분이 되면 헬스장에서 나와.”
그 친구는 그의 조언을 따라 처음엔 딱 15분만 운동했다. 하지만 점점 운동이 익숙해지자, 15분을 넘기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결국 자연스럽게 운동 습관이 자리 잡았다. 제임스 클리어는 처음부터 힘들게 하면 오히려 습관을 만들기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운동이 ‘힘든 것’으로 인식되면, 뇌는 그것을 피하려 들 테니까.
나도 이 방법을 따르고 있다. 운동이 ‘힘듦’이 아니라 ‘일상’이 되도록. 그래서 절대로 15분을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까지는 잘 지켜내고 있다.
운동을 시작한 지 벌써 60일이 지났다. 여전히 운동은 ‘의지’를 발휘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처음보다 거부감이 줄었다는 것.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 헬스장에 가는 게 부담스럽지 않다. 헬스 트레이너도 내 표정이 달라졌다고 했다. 처음엔 동작 하나만 해도 얼굴에 ‘하기 싫다’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제는 제법 자연스럽게 따라 한다.
그리고 어느 날, 헬스장에서 마주친 사람들이 말했다.
“눈바디가 확 달라졌네요.”
운동이 습관이 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